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강좌 후기] 1강...

벤호건
2013-11-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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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지 사는 벤호건 입니다.

 

동네에 이렇게 근사한 공부방이 있는지 뒤늦게 알게 되어 지난 파지사유 고전강좌 3,4강부터 들은 이후로,

이번 불교강좌에 정식으로 신입 인사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첫강부터 후기를 올리라는 선배님의 엄명이ㅠㅠ

 

문탁 인상

 

1. 회사 일이 늦어져서 첫날부터 5 지각했는데, 강의실에 들어서자마자 먼저 생각은 . 대한민국에는 나이가 들면 여성들만 공부를 하는구나! 이러니 남편들이 시간이 갈수록 말빨(?) 먹히지!’…라는 생각.

 

2. 클래시컬하면서도 앤틱한 느낌의 개인별 책걸상 때문인지 훈장님 모시고 동네 서당에서 공부하는 느낌이랄까. 특이하고 색달라서 재미있었는데, 막상 앉아보니 성인남성이 다리 꼬기가 힘들더군요. 해서 다리를 겹치기 신공으로 버텼는데, 왠지 불량스러운 자세로 강의를 듣게 되더군요ㅋㅋㅋ

 

3. 쉬는 시간이 되자 인상 좋으신 교관(?)님이 나와서 간단한 인사와 함께 숙제 내주기. 다음 강좌 간식과 후기 담당… ‘, 사가지? 말고 다른 4분과 같이 준비해야 하나? ‘하는 등의 사소한 고민을 던져주어 신입의 어색함을 없애고, 금방 문탁의 일원임을 확인시켜주는 치밀함

 

아무튼 처음 만난 사람들과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할 있어서 좋더군요

 

강좌 후기

 

후기는 사실주의기법보다는 인상주의기법으로 정리할까 합니다. 강좌내용 전체를 나열하기 보다 제가 인상 깊게 들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1. 흔히 듣지만, 정확한 개념을 모르는 불교 용어를 구체적으로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붓다, 석가모니, 보살, 도솔천, 미륵, 아라한, 사문, 천신, 마라 .

 

2. 1강의 핵심내용은 붓다가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인데 성자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남다른 부분이 엿보이더군요. ‘사문유관이후부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첫번째 스승인 알라라 칼라마에게서 가르침을 받다.

여기서 자신의 속한 것이 없다 무소유처정 경지에 이릅니다. 대부분 아소유 집착하느라 고통 속에 번민할 수밖에 없는데, ‘무소유 경지는 대단한 것이죠. 법정스님도 경지에는 오르셨죠.

 

근데 여기서 스승으로부터 이제 됐다 인정을 받지만, 스스로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낍니다. 해서 스승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이게 현실에서 실제 일어난다고 상상하면 되게 재미있습니다. 사람의 대화를 예상해서 적어보죠.

 

[알라라 칼라마] “이제 이상 가르칠게 없다. 정도면 충분한 경지에 이르렀느니라!”

[싯다르타] “아니, 벌써요! 다른 가르쳐 주실 없습니까?”

[알라라] “…” (속으로는) ‘없다니까 계속 꼬치꼬치 캐묻냐? 밑천 떨어졌는데, 쪽팔리게…’

[싯다르타] “…” (속으로) ‘뭐야. 겨우 정도 가지고 지금까지 잡은 거야!’

 

, 대충 이러지 않았겠습니까? 여기서 생각 하나. ‘아무리 고매한 스승이라고 그를 뛰어넘어야 성자에 반열에 오를 있다.’ 

 

2) 두번째 스승인 우드라카 라마푸트라 만난다.

여기서도 표상이 있지도 않고 없는 것도 아닌 삼매 경지를 획득합니다. 아마 무소유처정보다 단계 높은 수준인 보입니다. 번째의 경우처럼 여기서도 스승의 경지를 넘어서게 됩니다. 인도에서 제일 잘나가는 스승 2분을 모두 모셨는데, ‘최고의 수준 아니라는 생각에 이른 싯다르타는 이제 누굴 찾아가야 할까요? 외로운 신세가 되지 않았을까요? 그는 이제 가르침을 받을 스승조차 찾기가 힘듭니다. 어떤 스승인들 그를 가르치고 싶겠습니까? 당대에 내로라하며 나가던 스승 2분을 망신을 줬으니 말입니다. 아마도 그는 요즘 식으로 말하면, 사문의 세계에서 왕따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그의 선택은 가지 밖에 없습니다. 혼자 길을 찾아 나서는 방법만 남아 있습니다.

 

3) 고행 시작

이제 그는 고행수행을 시작합니다. 그가 선택한 고행은 호흡법과 단식입니다. 물론, 이것도 일반인들에게는 쉽지 않습니다만, 다른 고행법(가령, 못박힌 침대에서 생활하거나 한쪽 다리를 목뒤에 걸고 외발로 서있기 )보다는 비교적 인간적인 방법입니다. 어쨌든 과정에서 마라의 유혹도 이겨냅니다.

 

대목에서 드는 생각. ‘싯다르타에게는 외골수구나! 막힌 사람이구나!’ 아무리 마라가 한이야기라 하더라도 그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참고를 해야 하는데, 어떤 융통성도 보이지 않더군요. 최종적인 결과가 좋아서 그렇지, 만의 하나 단식 고행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면 성자의 반열에 오르기는커녕 무지렁이라고 손가락질 받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함부로 흉내내거나 따라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아무튼 6년의 고행에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고행을 풉니다. ‘아니 그럴거면, 진작 마라 이야기를 듣지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습니다.

 

4)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명상

이제 다소 기력을 회복한 , 보리수 그늘 아래에서 깊은 명상에 잠깁니다. 이후 1선에서 4선에 도달했습니다. (누가 정했지?) 깨달음의 전단계인 여러 신통력을 얻습니다. 관조하면서 12연기의 연쇄를 발견하고, 샛별이 반짝일 무렵 깨달음을 성취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싯다르타는 머리가 명석하지는 않았나 봅니다. 저라면 3단계인 6년의 고행을 건너뛰고 바로 명상을 했을 같은데 말입니다.

 

1강은 싯다르타가 태어나서부터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소 신격화한 측면이 없지 않아서 다소 비판적인 시각과 인간적인 관점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음에 구체적인 언설이나 주장이 나오면, 진지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상 벤호건이었습니다. 꾸벅

 

댓글 7
  • 2013-11-16 23:42

    벤호건님이 지적한 바로 그 이유때문에

    문탁에서는 단지 성별이 남자라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무쟈게 우대를 받습니다. ㅋㅋㅋㅋ...

    저희 인문학 축제, 11월28일(목) 저녁 7시반에  <북앤톡 번외편> "꽃보다 남자, 공부를 말하다"라는 토론회가 있습니다.

    꼭 와주세요^^

    • 2013-11-20 15:19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급적 참석할께요...^^

  • 2013-11-17 13:11

    하하하

    그러네요.. 싯달타는 바로 명상을 하지 않고 고행을 했을까요?

    아마도.. 이 모든 것이 인연법 이니겠습니까?^^

    달리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이 고라면.. 싯달타든 누구든 고를 피해갈 순 없겠지요.

    고의 바다를 헤매고 있는 우리에게도

    구원의 가능성이 있다는 걸로 읽고 싶어지는군요. ㅎㅎㅎ

    • 2013-11-20 15:23

      음~~~고의 바다라~~~큰일이네요. 제가 수영을 잘 못해서^^

  • 2013-11-17 18:25

    글쓰기를 이렇게 편하고 재밌게(?)할 수 있다니...부럽습니다~ ㅎㅎ

    파지사유를 통해 인연이 닿으셨다는 말씀에는 제가 왜 이리 흐믓할까요^^

    함께 불교강좌를 들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벤호건님도 문탁과의 공부를 통해 삶을  제대로 한 번 흔드시길ㅋㅋ

     (이번 축제 슬로건 "공부,요~물 들었다 놨다" 처럼 ^^) 

    후기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 2013-11-20 15:24

      공부를 통해 삶을 흔든다!. 그건 제가 한번 해볼께요. 느낌 아니까~~~~^^ 

  • 2013-11-20 19:26

    교관이라구요? 크하하하...

    벤호건님 아이디가 왜 벤호건이신지도 궁금해요. 언젠가 들을 기회가 있겠지요.^^

    남성용 좀 높은 책상이 있어요. 그거 준비해둘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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