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아!...앗싸!....으....

가마솥
2024-01-1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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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양성이래요'

 

연말이라고 집에 다녀간 딸내미가 가족톡에 올린 문자이다. 하룻밤 자고 갈때, 목이 매우 아프다고 해서 판콜 A 먹였었다.

윽!  우리집은 하빈이도 있고 어머니도 계셔서 코로나는 절대 안되는데, 진단키트를 사서 모두 검사했다.

아뿔싸!  내가 당첨되었다.

 

어디가서 뽑기를 하면 한번도 당첨되지 않는데, 왜 코로나는 ? !

평창으로 유배 가야 한다.  

인디언은 먹거리를 챙긴다. 난? 긍게, 이것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물질과 정신이 구분되지 않는 것처럼ㅎㅎ- 유배?이기도 하고 휴가?이기도 하다.  키타를 연습할 요량으로 준비했다. 빨간책 유물론도 가지고 가고 싶지만 인디언이 공부해야 하니까 놓고 간다.

 

유배지로 향하는 길은 “아니 되옵니다!“하는 백성이 한 사람도 없다. 씽씽 달려서 1시간 4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눈을 쓸지 않고 공사하는 사람들이 어지럽게 밟아 놓아서 볼품이 없다. 치우려고 삽을 들었는데, 꽁꽁 얼었다. 힘도 안 난다.

 

 

바리 바리 싸주면 뭐해? 냉장고에 넣어 놓고, 아들놈이 놓고 간 햇반을 뎁혀서 국에 말아서 김치와 후루룩 하면 그만이다. 점심은 라면으로 후루룩.

열은 없는데, 띵하고 근육통이 살짝 있어 무질근하다.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 상태이다.

키타? 칸트? 놓은 그 자리 그대로 있다. 눈 뜨면 TV, 눈 감으면 잠을 잔다.

건너 뛰고 싶은데, 약을 먹어야 해서 삼시 세끼를 챙겨 먹어야 한다. ‘삼식이’, ‘삼식이 새끼’ 소리가 절로 난다.

 

 

 

 

 

 

 

 

 

 

 

 

 

4일 째, 검사해본다. 엥? 아직도 두 줄이 선명하다. 아니 왜? 약발이 없는 거시여?

우울한 기분인데, 하빈이에게서 영상통화가 왔다. 빙고! 이 방법이 있었지. 나를 알아 보며 이쁜 짓을 하다가, 2층으로 가자고 손가락을 가르킨다. “하부지, 2층에 없어. 다른 데 있어.” 하는 소리에 핸펀에 손을 대며 나오라고 한다. “핸드폰에도 없어. 내일 갈게”. 상상하는 곳에도 없다며 안가고, 보이는 곳에도 없고 하니.....그만 울음을 터트리며 핸펀을 만지다가 종료 버튼을 눌렀나 보다. 짜식! 할아버지 코끝을 찡하게 만드네......

 

5일째, 드디어 한 줄만 나온다. 사면령이다. 누구는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던데.....

저녁이 되어 아빠에게 안긴 녀석을 현관에서 마중했다. 엉덩이를 들썩이며, “하하하 하하하” 웃음으로 반가움을 표현한다. 이내 두팔 벌려 내게로 온다.

무언가를 잔뜩 가져와서 나를 바닥에 앉혀 놓는다. 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스티커를 자기 이마에 하나, 할아버지 머리에 하나씩 번갈아 가며 붙인다. 이런 환영식 봤우?

 

 

 

 

 

댓글 6
  • 2024-01-10 17:38

    아고 예뻐라!! 하빈이 스티커 좋아하는구나~

  • 2024-01-10 17:47

    이렇게 열렬한 환영이라니! 얼마나 좋으셨을까?^^

  • 2024-01-10 18:30

    가마솥님, 행복한 윙크? ㅋㅋ~~ 빨간 티와 함께 기쁨 담뿍^^

  • 2024-01-10 20:30

    마지막 사진, 두 사람 넘 닮았시유. ㅋㅋㅋㅋ
    저렇게 할부지를 좋아하다니, 얼마나 좋을까....^^

  • 2024-01-11 17:10

    막짤 구도가 너무 귀여워요ㅋㅋㅋㅋ

  • 2024-01-14 22:15

    스티커로 애정을 표시하는 하빈이~~ 넘 귀여워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