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후기>5월24일강의

산새
2013-05-26 19:43
1569

오늘 우리가 배운 부분은 공손추(하) 6장부터 이편의 마지막(14장)까지였다.



몇 가지 부분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부모님의 상(親喪)에 대한 이야기이다.



 



맹자어머니의 장례를 총괄지휘한 충우는 관곽에 쓴 목재가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았냐고 묻



는다.



孟子 自齊葬於魯 反於齊 止於嬴 充虞 請曰前日 不知虞之不肖 使虞敦匠事 嚴 虞 不敢請 今願



竊有請也 木若以美然 (公孫下-07-01)



이에 맹자는 그것은 단지 외관의 아름다움을 위한 것이 아니요,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자식



된 자의 마음을 다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曰古者 棺郭 無度 中古 棺 七寸 郭 稱之 自天子達於庶人 非直爲觀美也 然後 盡於人心 (公孫下-07-02)



‘원래 친부모의 상이란 자식된 자 스스로의 마음으로 있는 힘을 다하는 것이다.’라는 말은



뒤의 등문공(상) 2장에 나오는 중요한 문장이다. 논어에도 연관된 문장이 보인다.



然友 之鄒 問於孟子 孟子 曰不亦善乎 親喪 固所自盡也 曾子 曰生事之以禮 死葬之以禮 祭之以



禮 可謂孝矣 諸侯之禮 吾未之學也 雖然 吾 嘗聞之矣 三年之喪 齊疏之服 飦粥之食 自天子達於



庶人 三代 共之 (滕文上-02-02)



曾子曰, “吾聞諸夫子, 人未有自致者也, 必也親喪乎!”(『논어』 자장19-17)



개인적으로 ‘以天下’에 대한 해석이 매끄럽지 않다고 느꼈다. 이경근샘은 ‘천하의 물건을 가지고서’

라고 해석을 하셨는데 다른 책(도올)을 찾아보니 ‘천하사람들의 이목이 두려워서’라는 해석도 있었다.


吾 聞之也 君子 不以天下儉其親 (公孫下-07-05)



 



맹자 어머니의 상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양혜왕(하)편 16장에서 언급되었었다.



노평공이 맹자를 만나려고 했을 때, 그것을 훼방하던 폐인(嬖人:왕의 총신)이 내건 명분이



맹자 어머니의 지나친 후장(厚葬)이었다. 묵자는 극빈한 民들의 삶을 기준으로 평등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유가의 후장을 비난하며 박장(薄葬)을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맹자는 예법을



따지기 전에 자연스럽게 부모의 장례만은 정성을 다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인정의 자연스러



운 길이라고 말했다.



魯平公 將出 嬖人臧倉者 請曰他日 君 出則必命有司所之 今 乘輿 已駕矣 有司 未知所之 敢請



公曰將見孟子 曰何哉 君所爲輕身 以先於匹夫者 以爲賢乎 禮義 由賢者出 而孟子之後喪 踰前喪



君無見焉 公曰諾 (梁惠下-16-01)



 



➧다음은 제나라가 연나라를 정벌하는 것에 대한이야기이다.



이문제에 대하여는 양혜왕(하) 10장과 11장에서도 언급되었다.



이경근샘은 공손추(하) 8장→양혜왕(하) 10장→양혜왕(하) 11장→공손추(하) 9장의 순서로 읽



으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내용이 길어 원문은 생략)



이야기의 흐름을 정리해보자.



❶공손추(하) 8장 : 심동이 제나라 정벌을 맹자에게 묻는다.



❷양혜왕(하) 10장 : 제나라사람이 연나라를 쳐서 승리하였다.



❸양혜왕(하) 11장 : 제후들이 장차 연나라를 구원할 것을 도모하였다.



❹공손추(하) 9장 : 연나라사람이 배반하자 제선왕이 맹자에게 부끄럽게 여겼다.



 



『전국책』에는 맹자가 제선왕에게 적극적으로 정벌을 권유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지금 연나라를 공략하는 것은 마치 주나라의 문왕·무왕이 주(紂)와 같은 폭군을 칠 기회



를 만난 것과도 같습니다. 실기하지 마십시오.(”今伐燕, 此文武之時, 不可失也.” 『全國茦』)



『사기』「연소공세가」민음사p166 에도 이 부분의 기록이 있다.



맹가가 제나라 왕에게 말했다. “(주나라)문왕과 무왕 때에 했던 것처럼 지금 연나라를 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어느 것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연나라 정벌은 비도덕적인 자지의 정권을 무너뜨리



고 왕실의 정통을 회복한다는 도덕적 명분은 있었다. 그러나 연나라를 점령하는 문제는 별



개였다는 이야기다. 연나라를 정복하여 대승을 거둔 제나라 군대의 약탈행위가 속출하였고



이에 연나라 백성들의 항거가 시작되었으며 국제여론이 악화되어 제나라 정벌을 모의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된 연왕 쾌(噲)와 재상 자지(子之)의 사건은 무엇이었나?



연왕 쾌는 초(楚),조(趙),한(韓),위(魏) 네 나라와 함께 진(秦)나라를 정복하러 갔으나 승리없이



돌아오고 말았다. 그 실패를 자인하고는 재상 자지에게 정치의 재량권을 맡긴다. 그런데 자



지와 소대(蘇代:소진의 동생)의 무리들이 요임금이 허유(許由)에게 천하를 양도하였으나 허유



가 거절하여 실제로 양도되지 않았고, 위대한 명성만을 얻은 예를 들어 자지에게 나라를 양



도하라고 권유한다. 그래서 막강한 권력을 차지한 자지는 또 다른 사람을 시켜, 우임금이 자



신의 아들 계(啓)에게 천하를 넘겨주지 않고 익(益)에게 천하를 맡겼지만 결국 계가 익을 쳐



서 천하를 빼앗은 사례를 들어 쾌왕에게 그의 태자 평(平)을 제거할 것을 종용한다. 위기를



감지한 연왕 쾌는 자지에게 왕위를 들어 바치고 자기가 오히려 신하노릇을 한다. 물론 쾌의



아들 평이 가만있을 리 없다. 평은 장군 시피와 함께 자지를 칠 준비를 했다. 자지가 국정



을 장악한 뒤 연나라에서는 대란이 일어나 백성들은 비통과 원한에 빠졌던 것이다. 그래서



장군 시피와 태자 평이 연합하여 자지를 쳤는데, 장군 시피는 자지의 궁전을 공격하였으나



이겨내지 못하고 곤궁에 빠지자 오히려 태자 평을 공격하였다. 결국 시피는 죽음을 당했으



나 이 싸움이 수개월을 끌면서 수만 명이 죽었고, 이에 연나라 백성들은 원망 끝에 태자에



게까지 배반을 품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나라가 연나라를 정벌하는 당위성



이 대두되었다.



맹자가 연나라의 이런 사태를 보았으니 정벌을 권유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천리



(天吏)나 사사(士師)를 들어 자격을 운운하며 말을 바꾸던(?) 모습이 갑자기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진다.



 



➧10장에는 유명한 말들 (“불감청이고소원”, “천장부”,“농단”)이 나온다.



‘不敢請’이라는 말은 맹자가 이미 가슴속으로 결심이 굳었으므로 자기 입으로 떠나지 않겠



다는 말은 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固所願’이라는 말은 내가 결국 떠나고 안 떠나고는 나보



다 제선왕 당신이 하기에 달린 것이라는 여운을 남기는 말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결단은 일



단 유보하면서도 그 어느 것도 확실하게 얘기 할 수 없다는 미묘한 감정을 나타내는 명언이



라 할 수 있다.



孟子 致爲臣而歸 (公孫下-10-01)



王 就見孟子曰前日 願見而不可得 得侍 同朝 甚喜 今又棄寡人而歸 不識



可以繼此而得見乎 對



不敢請耳 固所願也 (公孫下-10-02)



 





맹자는 제선왕이 시자를 보내 수도 임치에 맹자의 학교를 크게 세워 그 곳에서 맹자가 제자



를 마음대로 기를 수 있도록 1년에 1만종의 곡식을 주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맹자는 자신의



출처진퇴가 부의 문제가 아니라 왕도의 실현여부에 있다는 것이며, 왕도를 실현할 수 없을



때는 가차없이 은퇴하는 것이 도리이지, 공연히 장안 한복판에 학교나 짓고 앉아서 세상의



부를 독차지하는 듯한 짓을 해서는 안된다는 뜻으로 말한다.



他日 王 謂時子曰 我欲中國而授孟子室 養弟子以萬鍾 使諸大夫國人 皆有所矜式 子 盍爲我言之



(公孫下-10-03) ※萬鍾 : 1종(鍾)은 4부(釜), 1부는 64승(升), 1승은 약194cc , 대체적으로 1종은 50



리터에 해당. 쌀 1만종이면 6,250가마 정도일 것이라 한다.



그런 맥락으로 계손의 다음 말을 빌어 ‘농단’을 설명한다.



季孫 曰異哉 子叔疑 使己爲政 不用則亦已矣 又使其子弟爲卿 人亦孰不欲富貴 而獨於富貴之中



有私龍斷焉 (公孫下-10-06)



 





상업거래가 서민중심으로 공평하게 이루어진다면 국가가 나서서 과세할 필요가 없겠으나



탐욕의 독점을 지향하는 천장부(‘대장부’와 극단적으로 대비)들로 인해 대중의 이익을 가로



채 그물질하듯 독점하므로 그 독점부분에 대하여 국가권력이 중과세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면 맹자는 “천장부의 농단”의 논리를 지식인에게까지 확대하여



왕도론을 빙자하여 자신의 부를 확대하는 것 역시 농단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식



인도 떠날 때가 되면 과감하게 깨끗이 떠나야 한다는 의지일 것이다. 그가 존숭한 공자는



그 때를 가장 잘 알던(時中) 성인이었다.



古之爲市者 以其所有 易其所無者 有司者 治之耳 有賤丈夫焉 必求龍斷而登之



以左右望而罔市利 人皆以爲賤故 從而征之 征商 自此賤丈夫始矣 (公孫下-10-07)



 



➧12장에는 맹자가 드디어 제나라를 떠난다. 그러나 사흘 동안 주(晝)땅에 머물렀다가 떠나



는데 주땅을 떠나면서도 왕이 혹시 자기를 붙잡아주러 오지 않을까 기다렸단다. 왜 그리 더



디게 떠났냐는 윤사의 말에 맹자는 대답한다. 출세하는데 뜻이 있고,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으면 화가 나서 견디지 못해 씩씩거리며 서둘러 떠나는 소인배처럼 떠날 수는 없었다고...



왕도의 실현에 대한 미련을 끝내 버리지 못하고 아쉬워하면서 다시 돌아오지 못할 제나라



국경을 넘는 맹자의 마음이 내내 안타까워지는 대목이었다.



 



➧13장에는 ‘不怨天 不尤人’이란 낯익은 문장이 나온다.



우리는 논어에서 먼저 보았다.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아니하며 남을 허물하지 아니한다.’



함께 제나라를 떠나던 제자 충우에게 우울한 모습의 맹자는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허물하



는 듯 보였나보다. 500년마다 하늘은 천하를 평치하셨는데 200년이나 더 지났는데도 성왕



이 출현하지 않음을 맹자는 원망하였나? 그러나 만약 천하를 평치하려한다면 자기가 아니면



누가하겠냐고 말하는 저 당당함은 우리가 공자에게서도 보았던 모습이었다.



子曰, “莫我知也夫! 子貢曰, “何爲其莫知子也?” 子曰, “不怨天, 不尤人, 下學而上達.



知我者其天乎!” (『논어』, 헌문14-37)



子畏於匡, 曰, “文王旣沒, 文不在玆乎? 天之將喪斯文也, 後死者不得與於斯文也, 天之



未喪斯文也, 匡人其如予何?” (『논어』, 자한9-5)









































댓글 5
  • 2013-05-26 20:05

    공손추(하) 7장을 암송하겠습니다.

  • 2013-05-29 14:38

    숙제는 여기 달라고 해서~

    배운 부분 노트에 적기 (이거 밀리니 장난아니군요) + 암송은 공손추 하 마지막장 (14장)

  • 2013-05-30 00:17

    공손추 하 12장 외우겠습니다

  • 2013-05-31 01:19

    공손추 하 13장  암송합니다.

  • 2013-05-31 08:36

    공손추 하 10장을 외우기는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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