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고전학교] 사기열전 - <오자서 열전>이 시대 최고의 글로벌 인재,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사나이,전쟁 기획자,공적영역에 사적인 감정을 듬뿍...

사 마현
2023-04-01 10:57
1126

 

 其,.  그의 선조로 오거()가  있었는데 , 초 장왕을  바른 말로 섬겨 이름을 드러냈기 때문에, 그 후세가 초나라에서 명망이 있었다. 초평왕은 형편없는 인간이다.  평왕의 선조인 장왕은 바른말을  섬겨서 이름을 날린 왕이었거늘.....

 

 楚平王有太子名曰建,平王使無忌為太子取婦於秦, 秦女好, 無忌馳帰報平王曰:「秦女絶美, 王可自取, 而更為太子取婦.」平王遂自取秦女而絶愛幸之, 生子軫. 更為太子取婦  평왕은 나라가 멸망할 뻔한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다. 진나라에서 왕의 여동생을, 초나라로  시집보내는 것 을 허락했던 사람은, 초나라  태자인 '건'이었다. 태자의 신분이면 미래의 왕으로 등극하니, 진녀를 미래의 왕후로  삼음이 되니 허락을 했을 터 였다. 그런데  평왕이 태자비를 가로챘고 , 왕비도 아닌 후궁으로 삼은 것이다. 이것은 사돈국에, 나라간의 신뢰를 지키지 않았음이고, 평왕의 아들에게는 아비로서 도리를 지키지 않았음이다. 평왕은 국정도, 외교도, 종친들과도, 민심도, 형편없었음이 확실하다.

 

 恐一旦平王卒而太子立, 殺己, 乃因讒太子建. 無忌又日夜言太子短於王曰「太子以秦女之故, 不能無怨望, 王獨柰何以讒賊小臣疏骨肉之親乎?」無忌曰「王今不制, 其事成矣. 王且見禽.」於是平王怒, 囚伍奢, 而使城父司馬奮揚 往殺太子. 太子建亡奔宋.  판단력을 상실한 평왕은 바른말만 하는 오사의 충언이 듣기 싫었고, 오직 평왕의 환심만을 사기위해 일삼는 무기의 혀에 놀아나, 결국 친자식을 멀리하고 ,멀리하니 선을 넘는 의심을 하고, 변방으로 내쫓는 것도 모자라 죽이라고 명한다. 다행히 충직한 신하가 있어서 태자 건은 송으로 도망을 갈 수 있었다.

 

 無忌言於平王曰「伍奢有二子,  不誅且為楚憂. 不然且為楚患.恐有脫者後生患, 後不能雪恥,執矢伍胥遂亡. 聞太子建之在宋, 往従之. 奢聞子胥之亡也, 楚國君臣且苦兵矣.  며느리 강탈사건을 기획한 사람은 '무기'였다. 평왕의 주변에서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면서 평왕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간파한 무기는, 평왕이 바라는 '好'를 바쳤다. 평왕의 입장에서는 무기가 충신이다. 무기는 평왕을 위해서 '건'을 치웠고, 평왕의 입장에서는 잔소리만 하는 '오사'를 죽였다. 효를 내세워 오사의 두 아들을 불려 들였으나, 둘째 아들만 오지 않았다. 그 불효의 아들이  '오운'이다. 오운의  자는 자서(子胥)로 ,그가 그 유명한 오자서(이 시대 최고의 글로벌 인재,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사나이,전쟁 기획자,공적영역에 사적인 감정을 듬뿍 넣는 희대의 공무원,원조 도른 者, 위장술로 머리카락을 탈색한 시술자,6개국어 능통자,원조 破墓꾼,눈치는 5,800단)이다. 결국 오운은 오나라로 도망가 오왕 합려를 도와, 초나라를 공격, 초의 수도 '영'을 점령해  초나라를 멸망 직전까지 몰아간다.    평왕의 무덤을 파헤치고 주검에 300대 채찍질을 했다. 통쾌한  복수이기는 하나 지나치다 . 세대를 이어받은 복수...그 후 오자서의 아들의 행방이 궁금하다. 잘 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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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동주,오월춘추,어복장검,굴묘편시,일모도원,진정지곡,곡정차병,와신상담,토사구팽,십년생취,십년교훈,결목현문......많은 고사성어가 등장하는 치열한 오,월,초의 한가운데에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오자서 사건의 단초는 '맛이 간  평왕'때문이다.라고 생각한다.

 

 於是申包胥走秦告急, 求救於秦. 秦不許. 包胥立於秦廷, 晝夜哭, 七日七夜不絶其聲. 秦哀公憐之, 曰:「楚雖無道, 有臣若是, 可無存乎!」乃遣車五百乗救楚撃呉

이에 신포서가 진나라로 가서 위급함을 알리고, 진나라에 구원요청을 하였으나, 진나라는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는지가 이해가 갔다. 진나라의 애공이 이를 가엾게 여기어  "초나라가 무도하긴 하지만 이런 신하가 있으니  어찌존속하지 않으리오 "위의 진녀강탈건 으로  진나라 애공은 엄청나게 열 받았다. 초나라가 오왕 합려의 침공으로 수도가 점령당해 원군을 요청하자, 당시 초나라의 왕이 진녀의 아들인 소왕(애공의 외조카)임에도 원군을 파견하기를 거부한다. 그나마 원군을 청하러 간 신포서가 칠일 밤낮을 쉬지 않고 통곡하며 청원하자 감동하여 "이런 신하를 둔 나라라면 살리지 않을 수 없다" 고 원군을 보내줬다.

 

 나는 오자서 열전을 읽으면서 "七日七夜不絶其聲" 이 글귀가 인상이 깊었다.

秦庭之哭 , 哭 庭借兵  그 당시의 서방의 강대국인 진나라를 찾아가, 진왕의 궁전 앞에서 7일 밤 낮을 통곡한 끝에 구원병을 얻었다. 자기나라 왕은 아무생각없이 미친짓을 했고, 명망있고 올 곧은 친구인 오자서는 日暮途遠 이라 하면서 복수를 해대고, 차라리 오자서가 모자란 놈 이면  신포서의 마음이 덜 힘 들었을 텐데.. 사람을 보내 신포서에게 사과를 하고, 어쩔 수 없이 도리에 어긋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하니, 이 모든것이 힘들었을 듯 ...분명 머리를 풀어 헤치고,  발을 동동 구르고, 복장을 치고,남의 나라 정원을 데굴데굴 굴러 다니면서  엉엉통곡을 했을 것이다.(맛이 간 왕과 도른 친구 사이에서.......미추어 버리고 싶을듯)

 
 

 통쾌한 오자서의 복수보다는, 형편없는 평왕이 더 인상이 깊었다. 역사의 평가를 두려워 했다면, 과연 평왕의 선택은 달라졌을까! 그리고  초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바르지 않은, 나라를 위기로 빠뜨리는, 사익이 공익보다 우선인 ,로보트인 ,好 , 듣고 싶은 말만 듣고자 하는, 리더의 중요성, 한사람의 영향력이 주변국과 자기나라를 위험에 빠트린다. 3000년의 시간이 갑자기 훌쩍 뛰어넘어 현실로 온 느낌이다.

 

다음시간은 '상군열전'이다.

문탁에서의 첫 세미나를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사마 의의 사마로 해서 닉네임을 하였는데..

사마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열열히 추천을 해주신  여울아선생님 덕분에  사기열전의 사마 천으로까지  인연이 되었다. 

不亦說乎!

 

댓글 3
  • 2023-04-03 13:40

    후기를 두 개나 쓰셨네요^^
    열전을 읽다보니 주인공보다 주변인물들에 자꾸 눈이 가네요.
    관중보다 포숙아에게, 오자서보다 평왕과 신포서에게...
    나라가 멸명하는 것도 굳이 멸망시키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어도, 굳이 지키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망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굳은 의지가 아니라 우연한 사건으로 별거 아닌 일이 도화선이 되어 망하게 되는 것도 참,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오자서를 그냥 복수의 화신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에 세미나를 하면서 오왕부차와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나라에 망명해서 오나라를 위해 일하고, 부차에게 그렇게 여러 번 간하지만 들어 주지 않자, 결국 제나라에 자기 아들을 맡기는 심정은 어떤 것이었을까.
    춘추시대의 지식인의 삶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 2023-04-03 22:33

    초평왕은 형편없는, 맛이 간 왕이였군요 ㅋㅋㅋ 저는
    월왕 구천이 흥미롭더군요 그의 신하들도 그렇고...

    저도 오자서의 아들 행방이 궁금해요. 지난주 온갖 복수 이야기들에 비추면 그 아들도 시원하게 복수해 주었어야 하는데 말이죠.

    아, 이 많은 사자성어들이 오 월 초나라 얘기에서 비롯되었단 새로운 사실을 또 배우고 갑니다 후기는 축복이라시더니 역쉬--- ㅋ

    • 2023-04-04 19:36

      근데 오자서 같은 사람은 MBTI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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