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교 시즌3- 2번째 시간 후기

인디언
2023-08-29 16:02
229

오늘은 법에 대한 마음챙김 중 오장애, 오온, 육처, 칠각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먼저 사념처에 대해 약간의 복습을 했습니다. <염처경>의 신념처 부분을 읽으면서 호흡, 자세, 행동, 해부학적 부분, 사대, 부패중인 시체에 대한 마음챙김에 대해 복습하고, 느낌과 마음에 대한 마음챙김 부분의 경도 읽어보았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학인들이 매일매일 호흡명상을 연습했기에 그 내용들이 좀 더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호흡에 대한 사띠는 ‘가부좌하고, 몸을 똑바로 세우고, 면전에 마음챙김을 확립하고 마음챙겨 숨을 들이쉬고 마음챙겨 숨을 내쉰다.’ 라고 되어 있는데 ‘면전’은 코밑에서 윗입술 사이의 인중부분에 해당됩니다. 호흡을 관찰하는 것은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관찰하는 것입니다. 호흡은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행위이고, 우리의 상태를 가장 잘 드러내며, 몸과 마음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호흡이야말로 온 우주와 함께 하는 연기적 활동입니다. <염처경>의 호흡에 대한 사띠는 위빠사나 수행으로서의 호흡 명상입니다.

 

법념처의 대상은 오장애, 오온, 육처, 칠각지, 사성제로 법념처에 대한 관찰은 법에 대한 연기적인 생성과 소멸의 관찰입니다. 법념처 수행은 교리에 대한 지적 이해를 지금 여기에서의 직접적 앎으로 바꿉니다.

오온 중 행온에서 마음요소 즉 심소법이 나오는데, 온갖 마음요소를 네가지 범주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너무 복잡하고 잘 모르겠어서 질문에도 올렸는데 요요샘이 정리해주셨습니다. 마음작용을 분석한 심소법은 상좌부, 아비달마구사론, 유식학 등에서 약간 다르게 분류합니다. 뒤로 갈수록 더 복잡해지고 내용도 많아집니다.

크게 변행심소(보편적 마음요소, 항상 마음과 함께 있는 마음요소들), 별경심소(때때로 일어나는 마음요소), 불선심소(번뇌), 선심소(선한 마음요소)로 나뉘는데 총 52가지입니다.(상좌부) 설일체유부는 46가지의 마음요소를 대지법, 대선지법, 대번뇌지법, 대불선지법, 소번뇌지법, 부정지법으로 나누는데, 알아차림(念)을 대지법에 분류하고 있습니다. 상좌부에서는 선심소에 들어있습니다. 대승불교에서는 51가지를 변행심소, 별경심소, 선심소, 번뇌, 수번뇌로 분류하는데 거기에 4가지 부정법이 추가됩니다.

상좌부와 대승불교에서 불선심소(번뇌)에 분류한 탐, 진을 설일체유부에서는 부정지법에 분류하고 있는 점이 독특합니다.

 

다음에는 메모와 질문을 가지고 이야기나누었습니다.

효주샘은 오장애 중 나태와 무기력을 일으키는 ‘과식’에 대해 메모했는데, 늦은 퇴근으로 저녁 9시 넘어 식사를 하게 되는데 요리를 즐기는 남편 덕에 몸무게가 늘어 걱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시즌동안 명상수행에서 몸과 먹는 것에 마음챙김하며 건강을 챙겨보고 싶다는 효주샘을 우리 모두 응원하며 지켜보려 합니다.^^

도라지와 인디언은 슬픔과 애도가 혐오에 포함되는 것에 대해 질문했는데, 나에게 오지 않게 밀어내는 마음이 혐오라면 슬픔과 애도 또한 이에 포함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도라지샘은 비무량심의 비(悲)와 슬픔과 애도가 같은지 다른지 질문했는데, 자비의 비는 상대방의 고통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슬픔과는 다른 것이라는 요요샘의 답변이 있었습니다. 자(慈)는 상대방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고요.

어떤 대상에 혐오의 마음이 생길 때 자애로써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인데, 약자에 대한 국가 폭력이나 사회적으로 정의롭지 않다고 여겨지는 사안에 대해서도 그렇게 해야하는 걸까? 라는 도라지샘의 문제제기에 생각해볼 점이 많았습니다. 붓다는 사회개혁에 관심을 둔 건 아니고 어떻게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것인가에 관심을 두었지만, 붓다도 승가를 중심으로 이런 문제가 없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일단 평정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옳지 않은 폭력적 권력에 대해 자애의 마음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쨌거나 자기 마음에 평화가 없는데 세상의 평화를 생각하는 건 의미가 없으니, 우리는 우리의 문제에 붓다의 관점을 어떻게 가져올 수 있을지 지혜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초빈샘은 집중과 에너지의 불균형에 대해 질문했고, 이건 수렴과 발산의 방향성이 서로 다른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고, 빛의 지각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앎=빛 이라는 상징적 의미로 해석하여 빛나는 마음의 계발 쪽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선정에 들었을 때 실제로 나타나는 빛일 수도 있을까? 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경덕샘은 의도에 대해 정리하면서 알아차림 또한 조건에 의해 발생하는 무아인지 질문했는데, 당연히 알아차림도 조건에 의해 발생하는 무아라는 답. 의도가 가져오는 결과와 무의식적인 행동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학인들의 여러 이야기가 오갔으나, 결론은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하는 말은 결국 ‘무지’를 고백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미리내샘은 자신의 습관이 명상의 과정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하고 명상앱의 존재를 알았다고 하셨습니다. 학인들 중에는 명상앱을 사용해본 사람은 없었는데 한번 사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수행의 궁극적인 목표는 올바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수행능력에 대한 의심이 있었으나, 친절한 이 책의 안내로 해볼만 하다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다행스럽다고 느낍니다. 우리가 체험한 과거와 미래가 한 순간의 생각에 불과한 것임을 알아차리게 된다면 노후나 죽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과제도 생겼습니다.

 

점심식사후 좌선 명상을 하고 끝냈습니다.

지난 주 매일 30분 정도 명상숙제를 하면서 그냥 알아차리고,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이번 주는 ‘면전’에 집중하면서 명상을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번주는 경행을 꼭 해봐야겠습니다.^^

 

다음주는 <마인드풀니스> 끝까지 읽습니다.

댓글 2
  • 2023-08-30 11:50

    마음에 관한 분류가 엄청 복잡하고 많아서 헷갈렸는데 이번 시간에 좀 정리가 되었습니다. 명상을 하며 마주하게 될 마음들을 알아차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혼자 명상할 때는 어영부영하기도 하고 이게 맞나 싶은 지점들이 많았는데 함께 하니 느낌이 좀 다릅니다. 게다가 서로 명상일지를 나누고 격려하다보니 수행이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실감하게 됩니다.
    명상을 하다보니 좋은 명상, 나쁜 명상이 없고 그 자체가 삶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것도 없고 다른 사람의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요. 명상을 통해 그저 놓치고 말 중요한 지점들을, 특히-무상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경험이 일상속에서도 길잡이가 되어준다는 점이 참 좋습니다.

  • 2023-08-30 20:14

    수행이 자유로움을 추구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차근차근 함께 해나가는 매일의 명상도 즐겁구요.
    때때로 이렇게 까지 분석적일 필요가 있나?하는 소심한 반항심의 마음이 불쑥 올라오지만 한발씩 담가가고 있는 자신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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