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공방 2분기 2회차 후기

2017-05-1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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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 때, 학교 가기전에 나는 왜 태어났는지, 죽음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다. 죽음을 생각하자 가장 가까이 있는 할머니가 생각났고 시간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왜 이 집에, 이런 위치의 아이로 태어났는지 오랫동안 생각했다. 그후로 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누구인지'보다는 '어떻게'에 집중하며 살았던 것 같다. 근사록 1장을 읽으며 막연히 옛날에 했던 이런 생각들이 다시 생각났다.

근사록은 1장에는 도의 본체로서 우리가 익히 들었던 개념들이 쏟아져 나온다. 性, 理, 氣, 仁, 中, 時中, 善, 誠.... 이런 개념들로 우주의 탄생, 천지 창조를 설명하고 2장으로 넘어가면서 인간에게로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개념들을 나의 단어로, 나의 언어로 이해하고 설명하기는 힘에 부치는 점이 아주 많다. 그래서 근사록만  쭉 여러번 읽어봅니다.


21.-타고난 것을 이라 한다. 성은 곧 氣이고, 기는 곧 성이니, 이 두 가지는 타고나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면서 기를 품수 받으면 에 선악이 있게 된다. 그러나 성 가운데 원래 이 두 가지가 있어서 서로 대립하여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선한 경우가 있고, 어려서부터 악한 경우가 있다.

-이것은 품수 받은 기가 그러한 것이다. 선은 본래 성이다. 그러나 악도 성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대개 타고난 것을 성이라고 한다. 사람이 태어나 고요한 상태인 그 이전은 말할 수 없다. 성이라고 말하자마자 이미 순수한 성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성은 단지 그것을 계승하는 것이 선이다.’ 고 말한 것일 뿐이다. 맹자가 성은 선하다.’ 고 말할 때의 성이 바로 이것이다. 무릇 이른바 그것을 계승한 것이 선이 된다.’ 는 것은 물이 흘러 아래로 내려가는 경우와 같다. 모두 물이지만 흘러서 바다에 이르도록 끝까지 더러워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이런 경우에는 어찌 번거롭게 인위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멀리 흐르지도 않아서 이미 점점 탁해지는 경우도 있고 매우 멀리까지 이른 후에야 탁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많이 흐린 것도 있고 적게 흐린 것도 있다. 맑고 탁한 것은 다르지만 탁한 것이라고 해서 물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이와 같으니 사람은 맑고 깨끗하게 만드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민첩하고 용감하게 힘쓰면 빠르게 깨끗해지고, 느리고 태만하면 느리게 깨끗해진다. 그 깨끗함에 이르러서는 단지 최초의 물일 뿐 이다. 맑은 것을 가져와 탁한 것과 바꾼 것도 아니요, 탁한 것을 꺼내어서 한쪽 구석에 놓은 것도 아니다. 물의 맑음은 곧 성이 선함을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성 가운데서 선과 악 두 가지가 서로 대립하여 각각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 이치는 천명이다. 이에 순종하여 따르는 것이 도이다. 이에 따라서 수양하여 각각 그 본분을 얻게 하는 것이 교육이다. 천명으로부터 교육에 이르기까지 내가 더하거나 뺄 수 있는 것은 없다. 이것이 이 천하를 얻었음에도 관여하지 않았다.’ 고 하는 것이다.

 

22.-천지가 만물을 낳는 기상을 살펴본다.

 

23.-만물을 생성시키는 의지는 가장 볼 만한 것이니, 이것이 선의 으뜸이 되는 이니, 이른바 이다.

 

24.-몸에 가득 찬 것이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다.

 

25.-천지 만물의 는 홀로인 적이 없고 반드시 그 상대가 있는데, 모두 저절로 그러한 것이지 안배해서가 아니다. 한밤중에 그것을 생각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손과 발이 춤을 추게 된다.

 

26.-은 천하의 커다란 근본이며, 천지 사이에 우뚝하고 합당하며, 위아래로 곧은 바른 이치이니, 여기서 벗어나면 옳지 않다. 오직 공경하여 잃지 않아야 온전히 다할 수 있다.

 

27.-정이가 말했다.

공정하면 하나요, 사사로우면 모두 다르다. 사람의 마음이 얼굴의 생김새처럼 같지 않은 것은 사심일 뿐이다.

 

28.-모든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지만 근본과 말단을 두 가지 일로 나누어서는 안 된다. 물 뿌리고 쓸고, 응대를 그렇게 하는 데에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까닭이 있다.

 

29.-양자는 털 하나를 뽑는 것도 하지 않았고, 묵자는 머리끝에서 발뒤꿈치까지 닳더라도 그것을 하였다. 이들은 모두 을 얻지 못하였다. 자막이 을 잡음에는 이 두 가지의 중간을 잡으려고 하였으나,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랐다. 중을 알게 된다면 사물마다 모두 자연 그대로의 중이 거기에 있어, 사람의 안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안배한다면 이 아니다.

 

30.-時中이란 무엇입니까? 라고 묻자, 말했다. 중이란 글자는 가장 알기 어려우니 모름지기 묵묵히 보존하여 마음으로 통해야 한다. 시험삼아 말하자면 마루의 경우에는 마루의 중앙이 중이 되지만, 한 집의 경우에는 마루의 중앙이 중이 아니라 본당이 중이 된다. 이러한 것들을 유추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 의 시대에는 자신의 집 문 앞을 세 번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않는 것이 중이었지만, 누추한 거리에 거처했다면 중이 아니다. 안연의 경우에는 누추한 거리에 거처하는 것은 시중이었지만, 자신의 집 문 앞을 세 번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않았다면 중이 아니다.

 

31.-허망함이 없는 것을 이라고 하며 속이지 않는 것은 그 다음이다.

 

32.-텅비고 아득하여 아무런 조짐도 없지만 모든 꼴이 빽빽이 이미 갖추어져 있다. 아직 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서 먼저가 아니고, 이미 응한 것이라고 해서 나중이 아니다.

-큰 나무를 예로 들면 뿌리에서 가지와 잎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하나로 관통하는 것과 같다. 일단의 형이상의 일은 형체도 없고 조짐도 없어, 오히려 사람이 두루두루 안배하여 끌어다가 도철에 맞추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이미 도철인 것은 도리어 하나의 도철일 뿐이다.

 

33.-가까이 자기 몸에서 살펴보면 모든 이치가 갖추어져 있다. 굽히고 펴고 오고 감의 뜻은 코로 숨쉬는 사이에서도 볼 수 있다. 굽히고 펴고 오고 가는 것은 일 다름이니, 반드시 이미 굽힌 기운이 다시 펼쳐지는 기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낳고 낳는 이치는 자연스럽게 쉬지 않는다.

-복괘에서 일곱 달 만에 다시 돌아온다.’고 하였으니, 그 사이는 원래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지 않는다. 양이 다하면 다시 생겨나고 사물이 극한에 이르면 반드시 되돌아오는 것은 그 이치가 모름지기 이와 같다. 낳음이 있으면 죽음이 있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34.-정호가 말했다.

하늘과 땅 사이에는 자극과 반응이 있을 뿐이니, 이 밖에 또 무슨 일이 있겠는가?”

 

35.-인에 대하여 물었다.

이것은 여러분이 스스로 생각하는 데 달려 있다. 성현이 인을 말한 곳을 종류별로 모아 살피며 그것을 체인해야 한다. 맹자는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이 인이라고 하니 후인들이 드디어 사랑을 인이라고 생각하였다. 사랑은 곧 정이며 인은 곧 성이니, 어찌 오로지 사랑만을 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맹자가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은 인의 단서이다.’ 라고 말했다. 이미 인의 단서라고 말하였으니, 바로 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퇴지는 박애를 인이라고 한다.’ 고 말하였는데, 그것은 잘못이다. 어진 사람은 본래 널리 사랑하지만, 박애를 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36.-“인과 마음은 무엇이 다릅니까?” 라고 물으니, “마음은 비유하자면 곡식의 씨앗과 같으니, 생명성이 바로 인이고, 양기가 발하는 것은 바로 정이다.” 라고 하였다.”

 

37.-宜는 마땅함이라고 새기며, 예는 구별이라고 새기며, 지는 앎이라고 새긴다. 인은 어떻게 새기는 것이 마땅하겠는가? 학자들이 깨달음이라고 새기고 사람다움이라고 새겨야 한다고 하는데 모두 잘못이다. 공자와 인에 대해서 말한 바를 합하여 큰 줄거리를 연구하여 2-3년이 걸려 얻어도 늦지 않다.

 

38.-性은 곧 理이다. 천하의 리는 그 기원을 캐 보면, 선하지 않은 것이 없다. 희노애락이 아직 발현되지 않았을 때, 어찌 선하지 못함이 있겠는가? 발현되어 절도에 맞게 되면 어떤 것이나 선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므로 무릇 선과 악에 대해서 말할 때면, 언제나 선을 먼저 말하고 악을 나중에 말하며, 길흉에 대해서 말할 때면, 항상 길을 먼저 말하고 흉은 나중에 말하며, 시비에 대해서 말할 때면, 언제나 옳음을 먼저 말하고 그름은 나중에 말한다.

 

39.-“마음에 선과 악이 있습니까?” 라고 물었다. 대답하였다. “하늘에 있으면 명이라 하고, 사물에 있으면 리라 하며, 사람에게 있으면 성이라 하며, 몸의 주인이 되는 것을 마음이라 하는데, 그 실제는 하나이다. 마음은 본래 선한데, 생각으로 나타나면 선함과 그렇지 못함이 있게 된다. 만약 이미 발현하였다면 정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마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비유하자면, 물은 모두 물이라고 할 수 있을 뿐이지만, 만약 흘러서 갈라지게 되어 어떤 물은 동쪽으로 흐르고 어떤 물은 서쪽으로 흐르게 되면, 그것을 지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40.-性은 천으로부터 나오고 재질은 기로부터 나온다. 가 맑으면 재질이 맑고, 기가 탁하면 재질이 탁하다. 재질에는 선함과 그렇지 못함이 있으나 성에는 선하지 않음이 없다.

 

41.-性은 자연스럽게 완전히 갖추어진 것이다. 은 이것을 보존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사단에서 신을 말하지 않았다.

 

42.-마음은 생명의 도이다. 이 마음이 있으면 이 형체를 갖추어 생기게 된다.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은 사람의 생명의 도이다.

 

43.-장재가 말하였다.

기라는 것은 아득히 크게 텅 비어, 오르고 내리며 날고 떨쳐서 그치거나 쉰 적이 없다. 이것은 비거나 차고, 움직이거나 고요해지는 기틀이고, 음양과 강유의 시작이다. 떠서 위로 가는 것은 맑은 양기이고, 가라앉아 아래로 가는 것은 탁한 음기이다. 그것이 감응하고 만나고 모이고 맺히어 바람과 비가 되고, 서리와 눈이 된다. 만물의 형태의 변화와, 산과 강의 얽힘에서부터, 술찌꺼기와 타고 남은 재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 가르침의 원리가 아닌 것이 없다.”

 

44.-떠도는 기가 어지러이 뒤섞여 있다가 모여서 형질을 이룬 것이 만 가지로 다른 사람과 사물을 낳는다. 끊임없이 순환하는 음기와 양기의 양단은 천지의 큰 의리를 세운다.

 

45.-하늘이 모든 사물의 본체가 되어 빠뜨림이 없는 것은, 인이 모든 일의 본체가 되어, 있지 않은 곳이 없는 것과 같다.

-3백 가지 강령과 3천 가지 조목은 한 가지도 인이 아닌 것이 없다.

-“위대한 하늘은 밝아서 너와 함께 다니며, 위대한 하늘은 밝아서 너와 함께 돌아다닌다.” 고 하니, 한 물건에도 본체가 되지 않음이 없다.

 

46.-귀신이란, 음양 두 기운의 고유한 능력이다.

   

47.-사물이 처음 생기며 기가 날로 이르러 자라게 되고, 사물이 생겨나서 기가 가득 차고 나면 그것은 날로 돌아가 흩어지게 된다. 기가 이르는 것을 신이라 하는데 펼치기 때문이고, 되돌아가는 것을 귀라고 하는데 돌아가기 때문이다.

 

48.-性은 만물의 동일한 근원으로, 어떤 사람이 사사롭게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인만이 그 도를 다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기가 살 때는 모두 함께 서며, 알면 반드시 모두가 알며, 사랑할 때는 반드시 두루 사랑하며, 이룰 때는 자기 혼자만 이루지 않는다. 저 스스로 가리고 막혀 자신의 이치에 따를 줄 모르는 자는 또한 어찌할 수가 없다.

 

49.-하나이기 때문에 신묘하다. 사람의 몸에 비유하자면, 사지가 모두 하나이기 때문에 건드리면 느끼지 않음이 없으니, 마음이 거기에 이르게 한 뒤에야 느끼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이른바 느껴서 드디어 통한다.”는 것이며 가지 않고도 이르며, 빠르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빠르다.’는 것이다.

 

50.-마음은 을 통괄하는 것이다.

 

51.-모든 사물은 性을 가지고 있다. 통하고 가리워지고 열리고 막힌 것으로 말미암아 사람과 사물의 구별이 있게 된다. 가리워짐에 두텁고 엷은 것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지혜로움과 어리석음의 차이가 있게 된다. 막힌 자는 굳어서 열 수 없다. 두텁게 가리운 자는 열 수는 있지만 여는 것이 어렵다. 엷게 가리운 자는 열기가 쉽다. 열면 천도에 통달하게 되어 성인과 같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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