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와 결석계

애덕화
2012-06-13 23:03
895

첫 번째 문장

4-8 子曰,“朝聞道,夕死可矣.”

나에게는 첫 번째로 꼽히는 문장이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수필 중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글에

 첫 문장으로 쓰여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김태길 선생님이 저자였던 것 같은데 굉장히 강렬한 느낌이 아주

 오래도록 남아 이상하게도 나에게는 공자하면 조문도석사가의가 떠오를 정도였던 것 같다.

한때 정말 도를 들으면 (혹은 깨달을 수 있다면) 그날로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간절하면서도 과격한 열망

을 품은 적이 있었다. 지금은 도를 깨달은 그 지점이 바로 진정한 공부의 시작이며 도를 깨닫고 나서 반드시

 실천해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감히 죽음을 논할 자격이 없음을 안다. 하지만 적어도 조문도 석사가의라는 문

장은 도를 듣고자하는 아주 절박한 심정을 환기시켜 준다. 진정으로 내가 죽음을 걸고 도를 듣고자 하는가?...

 

두 번째

2-10 子曰,“視其所以,觀其所由,察其所安.人焉廋哉?人焉廋哉?”

사람을 잘 알려면 그 사람이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를 살펴보면 될 것이다. 특히 의무적으로 꼭 해야 할

 일을 하고 난 다음 한가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를 잘 관찰하면 그 사람이 어디에 주로 꽂혀 있는지, 무엇을

 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지 알 수 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가 즐거움을 느끼기에 꼭 찾아 하는 일들...

절대로 숨길 수 없다. 정말 무섭고도 단순한 진리인 것 같다..

 

세 번째 4-10 子曰,“君子之於天下也,無適也,無莫也,義之與比.”

전적으로 주장하는 것도 없고 전적으로 안 된다는 것도 없다는 부분이 마음에 많이 남았다.

자주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 내게 중용의 덕으로 중심을 잡고 유연하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함을 생각

하게 하는 문장이다可함도 없고 不可함도 없는 사이에 義를 따른다는 것!

 

네 번째 4-18 子曰,“事父母幾諫,見志不從,又敬不違,勞而不怨.”

논어을 읽으면 자주 곤혹스러워지곤 한다. 수시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힘을 가진 문장들 덕이다. 그 중

특히 효도에 관련된 문장들은 저절로 한숨을 내쉬게 하는데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아니 정말 그렇게 해야만

 하는가 생각하면 답답하기만 하다. 공자님은 부모를 빨리 여읜 걸로 아는데 아마 당신이 그랬기 때문에 미처

효도를 다하지 못해서 더욱 저렇게 말하는 게 아닐까 하며 야속함을 느끼기도 했다. 부모님과 시부모님 모두

여러모로 감사하는 한편 너무 답답하고 안타까운 면이 있는데 아무리 대화를 해도 언제나 평행선을 확인할 뿐이다.

 

다섯 번째 7-8 子曰,“不憤不啓,不悱不發.擧一隅,不以三隅反,則不復也.”

마음속으로 통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열어주지 않으며, 애태워하지 않으면 말해주지 않는다.

뭔가를 배우려면 지극하게 정성을 다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정말 하고 하는 자세가 최고조에 달해야 지혜의

문도 활짝 열릴 것이다. 그러고 나면 진정 知之者에서 好之者好之者에서 樂之者의 경지로 점차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댓글 2
  • 2012-06-13 23:17

    시어머님 칠순 기념으로 미국시누가 온가족을 초대했어요

    일정이 변경되서 내일 출국하여 열흘 뒤에 귀국합니다.

    수업을 두 번이나 빠지게 되어서 아쉽지만 이 또한 제가

    치루어야 할 몫의 일들이겠지요. 건강이 자신 없어서 서암뜸

    바리바리 싸들고 환약 챙겨들고 갑니다. 제게는 극기훈련이 될 듯~

     

     

    • 2012-06-14 11:02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이 또한 

      無適也,無莫也,義之與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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