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302 해봄계 설명회 및 뒷풀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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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4 22:16
1493

 안녕하세요, 해봄계의 임시 대장 김지원입니다. 설명회와 뒷풀이가 끝나고 이틀이 지났는데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 듯 합니다. 이번 모임이 저에겐 가능성을 발견한, 떨림과 기대가 함께한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설명회는 미리 정해져 있던 시간인 6시에 정확히 시작되었습니다. 6시 20분 전부터 새로운 얼굴의 친구들이 속속 나타났고, 시작 5분 전엔 문탁 강의실이 가득 찼습니다. 기대했던 것 보다 친구들이 많이 와주어서 설명회를 하기도 전부터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아무도 몰랐겠지만, 저는 귀가 빨개지고 손이 덜덜덜 떨렸습니다...

 

 준비해 온 ppt를 열고, 원고를 가지고 설명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설명회에 참석해준 친구들이 모두들 집중해서 잘 들어주어서 진행을 하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해봄에 대한 소개와 해봄계에 대한 소개, 프로젝트의 진행 방식과 방향, 그리고 해봄프로젝트 회의에서 계속해서 논의 해 왔던 프로젝트의 예시들을 제안하는 것 까지 30분의 시간을 가졌고, 5분을 쉰 뒤에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생각했던 것 보다 날카로운 질문들이 저에게 던져졌고, 약간 당황하기도 했지만, 해봄프로젝트 친구들과 논의를 통해 쌓아간 모임의 방향성, 철학에 따라 신중하게 답변했습니다. 물론, 분명 우리의 논의가 혹은 저의 답변이 충분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자신있게 답변하고, 즐거워 했던 것은 그러한 질문들을 던져줄 수 있는 사람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깨닳았기 때문입니다. 충분하지 않았던 답변에도 크게 이해해주고, 함께 고민해보아야할 문제인 것 같다는 답변에 깊게 고개 끄덕여 준 친구들에게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그런 고마움에 대해 우리는 더욱 더 깊이있는 고민으로 답변해야 할 것입니다.

 

 약 1시간 여의 설명회 자리가 끝나고 일주일 간 열심히 준비한 뒷풀이 행사를 하러 1층 월든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월든을 꾸미는 컨셉은 프로젝트 예시 중 하나였던 '일일 주점'이었습니다. 적은 돈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다른 사람들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시끌벅적한, 술마시는 게 전부가 아니라 공연도 하고 춤도 추는 그런 주점! 해가 지고 월든에선 정확히 그런 술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초반에는 서먹서먹하던 친구들이 술도 먹고, 공연도 함께 즐기고, 춤도 추면서 서로서로 섞여서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사실은 이 정도로 시끌벅적 해 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저는 이번에도 역시 당황했지만, 이내 또 자연스럽게 그런 분위기 속으로 빨려들어갔습니다. 저에게도 확실한 이미지로 떠오르지 않던 '해봄'이 뒷풀이를 통해서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러고 싶지 않지만 궂이 단어로 표현하자면 '젊음'. 다른 말로 한다면 활력, 활기.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정도. 최근에 공부했던 들뢰즈와 가따리의 말을 빌리자면 '떼'. 아직 우리가 어떠한 구체적인 목표나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재미'라는 키워드 하나로 뭉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런 힘을 만들어냈다는 것. 여기서 저는 충분한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뒷풀이가 슬슬 마무리 될 때 즈음 남아있던 친구들이 정리를 도와주었습니다. 끝까지 많은 친구들이 남아서 함께 정리를 해 준 덕분에 순식간에 정리가 끝났고, 다음날 할 일들까지 미리 해놓아서 다음날 정리가 훨씬 수월했습니다. 술에 많이 취해 있었음에도 끝까지 함께 해주었던 친구들에게 다시 한 번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special thanks to*

 해봄프로젝트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도와주신 문탁 선생님들, 광란의 파티일 것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걱정없이(라면 거짓말이겠지만) 선뜻 쇼룸을 내어주신 월든 식구분들, 피곤함을 무릅쓰고 이유불문 달려와 기타치고 노래 불러준 우리 성훈이, 춤으로 모두를 즐겁게 해준 영진이, 호연이와 상우, 각자의 사정으로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어준 정이, 범석이, 상익이. 늦게 합류했는데도 가장 멋지게 노력해 준 승목이랑 호경이, 뭐 하나 확실한 것이 없는 정체불명의 모임에 불만없이 친구따라와준 매우 감사한 여러 친구들과, 2차 뒷풀이의 술값을 내주신 성심원 준상이형님과 형님의 형님들, 날카로운 질문들과 솔직한 불만을 털어 놓아준 이우고 졸업생 친구들, 그리고 나를 언제나 믿어주는 재욱이를 비롯해 자리에 오지 못했지만 너무 오고싶다고 미안하다고 말해준 언제라도 함께할 내 친구들, 모두에게 특별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무엇보다 감사한 우리 해봄 친구들.. 희성, 민지, 하은, 윤우, 원영, 고은, 승연, 신영(오), 신영(박) 늘 짜증내고 틱틱거렸음에도 나를 예뻐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욱 더 잘해봅시다. 해봄이 잘해봄이 될 그날까지...

 

 

 자, 설명회가 끝이 났습니다. 설명회가 끝났다는 것은 이제 해봄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이야기겠지요. 설명회에서 제기되었던 질문들과 뒷풀이 자리에서 몇몇의 친구들이 제기했던 문제점들, 의문들, 불만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논의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매우 큽니다(기존의 소비문화에 대한 소급적 답습, 불만 사항에 대한 해소 방법 등). 저는 그러한 이야기들이 술자리였기 때문에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들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자리에서 제기 된 질문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못한다면 영원히 그것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번 설명회  및 뒷풀이에 대한 '평가회 및 향후 계획에 대한 논의의 자리'를 만들 계획입니다. 뒷풀이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자리를 만들고, 계 가입신청서와 함께 시작을 알릴 것입니다. 정확한 날짜는 논의 되는 대로 공지해 드리겠습니다. 뿅

 

-후기좀 부탁드립니다!

-사진을 모으고 있어요. 카톡이나 메일로 뒷풀이 사진을 보내주세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 계획입니다. 주시해 주세요.

-공지는 각자의 핸드폰으로 갈 겁니다. 씹지 마세요. 시간 조정해야할 수 있으니.

-해봄계 설명회 자료 첨부합니다.

댓글 4
  • 2013-03-05 00:16

    하하...

  • 2013-03-05 12:04

    '떼'의 충분한 가능성과 희망...어디로 갈지 즐거운 마음으로 보고 응원할께 ^^

  • 2013-03-05 13:33

    음잘읽었어요!
    저는 사실 뒷풀이준비한기간인 딱 일주일동안 학교일때문에 해봄ㅈ에함게하지못했어요ㅜㅜ
    그래서 뒷풀이가 이렇게 주?가되는건줄도 몰랐고, 뒷풀이인 일일주점을 어떤취지오ㅏ 목적으로 계획하고 만든건지도 잘몰랐어요
    해서 저는 그냥 하라는 음식만 친구들과즐겁게만들며준비하다가
    나중에뒷풀이때는 몇분께 원래생각했던 뒷풀이가 어떤거였냐고 묻기도했지만
    각자생각이다르거나 딱히 정한거없이 그냥즐기자~라고만한것같기도하다는 느낌을받았어요
    저는 같이준비를하지않아서 모르기도하고 해서 할말은없지만, 해봄친구들의 이야기를듣고 싶어서 제생각을 여기에 먼저불쑥 더 적기는 그렇네요
    일단은 모두 각자의 생각을 들어보고싶어요. 그래서 먼저 후기올리려하지않았는데ㅋㅋㅋ다들아직인가봐요~
    저 또한 이런 형식의 뒷풀이는 처음이라신기했고 어색했고 재미있기도했지만, 오빠처럼 뭔가 많은걸 느낄만큼 다른 술자리와 별다를게없는쪽으로 점점흘러갔던것같아요. 그리고ㅋㅋ설명회를오빠혼자 발표하는건지도 몰랐지만 잘하신것같아요...ㅎㅎ긴장한거 다티났었어요....ㅎㅎ

  • 2013-03-06 17:16

    일단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날이 제일 정신이 없었어요 악어떼 프로젝트와 해봄 프로젝트가 겹쳐서 같이 해야되는 날이 었거든요

    뒷풀이때 필요한 안주를 다같이 준비할떄가 제일 재미있었던거 같아요 물론 뒷풀이 할떄도 엄청 재미있었죠 솔직히 사람들이 많이 올까? 라는 걱정을 많이 했었지만 사람들이 많이 와서 좋앗습니다. 이제 해봄계를 좀 있으면 시작할텐데 그때도 사람들이 많이 왔으면 좋겟습니다. 모두들 개강을 하여 많이 바쁘텐데 모두들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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