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교 시즌3 1회차 후기

도라지
2023-08-27 16:18
268

 

#염처경을 읽는다는 것에 관하여
이번 시즌 불교학교는 '염처경'을 통해 사념처를 수행한다는 것에 대해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입출식념경(아나빠나사띠)'를 통해 호흡을 하면서 사념처 수행을 한다는 것의 의미를 살펴볼 것이다. 명상은 몸으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경전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세미나에서 배운 개념들을 명확히 하는 것은 분명 명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염처경의 구조
염처경은 팔리어로 '사띠파타나 수타(Satipatthāna sutta)'라고 한다. 사띠(念)+파타나(處)+수타(經)
사티파타나에 대한 두가지 해석이 있다. 1-사띠+우파타나로 해자를 하면 사띠는 '알아차림'(마음챙김)의 뜻이고. 우파타나에서 ‘우’가 탈락하여 사띠파타나가 됐다. 2-사띠+파타나의 결합이라는 어원 분석.

=>첫번째 해석: 우파타나는 '가까이 놓다. 현존하다. 주의를 기울이다' 라는 뜻. 그래서 사띠파타나는 '주의를 기울이는 것'의 의미를 갖는다.
=>두번째 해석: 파타나는 '토대' 또는 '원인'의 의미가 있어서. '알아차림의 토대/마음챙김의 토대'란 의미가 있다.

 

 

#사띠란 무엇일까?
사띠는 팔리어, 산스크리트로는 스무리티.  사띠는 기억한다는 뜻이 있다.  스무리티 자체가 ‘기억한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띠'는 옛날 일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다. '회상'또는 '회고'는 사띠가 아니다. 사띠는 현재 이 순간을 알아차리고 자각하는 것!!!

이 순간, 이것의 자각을 나에게 새기는 것이다.

 

우리는 뭔가를 하면서 무엇을 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알아차리면서 생각하는가? 프로그래밍 된 대로 생각하는가? 사띠는 지금 이순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차린다는 의미다.
알아차린다고 했을 때, 사띠의 알아차림은 넓은 의미이다. 지금 내가 뭔가를 할 때, 책을 읽는다면 책을 읽는다는 그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주변적인 상황들 까지-사실 우리에겐 이 모든 것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내가 보는 것에만 집중한다. 사띠는 대상이 하나로 제한되지 않는다.

 

알아차리지만 ‘사띠’는 초연한 관찰이다. 일어났구나!만 알아차리는 것이다. 마음의 반응은 잠재적 성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사띠는 관찰은 하는데 반응하지 않는 것. 평온하게 하는 것. 수용적인 자세와 습관적 반응과 투사는 전혀 다르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알아차린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습관적인 반응일 뿐인데, 나는 알아차린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띠’는 거리를 두는 것. 제 삼자가 보듯 보는 것. 습관적 반응과 투사를 하지 않음으로 탈자동화하고 탈습관화하여 보는 게 ‘사띠’다!

주목해야 한다. 나의 알아차림이 정말 알아차리는 것인지, 나의 습관화한 반응인지를. 그런데 이 차이를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자꾸 하다보면 알게 된다~ 아! 이거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자꾸 자각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것. 개념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확한 것은 감정이나 탐진치가 붙으면 ‘사띠’가 아닌 것이다.

 

 

#사마디(正定)와 사띠(正念)
집중(사마디)과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사띠가 산만한 것은 아니다. 주의를 기울인다는 점에서는 같다. 차이는 하나에만(사마디) 주의를 기울이는가! 주변적 상황까지 두루 살피는가!이다. 사띠를 하게 되면 저절로 감각의 문이 자제된다. 감각의 자제는 사띠의 결과다. 결과적으로 감각의 자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사띠는 선정의 필수요소. 선정은 사띠가 가능해야 얻어진다. 특히 3선정에서 사띠가 주요한 역할을 한다. 사띠 없는 삼매는 없다(=정념 없는 정정 없다). 즉 사띠는 삼매 계발의 기초이지만 삼매와 같은 것은 아니다

 

 

 

#염처경이란?
"사념처는 열반에 이르는 직접적인 길(에까야노 마고, ekayano mago)이다." 라고 염처경 도입에서 말한다. 어떤 수행자들은 그래서 "염처경만이 온니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다." 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에까야노란 무슨 뜻인가? 아날라요 스님은 에까야노를 ‘직접적인 길’로 전재성 쌤은 ‘하나의 길’로 번역한다. 두 해석 모두 배타적인 뜻(유일한 길)이 아니라는 의미로 번역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래서 지름길, 가까운길..이렇게 생각해도 되겠다. 에까야노에 ‘하나’라는 뜻이 있어서 생긴 해석의 논란이다.

불교의 수행 전통에서 사념처 수행을 통과하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다. 전통적인 불교와 이질적인 문화 배경을 가지고 있는 간화선 수행(중국. 동아시아 전통)의 경우도 아나빠나사띠(입출식념경)의 호흡 수행이 바탕이 된다. 사념처 수행이 온니원은 아니지만! 굉장히 중요한 것은 맞다.

 

 

#마음챙김의 정의(사념처의 정의)
네 가지란 무엇인가? 몸에 대해서 몸에 관찰하며 머문다(신념처). 느낌에 대해서 느낌을 관찰하며 머문다(수념처. )마음에 대해서 마음을 관찰하며 머문다(심념처). 법에 대해서 법을 관찰하며 머문다(법념처).

 

그런데 어떻게 머무는가?
부지런하고/ 분명히 알고/ 마음을 챙기고/ 세상의 욕망과 불만족을 버리면서 머문다.
이 네 가지가 마음챙김하여 머무는 방법이다. 책에서 이 네가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정형구의 네가지. (정형구가 염처경에서 13회 나온다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서 따로 빼서 설명하고 있다~)
1-몸에 대해서 몸을 내적, 외적, 내외적으로 관찰하여 머문다: 내적으로는 자기 자신에 대한 관찰/ 외적은 타인을 관찰.
2-몸에 대해서 일어남과 사라짐을 관찰: 무상을 관찰함, 연기를 관찰함. 관찰하는 힘이 생기면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일어나려고 할 때. ‘일어나려고 하는구나!’라고 알아차린다. 사띠는 명상할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중에도 일어날 수 있는 것. 명상은 특별한 조건 속의 훈련으로 관찰을 예리하게 키우는 위한 것이다. 그러면 평상시에도 그 예리함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3-온전한 앎과 지속적인 마음 챙김을 위해 필요한 정도로 ‘몸’이 있다고 하는 것을 알아차린다. 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아니다. 알아차리는 정도!
4-세상의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의존하는 바 없이 머문다.

 

 

후기를 쓰면서 지난 명상 체험을 돌아보니 질문이 생겼습니다.

마음챙김을 하다보니 수념처, 심념처는 그때 그때 일어날 때 알아차림의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신념처의 경우에도 호흡, 자세 등에 관해서는 가능한 것 같고요. 그런데 신념처에서 특히 해부학적, 사대에 관해서는 알아차림이 되고 있지 않는 경향이 있네요. 이런 경우는 특별히 특정해서 하는 수행인가요? 예를 들면 오늘은 해부학적 관찰을 해야지~ 또는 오늘은 사대로 알아차려 봐야지~ 이런식으로...^^

 

 

댓글 5
  • 2023-08-27 17:20

    도라지님의 세밀한 후기 감사합니다. 결석하신 분들에 대한 반장님의 배려가 느껴집니다.
    첫 시간 짧은 시간이었으나 함께 명상을 배우고 해보니 책으로 배운 붓다의 가르침이 조금씩 몸과 마음으로 전해집니다. 지식으로 이해하려고 할 때는 무척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고 과연 그게 뭘까, 가능할까? 갸우뚱했던 것들이 많았는데 명상 수행 그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습니다.
    그간의 공부 덕분이겠지요. 가르침을 소중하게 여기며 꾸준히 실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완전체로 만날 수 있겠지요^^

  • 2023-08-27 18:19

    자세하게도 올리셨네요
    제대로 복습하게 됩니다^^
    명상경험은 아직 짧지만 새로운걸 조금씩 느껴가는것 같아 좋습니다

  • 2023-08-27 20:55

    자세한 후기 덕분에 다시 한번 복기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이론으론 잘 할수 있을 것 같았지만 6일째 접어든 매일 매일의 명상은 방해꾼이 많군요ㅠㅠ.

  • 2023-08-28 14:01

    핵심 내용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사띠'와 '감각의 문을 자제하는 것'이 어떠한 것일지 명상으로 체험하고 싶어요. 늦었지만 2주차부터 잘 따라가보겠습니다!

  • 2023-08-29 01:13

    첫날 불참하게 되서 무척 아쉬웠는데 이렇게 자세하게 수업내용을 정리해주셨네요^^
    따뜻한 반장님의 마음이 느껴지는 후기, 감사합니다!
    2주차부터는 오영샘의 표현처럼 완전체로 만날 수 있게 저도 서둘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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