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논어 베스트 5!]
세콰이어
2012-06-11 23:54
934

달콤했던 방학이 끝났다.

학교 다닐때는 친구들 보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개학날이 기다려지기도 했는데

숙제를 잔뜩 짊어진 학이당, 이문서당 방학은 개학날이 두렵다. emoticon

그러나 나의 집중력은 약간의 강제성과 단기 목표가 있어야 그나마 발휘되는

저질 집중력인 것을 어쩌나. 잡다한 고민들을 머릿속에서 몰아내고 책상에 앉아

잠깐씩 집중할 수 있음에 기뻐해야겠다. ^^

 

나의 논어 베스트 5라... 제목 거창하다.

베스트 5라기 보다는 그나마 쉽게 이해한 문장5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낼이 학이당 3분기 첫 수업일이라 문탁 선생님의 질책을 피하기 위해

휘리릭 올리고 자려고 한다. ^^;

 

1.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학이_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움이 없으면 위태롭다)

 이 간명한 진실을 나 왜 이제 알았을까?

 나는 수동적 책읽기에 익숙한 사람이다. 책읽기 뿐만이 아니다. 뭐든 수동적인 편이다.

 창의, 아이디어, 개발...등등은 나와 거리가 멀다.

 무에서 유를 만드는것은 못한다. 그렇다고 비평은 잘하나? 그것도 아닌듯 싶다.

 여튼 그런 성격때문에 책읽기에서도 작가의 주장에 반론없이 따라가는 편이다.

 '아..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렇지. 이 말이 맞나. 멋지다!' 이게 다다.

 그러니 책을 읽고 나도 남는것이 없고 내 사고력은 향상되질 않았다.

 사실 그 이유를 잘 몰랐다. 남들이 이야기 하는것 처럼 책읽고 독서기록을 안해서 그런가? 한줄 쓰기라도 해봐야 하나?

 그런데 귀찮으니 길게 하질 못한다. 논어를 읽기전 명확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했는데 나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쓸 글도 없고 내 느낌도 없을 수 밖에.  나에게 강렬한 펀치를 날린 문장이다.

 

2.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학이_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불혹이 가까운 나이에 빡센 공부를 하다보니 자꾸 '학'에 꽂힌다.

 배우고 때때로 익힌단다. 왜 어린나이에 이 문장을 만났을땐 아무런 감흥이 없었을까.

 단어 선택이 정말 탁월하시다. '익힐습' 새가 날갯짓 하듯이 배우기를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명확하게 머리에 와서 꽂히는 이미지이다. 배움은 그래야 한다. '배움을 일상화'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배고프면 밥먹고 졸리면 자고 그 외 나머지 시간은 책을 읽는다는 선생님의 말씀처럼 일상 속에 배움을 배치하기란 공부 초보인 나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너무 심플한 논리다. 배우고 그치지 않고 익히기! 공부에 달리 어떤 왕도가 있을까.

 

3.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학이_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

 논어에서는 수련을 하거나 학문을 할때 중요한 것은 남의 시선(위인,爲人)이 아니라 자기 내면(위기,爲己)이다. 자신을 변화 시키지 못하면 학문을 하는 것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따라서 남이 알아주는 것은 중요한 핵심이 아니다. 나 자신에게 충실(忠)하면 남에게 받는 평가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된다.

 이러한 자세가 바탕이 되어야 미혹되지 않는 나이 불혹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나에겐 머나먼 길이다.

 

4.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옹야_아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것이 낫고, 좋아하는 것보다는 즐기는 것이 낫다.)

 워낙 유명한 말이니 논어 원문을 통해 직접 만나니 반갑다. 말은 참 쉬운데 실천은 어렵다. 살면서 정말 즐겁고 좋아하는 일이 얼마나 될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것 제외하고는 그닥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먹고, 마시고, TV보는...별다른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 행위에에 내 열정을 쏟으며 즐길 수 있는 일도 없다니..인생 헛산것 아닌가.

 논어를 공부하기 전에는 이 문장을 들으면 그렇지...당연하지..뭐 그정도 였는데 논어를 읽으면서 만났을때는 공부(호학)과 연관되어 해석하게 된다.

 공자의 배움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밥먹고 친구 사귐이 인간의 일상인 것처럼 공부 역시 일상이었다. 그래서 날마다 달마다 꾸준히 해야 하는것이다.

 나는 공자의 호학을 그렇게 해석했다. 그렇게 꾸준히 알아가면 당연히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는 경지가 높아지면 즐기는 단계에 이르지 않을까?

 나는 이 문장이 왠지 학문의 단계 혹은 달인에 이르는 경지인 것 같다.

'양질전화'라는 말이 있다. 연습량이 일정수준에 도달하면 질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공자는 2500년 전에 이를 이미 알고 있었으니 대단하다고 할 밖에...

 

 

5. 子曰 而可究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술이_부유함을 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설사 채찍을 잡는 마부가 된다 할지라도 나는 할 것이다.

    만약 구할 수 없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따르겠다.)

 4번 문장과 연결해서 이해하면 내 인생의 길이 보인다. 나는 논어의 이런 점이 좋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시선이 나의 내면을 향하게 하는 것.

 중요한 것은 남의 눈에 내가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와 어떻게 다르냐는 것이다. 한권의 책이 나를 또 어떻게 변화 시겼으며

 뒤늦게 하는 공부로 나는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느냐는 점이다. 내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평생토록 즐길 수 있다면 물질의 부족함이나

 갖지 못한 명성에 아쉬워 하는 마음이 없지 않을까.

 

 

 

 

 

 

댓글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이문서당 2분기 2회차 수업 공지합니다 (6)
봄날 | 2021.05.11 | 3653
봄날 2021.05.11 3653
2021년 이문서당 1회차 수업 공지합니다!!!!
봄날 | 2021.02.15 | 2843
봄날 2021.02.15 2843
[모집]
2021 강학원④ <이문서당> : 논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동시모집) (2.16 개강 /27주 과정) (43)
관리자 | 2021.01.09 | 조회 6207
관리자 2021.01.09 6207
[모집]
2020 以文서당 - 논어, 깊고 넓게 읽기 (55)
관리자 | 2019.12.16 | 조회 5733
관리자 2019.12.16 5733
94
<이문서당> 나의 논어 베스트5
여울아 | 2012.06.15 | 조회 1530
여울아 2012.06.15 1530
93
나의 논어 베스트 5
솔숲 | 2012.06.15 | 조회 1132
솔숲 2012.06.15 1132
92
"나의 논어베스트 5 "
산새 | 2012.06.15 | 조회 1175
산새 2012.06.15 1175
91
마감시간 임박한 논어 5
자누리 | 2012.06.15 | 조회 923
자누리 2012.06.15 923
90
나의 논어 best 5
김윤정 | 2012.06.14 | 조회 1908
김윤정 2012.06.14 1908
89
논어,나의 베스트5
줄리아 | 2012.06.14 | 조회 946
줄리아 2012.06.14 946
88
<이문서당> 2분기 나의 《논어》 best 5
빛내. | 2012.06.14 | 조회 1055
빛내. 2012.06.14 1055
87
<이문서당> 논어 , 나의 BEST5 문장 (1)
게으르니 | 2012.06.14 | 조회 829
게으르니 2012.06.14 829
86
<이문서당> 3분기 첫 수업 공지-반장을 넘기며 (3)
빛내. | 2012.06.14 | 조회 947
빛내. 2012.06.14 947
85
숙제와 결석계 (2)
애덕화 | 2012.06.13 | 조회 895
애덕화 2012.06.13 895
84
논어 -- 나의 best 5
온정 | 2012.06.13 | 조회 838
온정 2012.06.13 838
83
<이문서당> 논어 숙제
마음 | 2012.06.12 | 조회 978
마음 2012.06.12 978
82
나의 논어
진달래 | 2012.06.12 | 조회 797
진달래 2012.06.12 797
81
[나의 논어 베스트 5!]
세콰이어 | 2012.06.11 | 조회 934
세콰이어 2012.06.11 934
80
나의 논어 best 5 (2) (1)
우연 | 2012.06.06 | 조회 1175
우연 2012.06.06 1175
79
나의 논어 best 5 (1)
우연 | 2012.06.06 | 조회 1212
우연 2012.06.06 1212
78
<이문서당> 3분기 공지 (4)
문탁 | 2012.05.25 | 조회 1268
문탁 2012.05.25 1268
77
<이문서당> 결석계
여울아 | 2012.05.24 | 조회 685
여울아 2012.05.24 685
76
결석계
진달래 | 2012.05.24 | 조회 652
진달래 2012.05.24 652
75
<이문서당> S2-7, 5월 18일 후기
빛내 | 2012.05.19 | 조회 771
빛내 2012.05.19 771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