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혼 공개질의 받고 싶습니다~

여울아
2014-12-07 23:03
1123

원고는 아랫 글에 있구요.

13장짜리이긴 하지만 책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낯선 개념이 빠지고,

저의 20, 30, 40대 이야기,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이야기, 문탁과 파지사유 등

방만하지만 나름 소프트하답니다~

많이들 읽어주시고, 함께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이런 저런 이유로 못 오시는 분들도

게시판을 통해 질의해주시면 성심껏 답하겠습니다~~

댓글 3
  • 2014-12-08 15:23

    <자누리님의 첫번째 질문과 답변>

    1. 파스퀴넬리의 동물혼은 선함과 악함의 이분법을 넘어 인간이 지니는 양가적이고 복합적인 측면을 드러내는 개념입니다. 인간을 동물로부터 분리하면서 선하면서 이성적인 존재라는 보편적이고 상상적인 특별한 종을 만들어낸 건 국가와 통치성의 차원에서, 파스퀴넬리에 따르면 제국과 자본의 차원에서 행해진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파스퀴넬리는 감추어진 동물몸은 어쩔 수 없기에 동물몸은 인지적, 정동적, 리비도적, 신체적 변이들 속에서 기술되는 다중의 생산 엔진이다. 이로 인해 잉여생산이 발생하고, 사회 갈등이 생기며, 리비도적 초과, 정치적 열정이 생겨난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다중으로 연결되는 지점은 초과되는 것들의 삶형태적 분출이겠지요. 우리는 초과되는 에너지의 흐름을 늘 지니고 있는거 아닐까요? 그리고 그건 단순히 야수적이거나 몸을 사용한다는 의미는 아닐거 같습니다. 그런데 원고에서는 공부와 축제, 단정한 시위와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시위 등으로 동물혼을 외양적으로 시끌법적함, 거침 등 형태적 측면으로 단순화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구체적으로 질문하면 공부는 축제와 달리 이성적이며 동물혼을 가두는 행위라고 말하는건 지 묻습니다.

     

    1. 먼저 파스퀴넬리가 말하는 초과 에너지가 무엇인가에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주의몫> 저자 바타유에게는 과잉의 기원이 태양에너지에 있다고 합니다. 그에 따르면 사회는 초과 에너지의 관리적 형태를 띤다고 합니다. , 우리가 생산해낸 그 무엇이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표출되어야, 삶형태적으로 분출된다는 것이죠. 네그리식으로 말하면, 인지노동의 과잉이 우리 사회의 헤게모니를 쥐기 때문에 인지자본주의라 말할 수 있는 거구요. 그런데, 이런 에너지의 초과는 학문적 소비와 여가의 하위문화들로 포위되기 쉽습니다. 가령 제 글에 소개된 네이버지식인과 다음아고라처럼 말입니다. 문탁에서의 공부가 소위 쁘띠부르아적 일상으로부터 우리를 구출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가? 세미나와 강좌는 코드화되기 쉬운 집단지성에 가깝다는 게 저의 의견입니다. 지식에 기반한 활동보다 동물혼이 들끓는 행위로부터 삶형태적 무의식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삶형태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무의식까지 드러낼 수 있어야 힘있는 생산엔진이 되고 결과적으로 정치적 열정, 즉 정치적 주체성의 회복을 위한 장치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삶형태적 무의식은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까요? 문탁의 세미나와 강좌발제는 회원들이 발제를 잘하고 책을 잘 읽고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인문학 공동체로 쉽게 코드화됩니다. 코드 물신주의는 인간이 기계라는 발상이라면 문탁공부의 물신주의는 인간은 지적이라는 강렬한 소망을 담고 있는 것이죠. 언젠가 문탁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 문탁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고상해서 저질이 되라되라 해도 못된다!! 오늘 달팽이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난 그냥 순진한 낙관주의자로 살래~ 물론 공부가 정동적, 리비도적 욕구를 표현하는 방법임을 인정하지만, 세미나와 강좌는 형식의 강고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욕망과 집단적 욕망이 복잡하게 뒤얽히는 것을 이성적 기제로 풀어내는 방식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저는 에세이나 축제가 우리의 공부에서 감춰졌던 삶형태적 무의식을 드러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2014-12-08 16:08

    2. 파스퀴넬리는 디지털공유지는 사실 기생체와 독점지대에 의해 또 하나의 착취가 일어나는 장소라고 말하며 디지털네트워크 유토피아론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디지털공유지는 비물질적 노동을 통해 비물질적 생산이 일어나지만 물질적 기생체에 의해 물질적 착취가 일어난다는 겁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파스퀴넬리는 창조적 사보타주를 말하면서 디지털공유지에 대한 메트로폴리스파업을 권유합니다. 또는 저항마저도 자본화하는 제국에 맞서 창조경제에 대한 저항으로 창조를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서 질문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사보타주에 관한 겁니다. 원고에서 아감벤은 <세속화 예찬>에서 스펙터클 사회가 우리의 신체와 언어, 섹슈얼리티를 분리시키는 것과 대립되는 전략을 펼친다. 이것은 단순한 폐지이나 제거의 행위가 아니라 적극적인 방식으로 구성을 재배치하거나 그것과 노는 방법을 아는 행위가 세속화이다. 세속화할 수 없는 것을 세속화하기가 도래할 세대의 정치적 임무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혹시 이러한 방법이 또 다른 전쟁에 대한 청교도주의적 태도와 같은 것은 아닐까요? 다시 말하면 디지털네트워크를 공유지로 이용하는 게 과연 가능한가, 그러니 블로그 등을 이용해서 문탁을 넘어서는게 가능할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적극적으로 사보타주(공유지가 아님을 선언하는거)하거나 아니면 네트워크에서 기생체와, 또 기생체의 기생체와 내전을 벌여야하는 건 아닐까요?

     

    이 질문에서 두 가지를 살펴봐야겠습니다. 세속화전략이란 무엇인가와 우리의 사보타주는 무엇인가입니다.

     

    파스퀴넬리가 제안하는 세속화전략은 가령 디지털네트워크를 점령한 전쟁포르노(warporn)에 대항하는 전쟁펑크(warpunk)입니다. CNN 뉴스를 통해 아파치헬기 조종사가 쏘아대는 총탄이 (푸르스름한)흑백의 화면으로 해설까지 곁들여 게임처럼 방송되는 것, 이것을 전쟁포르노라고 합니다. 이에 대항하는 전쟁펑크는 1인미디어를 통행 유튜브, 블로그 등지에 실제 살해에 사용되는 무기들이 소개되거나 폭격 장면이 전달되는 것입니다. CNN과 달리 1인미디어에서는 스펙터클에 감춰진 우리의 무의식이 표출되는 것이 관건입니다. 따라서 인디나 대안 같은 대체물 같은 약한 사유로는 전쟁을 포르노처럼 관음하는 우리의 지성을 깰 수 없다고 봅니다. 세속화는 엄밀히 청교도주의에 대한 대항개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사보타주는 무엇일까요? 사실 파지사유나 문탁의 사보타주의 공간은 아닙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가끔 합니다. 책 안 읽어가기, 에세이 안 쓰기, 파지사유 매니저는 9시에 출근이라고 누누이 달팽이가 말해도, 930분 지키기도 힘들어~ 로 대응하기. 등등. 이런 사람은 저 하나로 족하기 때문에 집단적 움직임을 부추기지는 않겠습니다. ㅎㅎ

     

    저는 앞으로 도래할 동물혼 세대들의 공유지, 문탁 홈피? 페이스북? 블로그? 등 디지털 공간에서의 사보타주를 얘기해볼게요. 왜냐하면 하루 종일 스마트폰의 그 작은 화면을 보는 게 뭐가 좋다고 그러는지 이해 못하는 세대가 바로 문탁의 회원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만 해도 문탁 홈피나 웹진을 보는 것도 뜸합니다. 여가생활이 아니라 일 같아서 개인적인 블로그 등도 운영 안하구요. 당장 우리가 사용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곳이 어떻게 공유지가 될 것인가 의심스럽지요. 제 글에 소개된 마을교사아카데미의 블로그 같은 경우 현재는 네이버의 순진한 숙주인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니 운영하지 말자는 입장은 아닙니다. 저는 스마트한 사용법을 알고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을교사들의 초과 에너지, 즉 우리의 공부가 흘러넘쳐서 여기저기 퍼트리고 싶어요, 혹은 출판 등 다수를 향한 외침이 필요할 때, 비로소 네이버의 블로그가 우리에게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룰라니가 말하는 디지털 네트워크에서의 유포의 법칙에 의하면, 축적된 정보량, 복제, 공유, 속도가 비례하여 우리의 블로그의 가치를 높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블로그 운영 전담자로는 과잉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76.5 같은 현안적, 임시적 내용을 담는 경우 시도해볼 만하다고 본 겁니다. 문탁 세미나 회원 50명 전부 동시 다발로 76.5 블로그를 만드는 것, 마치 76.5 사진 후기를 올리기 위해 문탁 게시판에 사진 올리기를 처음 배웠던 것처럼 말입니다. 제가 닷컴을 그만둔 지 오래돼 페이스북 등의 팔로우 기능 등은 더 화려한 네트워킹의 부활일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스마트한 사보타주라고 감히 말해봅니다.

     

    여기서 잠깐, 가령 디지털네트워크는 공유지가 아니라고 선언하는 방식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난 몰라, 스마트폰 관심 없어~ 라든가 난 얼굴 보고 얘기하는 게 좋더라~ 같은 휴머니즘 물신주의가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2014-12-09 00:20

    간단히 뒷풀이까지 하고 집에 와 보니, 기분이 참 시원섭섭합니다.

    먼저, 예정된 북앤톡 일정을 지키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윽.. 준비한 멘트인데 현장에서 까먹음...)

    상당히 도발적인 발언을 어찌할라고 문서로 남겼는지... 후회도 되지만,

    공부를 잘 하지 못하더라도 시간을 잘 지키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문탁에서 공부할 수 있고 활동할 수 있다고 외치고 싶었습니다~

    4년을 공유지세미나의 기생체로 살아온 제가 북앤톡을 한 것이 그 증거라고요~

    문탁의 공부는 자기가 한 만큼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땐 내게 어려운 텍스트이지만 세미나에서 만난 친구들이 주는 흐름으로 공부를 하기도 하구요.

    아침 9시 와서 청소 못하면 매니저를 그만두는 게 아니라 왜 10시전에 오픈해야 하는가를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정말 누구 말처럼 세미나 안 하면 되고, 매니저 그만 두면 되는 것이 아닌 방식으로의 문탁생활을 감히 제안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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