5회차후기- 결국은 恒産인가?

인디언
2017-03-18 12:07
279

읽기 편하게 올리고, 파일로 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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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恒産인가?

   제선왕이 물었다. 명당을 어떻게 할까요? 부숴버릴까요? 아니면 그냥 둘까요?

   맹자가 답했다. 왕께서 왕도정치를 행할 생각이 있다면 부수지 마십시오.

명당은 주나라 천자가 동쪽을 순수할 때 제후들에게 조회를 받던 곳인데,

이제 주나라가 쇠하여 천자가 명당에 와서 조회를 받을 일도 없고,

그렇다고 명당을 제후가 쓸 수도 없으니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제선왕 원년에 진효공이 상앙을 등용하였고 주천자로부터 패주의 칭호를 받은 터라

제선왕도 동쪽의 패주가 되어 명당에서 조회를 받고 싶었는지 모른다.

이런 선왕의 마음을 간파한 맹자는 왕도정치를 행하면 왕천하할 수 있으니 명당을 차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한번 말해 보시라며, 제선왕이 왕도정치에 관심을 보이자 맹자는 문왕의 정치를 이야기한다.

세금을 적게 걷고 세신들의 공에 보답하고 백성들과 이익을 나누고 죄인의 처자를 보살핀다.

환과고독의 궁민을 특히 우선시하여 구휼하고 보살펴야 하는데 이것이 백성을 기르는 정사를 행하는 것이며 인정을 베푸는 것이다.

손자, 전기, 전영 등을 등용, 위나라를 공격하여 마릉전투에서 승리하고 삼진의 왕으로부터 조회를 받는 등

자신의 전성시대를 즐기던 제선왕이 맹자의 말에 귀 기울일 까닭이 없다.

제선왕은 문왕의 정치가 듣기에는 좋은 말이나 자신은 재물을 좋아하고 여색을 좋아하니 어쩌겠느냐고 발뺌을 한다.

이에 대해 맹자는 자신이 해석한 공류와 고공단보의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재물을 좋아하든 여색을 좋아하든 백성들과 더불어 함께 한다면 왕도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는 것.

<사기>에 보면(주본기), 후직의 증손자인 공류는 할아버지 부줄 때부터 융적의 지역으로 달아나 살게 되었으나

후직의 사업을 다시 익혀서 농경에 힘쓰고 사방으로 다니며 토지의 특성을 살폈으며

칠수, 저수로부터 위수를 건너서 목재를 채취하여 사용하였다.

그러자 떠돌아다니는 사람에게도 재물이 있게 되었고, 자기 고향에 머무는 사람에게는 재물이 쌓였으므로

백성들은 공류 덕택에 잘 지내게 되었다. 백성들이 그를 그리워하였으며 많은 사람들이 옮겨와서 귀순했다고 한다.

맹자는 공류의 이런 정치를 ‘백성과 더불어 함께 한 好貨’로 해석했다.

농경과 임업에 힘써 국고를 넉넉히 하고 이를 백성들에게 베풀어 정착하여 사는 백성이나 떠돌아다니던 백성이나

모두 편안하게 먹고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고공단보는 여색을 좋아한(好色) 사례로 들었다. 고공단보는 공류의 9대 후손이다.

 <사기>의 기록에 의하면, 고공단보가 후직과 공류의 사업을 다시 익히고 덕을 쌓고 의를 행하자

온나라 사람들이 모두 그를 받들었다.

훈육 융적이 고공단보를 공격하여 재물을 요구하자 그들에게 재물을 내주었다.

얼마 후 다시 땅과 백성을 요구하자 백성들은 모두 분개하여 싸우고자 했다.

그러자 고공단보는 “백성이 군주를 옹립하는 것은 자신들의 땅과 백성 때문이오.

백성들이 나에게 속하든 그들에게 속하든 무슨 차이가 있겠소?

백성들이 나를 위해서 싸우고자 한다면 이는 그들의 아버지나 아들을 죽여가면서 그들의 군주가 되는 것이니,

나는 차마 그렇게는 하지 못하겠소.”라고 말하였다.

그리고는 사병을 거느리고 빈을 떠나서 칠수, 저수를 건너고 양산은 넘어서 기산 아래 정착했다.

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늙은이를 부축하고 어린이를 이끌고 다시 기산 아래 고공단보에게 모두 귀순했다.

그 이웃나라 사람들도 고공단보가 인자하다는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귀순했다.

이때 고공단보는 융적의 풍속을 개량하고 성곽과 가옥을 건축하고 읍을 나누어 그들을 살게 했으며,

오관유사를 설치하였다. 그러자 백성들은 모두 노래하며 그 덕을 칭송했다.

맹자가 인용한 <시경>이 그 내용이다.

맹자는 고공단보가 그의 아내 태강과 함께 기산 아래로 이주하여 터를 잡고,

백성들도 아내와 남편 없이 혼자 사는 이가 없게 하였으니 이것을 ‘백성과 더불어 함께 하는 好色’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맹자는 음악의 즐거움, 사냥터의 즐거움, 유람의 즐거움도 백성과 함께 즐긴다면 왕도정치이며,

용기를 좋아하든, 재물을 좋아하든, 미인을 좋아하든 그 좋아하는 마음을 백성에게 미루어 백성들에게 미치도록 한다면

왕도정치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들을 혼자서 한다는 것(독락)은 단순히 혼자 즐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저 혼자 즐기느라 ‘백성을 돌보지 않는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결국 여민동락은 백성들을 편안히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큰 용기를 내어 학대받는 나라의 백성을 구하는 일도 나만 잘먹고 잘사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잘 살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 나만을 위한 작은 용기가 아니라 백성과 함께 하는 용기이다.

왕들의 순행, 즉 유람, 관광도 제후들이 땅을 잘 지키고 백성들을 잘 보호하고 있는지 살피는 일이므로,

백성들이 왕의 행차를 즐거워한다면 백성들이 잘 살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맹자가 말하는 것은 결국 恒産인가?

제선왕이 용기를 좋아한다, 재물을 좋아한다, 여색을 좋아한다며 자신은 왕도정치를 할만한 인품이 아니라고 주장함에도

이것을 모두 여민동락과 연결하여 그 가능성을 설파하는 맹자.

맹자는 정말로 제선왕이 그럴 수 있다고 여긴 것일까? 끌려가는 소를 보며 차마 그럴 수 없는 마음을 보였으므로?

주자는 이에 대해 천리와 인욕으로 주석하고 있다.

천리와 인욕은 행동은 같으나 독락은 인욕이고 여민동락은 천리라는 것이다.

천리를 따라 천하에 공적으로 하는 것은 성현이 본성을 다하는 것이고,

인욕에 방종해서 한 몸에만 사사롭게 하는 것은 여러사람들의 천리를 없애는 것이다.

맹자가 이렇게 한 것은 제선왕의 질문에서 그 기미를 분석한 것으로

모두 인욕을 막고 천리를 보전하려는 것이었다는 것이 주자의 해석이다.

그 기미를 분석한 것이라......

 백성들의 항산을 위해서 왕의 정치는 私利를 챙기는 인욕이 아니라 天理를 행하는 것이어야 한다?

아, 기미로부터 핵심을 찾아가기까지 길이 멀다......

댓글 3
  • 2017-03-18 19:57

    인디언님.... 무엇보다.....일단...........

     

    "제선왕 원년에 진효공이 상앙을 등용하였고 주천자로부터 패주의 칭호를 받은 터라

    제선왕도 동쪽의 패주가 되어 명당에서 조회를 받고 싶었는지 모른다. "

     

    "손자, 전기, 전영 등을 등용, 위나라를 공격하여 마릉전투에서 승리하고 삼진의 왕으로부터 조회를 받는 등

    자신의 전성시대를 즐기던 제선왕이 맹자의 말에 귀 기울일 까닭이 없다. "

     

    ☞ 이거 이상한데요. 도대체 어디서 확인하시고 이렇게 쓴 것인지요...

    • 2017-04-03 16:05

      <사기열전> 전경중완세가 (까치) 405-407쪽

      - 선왕 원년에는 진나라가 상앙을 임용하였다. 주 천자가 진 효공에게 패주의 칭호를 주었다

      - 제나라는 이로써 군사를 일으켜, 전기와 전영으로 하여금 장수가 되게 하고, 손자를 지휘관으로 삼아, 한과 조 나라를 구원하여 위나라를 공격하니, 마릉에서 그들을 대파하였고, 적장 방연을 살해하였고, 위나라 태자 신을 포로로 삼았다. 그 후로 삼진의 왕이 모두 전영을 통하여 박망성에서 제왕에게 입조하여 맹서하고 갔다.

      이 부분을 인용한 것입니다.

       

  • 2017-03-20 17:16

    내용은 사기에서 가져온거고

    추측은 제추측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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