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강좌후기] 2강. 고집멸도

벤호건
2013-11-22 18:4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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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 우리 애는 원래 똑똑하고 공부를 잘 하던 아이였는데, 중학교 가더니 성적도 떨어지고 음악에 미쳐서 이제는 아예 가수가 되겠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자녀의 성적이 떨어져서 고민에 휩싸인 엄마가 부처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아마 속으로는 그 용하다는 천안통을 발휘해서 다음 시험문제를 알려주거나 아들의 마음을 돌릴 방법을 알려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붓다의 입에서 의외의 말씀이 나옵니다.

 

[붓다] “제행이 무상하니 집착을 버리거라

[엄마] “아니 제가 무슨 집착을 했다고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붓다] “문제는 네 아이가 성적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아이 성적에 자네가 집착하는 게 문젤세.”

[엄마] “엄마가 아이의 성적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것 아닙니까?”

[붓다] “그건 네가 무명(無明)해서 그런 것이니라. 아이가 어찌 네 것이더냐?”

[엄마] “그딴 건 됐고요. 좀 구체적인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좀 알려주세요!”

[붓다] “어허말이 안 통하는구나! 불쌍한 중생이로구나. 쯔쯧…”

[엄마] “………………” (뭐야! 별로 도움이 안되잖아!)

 

자신의 문제에 대한 고민에 대해 속시원한 답변을 해주지 않는 붓다의 교설은 얼핏 동문서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왜 구체적인 방법을 말해주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바로 붓다가 입적하기 전에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제행이 무상하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일까요?

 

1강에서 배웠듯이 붓다의 제일 관심은 우리가 어떻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입니다. 해서 싯다르타는 그것만 죽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깨달음을 얻었죠. 그가 깨달은 것은 사성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 . 가 바로 그것입니다.

 

는 고통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문제들이 고통이죠. 아들이 공부는 안하고 가수가 되겠다고 하니 엄마는 고통에 빠졌습니다. 한마디로 문제가 생긴 것이지요. 그렇다면, 고통은 왜 생겼을까요?

 

때문입니다. 집착입니다. 우리가 무엇인가에 집착하면 그것으로 인해 고통이 오죠. 가령, 불교강의를 듣는데, 벤호건이라는 작자가 자꾸 질문을 해서 늦게 마치게 됩니다. 아니 대충 좀 하지. 눈치가 너무 없습니다. 안 그래야 하는데 그 녀석이 자꾸 그러죠. 이게 바로 집착입니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만 고통에 빠집니다. 정작 벤호건이란 작자는 아무런 고통이 없습니다. 억울하죠? 맘에 안들지만 벤호건 욕은 그만하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리가 집착할수록 고통이 커집니다. 돈에 집착할수록 그로 인해 고통에 빠지고, 아름다운 외모에 집착할수록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늙어가는 외모는 고통스럽습니다. 그렇다면, 집착을 없애면 고통도 사라지나요? 그렇습니다. 바로 그 단계가

 

입니다. ‘의 소멸이죠. 흔히 열반에 이른다고 말하는 그 단계죠. 그렇다면, ‘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를 실천해야 합니다. ‘를 없애기 위한 수행법을 말합니다. 달리 말하자면, ‘을 끊는 방법이기도 하죠.

 

이것이 대략적인 고집멸도에 대한 설명입니다. 지나친 질문으로 번뇌에 빠뜨리는 벤호건도 살짝 용서할 마음이 생기시죠.^^

 

2강에서는 의 소멸을 위해 집착을 끊는 방법이 핵심입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크게 보면 두 가지 입니다. ‘철학수행입니다.

 

먼저 철학입니다. 철학 하면 일단 머리가 아파오기도 하지만, 쉽게 말해 생각을 바꿔먹는 것입니다. 핵심 개념은 무상’ ‘무아입니다. ‘무상(無想)’은 생각이 없다는 말인데, 이것은 단순이 생각의 작용을 정지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생각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편이 옳을 듯 합니다. 무아(無我)의 경지에 이르러 일체의 상념이 없다는 뜻이죠.

 

위 아이의 사례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엄마는 아들이 공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상(有想)이죠. 그렇다면, 아예 생각을 말아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공부를 안하고 딴따라의 길로 나서겠다는 아들을 보고 무상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반드시 음악이 아니라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잘못된 것입니다. 무명이죠.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조건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닫아두기 보다는 그럴 수도 있다고 는 열린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그래야 집착이 덜해지고, 또 고통도 덜할 것입니다. 혹시 압니까? 아들이 김건모나 신승훈 같은 가수가 되어서 떼돈을 안겨줄지

 

두 번째 방법은 수행입니다. 수행이 왜 집착에서 벗어나게 할까요? 이건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치입니다. 붓다가 했듯이 단식 수행을 한다고 칩시다. 가령, 내가 한 달을 하루에 쌀 한톨씩만 먹고 버텼습니다. 처음에는 체중도 줄고 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한 일주일이 지나면서부터는 배가 너무 고픕니다. 이제 머리 속에는 아무 생각이 없어집니다. 그때 아들이 와서 엄마, 나 공부 안하고 가수가 될래요라고 선언합니다. 어떻게 대응할까요? 이렇게 하지 않을까요? “니 맘대로 해배고파 죽겠는데, 괜한 말 시키지 말고…” 그렇습니다. 몸이 피곤하면 아무 생각이 없어집니다.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나 남편이 속 썩이면, 추천드리고 싶은 방법입니다.

 

아무튼 집착에서 벗어나려면 철학이든 수행이든 하나는 해야 합니다. 핵심은 무상과 무아입니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아는 자신이 스스로, 주체적으로 해야 합니다. 남이 시켜서 하는 것은 무아가 아닙니다. 유아죠. 생각해보시죠. 수행을 누가 억지로 시키면 그것은 폭력일 뿐입니다. 가령, 단식 수행을 한 엄마가 이 좋은 걸 혼자 할 수는 없지하면서 남편과 자식에게 선언을 합니다. “이제부터 우리 집은 한 달간 온 가족이 단식 수행을 합시다.” 어떻게 될까요? 기대대로 집착에서 벗어나 고통이 사라질까요? 타의에 의해서 한 수행의 결과는 정 반대입니다. 남편은 식당 밥에 집착하고, 아이는 학교 급식이나 군것질에 집착할 것입니다. 어쩌면 남편은 다른 여성에게 집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수행은 혼자 하시고 다른 사람에게 강요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여기까지가 1단원의 주요 내용입니다. 2단원은 윤회설과 관련된 것입니다. 여기서는 핵심논지가 개인의 자유의지를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더 쓰고 싶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고, 제가 자꾸 식권에 집착하는 것 같아 그만 줄이겠습니다. 나머지는 다른 분께 넘기겠습니다.

 

아무튼 오늘의 핵심은 이겁니다. 눈치 없이 질문해대는 벤호건에게 집착하지 말자!!!

넓은 아량으로 이해바랍니다. 꾸벅

 

 

 

댓글 2
  • 2013-11-23 14:36

    고집멸도를 아주 쉽게 다시 설명해주셨네요^^

    식권은... 거기에 집착하지 않도록 제가 다른 방법을 모색해드릴께요 ㅋㅋㅋ

  • 2013-11-27 18:36

    들은대로 정리하는 저와 자신의것으로 소화해서 정리해주신 벤호건님의 말씀이 참 다릅니다~~

    많이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식권에 함께 집착해보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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