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2강 후기

바람소리
2022-02-23 14:08
254

노자를 만나다

 

1) 봄이 오는 햇살은 순하고 겨울이 지나가는 바람은 매서운 2월 중순의 문탁, 저녁 7시 30분, 우응순 선생님의 한 달간, 총 4회의 노자 수업, 두 번째 시간, 오프라인과 대면, 온라인 양쪽 수업에 학인들이 보이지 않는 열기로 모입니다. 평소에 노자를 좋아하나 글 쓰기를 요리조리 피하고 싶어 문탁도 외면하다가 글쓰기 없는 노자로 가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후기가 걸렸네요. 노자와의 만남을 거듭할수록 글을 한 줌씩 써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두서 없이 정리만을 남깁니다....

 

2)선생님은 첫 번째 인트로 시간에서 중국의 고대 사상체계, 유가와 도가 공부를 할 때는 독법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노자는 3대 독법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독법보다 스스로 풀어낸 독법을 가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노자는 해석이 다양하므로 섞이면 기준, 기본을 세우기 힘들다. 그러므로 한가지 주석서를 독파하고 기준과 기본, 기반을 세우고 다른 주석서, 해석을 비교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하셨다.

 

두 번째 시간. 도의 운동 법칙과 그것이 세상에 보이는 모습인 덕, 인격으로 나타난 화신인 성인으로 노자를 읽는다.

 

노자의 도(道)를 해석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로 대별되는데, 궁극적 에너지와 생성하는 에너지가 그것이다. 그러나 노자의 도덕경은 한 사람이 일관되게 지은 일인저작도 아니고 각 장도 독립된 스토리로 수미쌍관을 이루지도 않고 여러 컨텐츠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서 텍스트적 실체, 일관된 논리로 읽어 내는데 곤란을 겪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노자를 읽어야 하는가?

 

노자는 담론별로 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선생님이 노자를 처음 공부하실 때에는 노자 전체를 관통하는 독법, 정반합, 변증법적인 독법에 끌렸다면 지금은 성인이라는 테제로도 접근하며 특히 논어에 나오는 성인과 비교하고 그 성인의 성립시기와 과정에 주목한다.

 

노자에서 보여지는 성인은 같은 계열의 장자와 양대 중국사상의 산맥 중의 하나인 유가와는 그 호칭과 성격, 모습을 달리한다. 장자에서는 신인, 진인, 성인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유가에서는 성인과 군자가 되기 위한 성인학, 수양학을 보여준다. 반면 노자에서는 오직 성인이라는 이름만으로 불리우며 성장하거나 변화할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 실존의 모습만을 보여줄 따름이므로 양생술, 혹은 수양학이 나올 수 없다. 여기에서 성인이란 사람의 말, 자연의 말을 잘 알아듣는 사람인데, 공자가 예순에 이순(耳順)했다는 말은 특히 자연을 잘 체감하고 잘 듣는 사람을 의미한다. 성인은 자신과 자신의 주변을 잘 살펴서 인으로 대하는 사람이다. 특히 동양사상에서는 장자의 천하편에 나오는 내성외왕(內聖外王)을 지향한다. 정신적이고 내면의 인격적인 면모는 성인이고 현실 위치에서는 그것을 행하는 왕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요순우탕의 내성외왕이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건국자 혹은 왕위계승자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왕의 가능성이 없으므로 외왕 대신 인격수양론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따라서 노자를 제외한 모든 제자법가에서는 인격수양론서가 그 주를 이룬다. 노자는 외왕에는 관심없고 오로지 내성(內聖)에만 관심을 둔다.

 

노자에서 도는 가만히 있으면서 도가 있을 때의 차별상과 작동방식만을 보여줄 뿐 인위적으로 바꾸거나 가르치지 않는다. 노자에서 성인은 도의 인격적 존재, 화신이므로 도가 이 세상에 작동하는 방식이 중요할 뿐이므로 도를 나타내는 말이나 단어에 얽매이지 않는다.

 

 

3)결론적으로 노자에서 성인은 도, 그 자체의 존재로서 있으면서 드러내지 않는 자유인이다. 세속인이 보면 이상한 사람,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보여도 성인은 자신도 속세인도 굳이 바꾸려 하지 않고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되므로 상처도 받지 않고 수양하라거나 수양한다거나 하지 않는다. 세상을 향해서도 난세라 비판하지 않고 냉정한 사사무애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부득이’하게 움직일 경우에는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한다.

 

 

노자에서의 도는 소박하고 허하므로 오히려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으며 순환이 중요하므로 성인은 다투지 않고 무한히 겸손하고 모든 것을 흩어 버려야 하므로 나눠주어야 한다. 세상은 쉽게 바뀌지도 세상을 바꾸려 하지도 않는다, 그저 도의 언어나 행위, 모든 것이 도와 덕으로 드러난다는 것과 자신이 어떤 존재임을 단지 자각(自覺)할 따름이다. 그저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댓글 2
  • 2022-02-23 14:55

    바람소리님! 같이 우샘의 노자강의를 듣고 있는 요요입니다.

    파일로 정성 가득한 후기를 올리셨길래 공유하고 싶어서 텍스트로 변환해서 올렸습니다. 괜찮으시지요?^^

  • 2022-02-23 19:02

    바람소리님 정성 가득한 후기 감사합니다

    제가 제몫을 못하고 있을 때 이렇게 풀어올려주신 요요샘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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