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의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여러 기회 덕분에 몇 번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늘 이해하지 못해 좌절했는데 그래도 함께 이야기를 나눠 실마리가 풀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일단 저는 연기에 대한 대목들이 흥미로웠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이유, 영화 연기의 특별함에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기계 장치에 의해, 기계 장치를 대면하며 진행되는 영화 연기에서 사람들이 정말로 보고 싶어하는 것은

그의 인간성이라는 것이 인상깊었어요.

그 밖에 '도대체 아우라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우라를 단순히 그 예술 작품에 기인하는 것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그 예술작품을 둘러싼 문화적 맥락을 읽을 수 있는 문화적 자본이 있는 상태에서 향유되는 것,

그리고  고정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적 맥락에서 이해되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발터 벤야민은 오로라라는 개념으로 당시 변화하고 있는 예술사의 흐름을 읽었던 것이고

우리는 지금 이 시대에서 유통되는 오로라 개념을 염두해야 한다는 것으로..!

그리고 기술 복제 시대에서의 좋은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열띈 토론을 벌였는데요.

현재 시스템 상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더 플랫폼의 문제, 어떻게 관객을 만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시대이기에

처음부터 유통 과정 자체를 생각하고 예술 작업에 임해야 한다는 의견과

좋은 서사를 가진 예술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결국 다시 어떤 작품을 어떻게 만들어 누구와 만날 것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였습니다.

발터 벤야민은 당시에 영화의 개선 가능성을 높게 사며

대중들이 영화를 만드는 세상을 꿈꿨던 것 같습니다.

벤야민 덕분에 영화의 의미에 대해 새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조금 다른 이야기인 것 같긴 하지만 내가 하려는 매체의 특성을 꿰고 그 장점을 발휘하고 장점을 발명하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에게 어떤 예술이 가능할 지에 대한 상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