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문학 강좌 후기(김상우)

김상우
2016-08-06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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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번에 들었던 청소년 인문학 강좌는 내가 중학생이 된 후 처음 듣는 강좌였다. 이번에 그리스 비극을 읽게 되었는데 내가 지금까지 관심이 없었던 분야이고 또 한 번도 읽어 보지 못한 책이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또 이번 강좌는 뿔옹 쌤의 강의를 처음 듣는 자리여서 의미도 있었다.

 

그리스 비극의 매우 큰 특성은 법 대 법이라든지 누군가의 편을 확실히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요즘에 나오는 영화들을 보면 악역과 선역이 확실하게 나뉘어져 있는 영화들이 대부분이고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리스 비극에서는 딱히 악역과 선역이 나뉘어져있지 않고 모두 다 자신이 한 행동에 이유가 있으며 그 이유는 타당하다. 그리고 아가멤논을 예로 들자면 아가멤논은 군대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바람이 불지 않자 자신의 딸을 재물로 바친다. 그 후 전쟁에서 승리해서 돌아온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자신의 딸을 죽였다는 이유로 아가멤논은 죽이고 그의 아들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죽인다. 이 이야기에서 누군가의 편을 확실히 타당한 이유 있이 들어줄 수 있을까? 아니다. 그들이 한 행동에는 모두 다 타당한 이유가 있다. 그래서 그리스 비극은 누군가의 편을 확고하게 들어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특징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복수나 벌을 모두 죽음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죽음은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들 중에 하나이다. 그래서 아마 그리스 비극에서는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을 이 이야기에 넣으면서 비극이라는 특징을 극대화 시킨 것 같다. 그리스 사람들이 그때 가장 두려워했던 것도 아마 죽음이 아닐까 한다. 나는 처음 들었던 그리스 비극의 이야기를 듣고 매우 재미있었다. 여러 가지 얽히고 얽히는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그것들이 의미하는 것들, 이런 것들을 알아내면서 나는 또 다른 새로운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내가 3, 4차 강좌인 중국 강좌를 들었을 때에는 그리스 강좌보다는 더 편한 분위기로 수업에 집중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때 들었던 강좌는 사기열전에 나왔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했었고 또 선생님은 사기를 나에게 가르쳐주신 게으르니 선생님이었기 때문이다. 또 내 옆에서 수업을 받았던 사람들 모두 내가 거의 다 얼굴을 아는 사람들이어서 더 편한 분위기에서 수업에 임할 수 있었다.

 

중국 강좌에서는 사기의 자객열전을 읽었다. 그중에서도 예양과 형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그중에서도 예양이 인상 깊었다. 예양은 자신이 은혜를 입은 사람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숯을 삼키고 온 몸에 옻칠을 한다. 조양자를 죽이려고 벌을 짓고 여러 노력을 했지만 실패 하였다. 그 후 예양은 목소리를 숯으로 바꾸고 온몸에 옻칠을 해서 자신의 아내조차 못 알아볼 정도로 완벽하게 준비하고 다리 밑에서 기다렸지만 또 실패하게 되었다. 그래서 에양은 조양자의 옷을 찌르고 자살하게 된다. 나는 예양이 매우 놀랍다. 자신이 은헤를 입었다고 숯을 먹고 온몸에 옻칠을 하다니, 또 지백은 이미 죽었기에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을 위해서 행동한다는 것이 참 놀라웠고 신기했다.

 

오랜만에 문탁에서 강좌를 듣고 또 이야기를 나누니까 기분도 되게 좋았고 또 평소에 가졌던 고전이나 책들에 대한 거부감들이 어느 정도 사라져서 좋은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많이 참여해보고 싶다.

댓글 2
  • 2016-08-08 07:58

    강좌를 듣고 책에 대한 거부감이 또 조금 줄어들었단 말이쥐^^?
    한 여름 염천, 상우와 함께 인문학 강좌를 한 보람이 있군^^

    가을 중등 고전학교도 이 마음으로 올거지? ㅋㅋ

  • 2016-08-08 13:28

    오랜만에 보는 솔직 담백한 후기라고 할까.

    항상 파지사유에서 조용히 밥을 먹거나 (만화)책을 읽던 상우와는 다른 사람인 것 같네. ^^;

    쫌 더 알게 되서 반갑구, 다음에 또 만나봅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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