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당의 최고 지성인 길장, 현장, 법장 겉핥기

요요
2014-05-01 23:58
967

풍우란 선생의 중국철학사를 통해 수당 시대의 최고 엘리트 길장, 현장, 법장을 만났습니다.

6세기, 길장은 용수의 중론, 백론, 십이문론에 대한 주석을 통해 삼론종을 세웠습니다.

번역된 인도의 논서를 중국의 사유로 만들어 가는 과정! 

낯설고 새로운 사유를 자신의 언어로, 삶으로, 사유로 녹여가는 지식인의 고투였습니다.

삼론종은 현학의 격자로 불교를 이해하던 격의 불교를 넘어 

그야말로 중국불교, 아니 동아시아 불교의 새로운 장을 여는 출발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전에 위대한 역경가 구마라즙의 제자였던 승조, 도생 등이 그 길을 열었지요.^^)

풍우란 선생은 이제이론을 중심으로 길장의 불학을 펼쳐보입니다.

다들 엄청 헷갈려 했습니다.

속제란 무엇이며, 진제란 무엇인가? 

게다가 유가 아니면 무인데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유무도 아니고 비유비무도 아니라니..

극단의 견해에서 벗어나 중도적 입장에 선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기에 

이렇게 계속 이것도 아니고 이것이 아닌 것도 아니다라고 우리의 고정된 판단을 깨어 나가는 것이겠지요?

<대당서역기>로 유명한 현장, 그는 서유기의 삼장법사의 모델이 되기도 했지요.

경율론 3장을 다 꿰뚫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이름이 바로 삼장법사!

7세기, 현장이 밀출국이라는 위험한 수단으로 사막을 통한 위험한 길을 선택하며

인도로 목숨을 걸고 구법여행을 떠난 것은 바로 제대로 불교를 공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인도에서 이십수년간을 지내면서

산스크리트어를 공부하고, 학식높은 스승들에게 유식학을 배운 현장은

중국으로 돌아와 남은 여생을 역경과 강론, 제자들을 키우는 일에 몰두합니다.

그리고 유식학의 총정리본, 세친의 유식삼십송을 주석한 <성유식론>을 남깁니다.

중국의 불교경전 역경사는 현장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현장은 번역에서나 새로운 선진이론의 전파에서나 대단한 역할을 했습니다.

생사는 긴 꿈이다, 그러니 긴 꿈에서 깨어나라는 유식의 가르침 역시 만만하지 않습니다.

아뢰야식은 무엇이며, 말나식은 또 무엇인고? 무루종자는 무엇이며 유루종자는 무엇인고?

종자의 훈습과 현행.. 그렇게 우리는 식의 세계, 우리 스스로 만든 매트릭스 안에서 살아갑니다.

현장이 유학파 지식인이라면 법장은 국내파 지식인입니다.

법장은 의상대사의 사제이기도 합니다.

의상대사가 중국으로 유학갈 때 사실은 현장문하에서 유식학을 배우려고 했는데

중국에 가서는 화엄학을 공부하고 왔다고 합니다.

우리는 풍우란 선생을 통해 

법장이 측천무후 앞에서 화엄학의 엑기스를 설했다는 <금사자장>의 요점을 배웠습니다.

법장은 눈 앞의 금사자를 예로 들어 화엄학의 설을 풉니다. 금은 본체요 금사자는 현상이라는.. 

그리고 금과 금사자의 관계를 통해 사사무애법계의 원리를 10가지로 설명합니다.

본체와 현상이 서로 장애하지 않는 것을 넘어

현상과 현상이 서로 장애하지 않는 화엄의 세계 역시 공과 일체유심조가 그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화엄학에 이르러 지금까지의 인도불교와는 완전히 다른 중국불교의 개화가 시작됩니다.

화엄, 말 그대로 꽃으로 장식한 세계는 

이후 천태종과 선종을 통해 그야말로 중국식으로 아름답게 만발할 것입니다.

그리고... 선종을 통해.. 성리학으로.. 양명학으로.. 동아시아 공통의 지성의 기반들이 만들어 집니다.

중국철학사를 읽다보면 철학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지성의 가르침보다

풍우란이라는 대학자에게 경탄하게 됩니다.

지난 시간 세미나에서도.. 공과 유식과 화엄의 정수를 자신의 언어로 정리해서 말해주는

풍우란 선생에게 마음에서 절로 우러나는 경외감을 느꼈습니다.

그럼.. 수당불학사에서는 무엇이 남았느냐구요?

하하.. 그건.. 같이 세미나를 한 동학들 각자의 몫으로 남겨둡니다.^^

내일 같이 공부할 중국불학사(하) 요약을 첨부합니다.

댓글 1
  • 2014-05-02 09:54

    10장 요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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