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공손추 하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세콰이어
2017-05-25 11:11
394

이번주 세미나 시간엔 <공손추 상, 하>에 관해 열띤 토론을 했습니다.

<공손추 상>이 호연지기, 부동심, 지언...등 알 수 없는 개념어의 향연이었다면

<공손추 하>는 맹자의 제나라에서의 7년간의 행적이라 상대적으로 만만(?)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공손추 상>보다 훨씬 열띤 토론이 있었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아서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이것이 세미나의 묘미이지요. ^^

제가 <공손추 하>를 발제한 관계로 이 장에 관련한 질문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은...호연지기, 부동심...등등 어려워서... @.@)

1.제선왕은 왜 맹자를 만나자마자  '패도'를 물었을까? 

<양혜왕>편에 보면 제선왕과 맹자의 첫 만남에서 제선왕은 "제환공, 진문공의 일을 얻어 들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묻습니다.

우응순 선생님의 표현에 의하면 맹자의 대표상품은 '요순지도', '왕도정치'인데 왜 제선왕은 '패도'를 물었을까요?

아마 당시에는 왕도/패도의 개념이 지금처럼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라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왕도. 패도의 구분은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명확하지만 당시엔 모호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고 정책으로 드러나지 않았을까..

2. <공손추 하>를 어떤 관점으로 읽을 수 있을까?

전 개인적으로 이 질문에 관해 군주-신하의 관계로 정리 해 온 여울아샘의 메모가 재미있었습니다.

왕도정치의 실현을 위해서는 왕이 독단적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고 왕-신하의 유기적인 관계가 중요하다.

아울러 '士'의 정체성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가에 관한 원ㅎ형을 제시한 것이 아니었을까.

전국시대에는 왕이 여러명 있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 왕이 싫으면 떠나면 그뿐.

그러한 상황에서 '士(지식인, 관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맹자가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서 전국시대의 '士'(왕이 여러명이던 시대)와 이후 제국시대의 士의 정체성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날 언급된 책으로 벤자민 슈워츠의 <중국 고대사상의 세계>, 피터볼의 <중국지식인의 정체성>을 더 찾아보면 좋을듯합니다.

3. 맹자의 백이에 대한 평가 부분 

토용샘은 백이를 '협소하다'고 평가한 부분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론을 펴셨습니다.

공자와 맹자의 백이에 관한 평가는 다른데 사실...전 차이와  토용샘의 지적이 잘 이해가 안가서...ㅠㅠ

좀 더 공부해 봐얄 것 같습니다.  <맹자>를 공부하면서 매 시간 <논어>를 다시 읽어야지 마음을 먹는데 어쩐 일인지 실행이 잘 안되네요. 쩝.

여튼...다시 한번 읽어보고 백이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는 것으로.... ^^;

백이에 대한 평가가 여러 사람(공자, 맹자, 사마천)의 입에서 회자되고 각각의 평가가 조금씩 다른 것이 흥미롭습니다.

왜 이 사람들은 한번 씩 백이를 평가했는지...사실 고죽국은 작은 나라 아닌가요?

작은 나라의 왕자에 대한 평가를 돌아가며 왜 했을까...하는 새삼스러운 질문이 생깁니다.

4.정치의 관점을 옮긴 왕도정치

저는 이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게으르니샘이 왕도정치란 왕이 주도권을 쥐고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백성의 삶이 고달픈 것을 먼저 들여다

본 것이 이전과 다른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왕이 백성의 삶과 무관하게 자신의 이상을 펼친 것이 아니라 백성의 현실을 먼저 들여다

보고 구체적인 정책을 실행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제가가 1분기때 쓴 '미니에세이'의 주제이기도 하여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습니다.

결론은 저의 생각과 게으르니샘의 생각이 일치한다는 점인데...다만 용어 사용과 말로 어떻게 풀어내느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아직은 생각이 거칠다 보니 말과 글로 정확하게 전달이 안되었던 것이 한계.

아! 게으르니샘의 주장도 아직은 다소 거친느낌이 있습니다만 ^^; 民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제 글에 비해 진일보 한 느낌이 듭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생각)

주나라때도 保民, 民本이라는 개념이 있었으나 맹자의 관점과 다른 것은 정치의 주체(?)를 어디로 볼 것인가에 관한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맹자에 이르면 백성을 피통치자의 범위에 포함했다는 것입니다.

세미나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좀 더 책을 찾아 읽고, <맹자> 원문을 꼼꼼히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소 러프하게 나눈 이야기들을 앞으로 정치하게 정리하는 것이 공부의 과제인듯 합니다.

댓글 1
  • 2017-05-26 11:02

    동의할 수 없다고 한 것이 아니라, 맹자의 말뜻을 모르겠다고, 이해가 안간다고 했는데요.^^

    여하튼 좀더 생각해보긴 해야할 것 같아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637
2분기 6회차 후기 - 克己는 존양의 공부이다 (3)
토용 | 2017.06.17 | 조회 265
토용 2017.06.17 265
636
<고전공방> 7회차 공지 (4)
고전반장 | 2017.06.17 | 조회 215
고전반장 2017.06.17 215
635
<고전공방>6회 과제 (14)
게으르니 | 2017.06.12 | 조회 258
게으르니 2017.06.12 258
634
<고전공방> 6월 회의 (2)
진달래 | 2017.06.10 | 조회 251
진달래 2017.06.10 251
633
<고전공방> 2분기 6회차 공지
고전반장 | 2017.06.08 | 조회 180
고전반장 2017.06.08 180
632
0530후기-복잔치에서 치지와 존양을 생각하다 (1)
게으르니 | 2017.06.05 | 조회 263
게으르니 2017.06.05 263
631
2분기 5회차 과제 (13)
깨알 | 2017.05.29 | 조회 286
깨알 2017.05.29 286
630
호연지기와 스타워즈 (4)
문탁 | 2017.05.25 | 조회 356
문탁 2017.05.25 356
629
<후기> 공손추 하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1)
세콰이어 | 2017.05.25 | 조회 394
세콰이어 2017.05.25 394
628
2분기 5회차 공지
고전반장 | 2017.05.25 | 조회 233
고전반장 2017.05.25 233
627
2분기 4회차 과제 (12)
세콰이어 | 2017.05.22 | 조회 250
세콰이어 2017.05.22 250
626
<고전공방> 2분기 3회차 후기 - 가까운 것을 공부하지만 뜻은 높게 갖는다. (1)
진달래 | 2017.05.21 | 조회 320
진달래 2017.05.21 320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