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 양혜왕하 7장 해석과 관련하여

문탁
2013-03-31 11:28
1475

엊그제 이문서당 복습시간에 양혜왕하 7장 해석과 관련하여 우리가 좀 헷갈렸잖아요?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헷갈린거죠^^)

 

그러니까 "석자소진 금일 부지기망야"를  저는 앞의 '세신'과 비교되는 개념인 "친신"과 연관되며 이어지는 문장으로 해석해면서

"(왕이) 임명한 관리가 오늘날 없어진 것=도망친 것도 (왕이) 알지 못한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바로 다음 문장  "왕왈 오하이식기부재이사지"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지 갑자기 헷갈리더라구요.

직역을 하면 "내 어찌 그가 재주가 없다는 것을 알아서 그를 버린단 말인가?" 인데

앞의 문장과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헷갈리는거예요.

 

주자는" 이 말은 왕이 생각하기에  도망간 놈들 = 재주없는 놈들 인데 ...그런 놈들은 내가 처음부터 등용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 놈이 재주가 있는지 없는지, 그러니까 도망갈 놈이지 아닌지 알수가  있다면 아예 등용하지 않을텐데 (=舍)  그럴 수가 없었으니...어찌 해야 내가 어떤 놈이 재주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고 미리=아예 등용하거나 등용하지 않거나(=舍)할 수 있는냐, 고 맹자에게 묻는 것" 이라 해석했더군요.

 

이렇게 되면 舍=등용하지 않는 것= (미리) 버리는 것이 되는 셈이죠?

이 해석도 말이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여전히 매끄럽지 않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 또 한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뒷쪽에 맹자의 코멘트가 왕이 신하를 등용하는 방법과 더불어 이미 등용한 신하를 버리는 방법을 이야기 하잖아요?

그러니 앞쪽의 舍와 뒷쪽의 去를 연결시켜 해석하는 거지요.

 

그럼 앞쪽의 해석은 일단 "왕은 세신은 커녕 친신도 없다"고 끊고,  그 다음  "(뿐만 아니라) 너는 예전에 등용한 자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오늘엔 버려야 하는 데 그것(그 절차, 그 방법)도 잘 모른다"고 해석하는 게 가능합니다. 그럼 그것과 연결해서 "내가 (이미 등용한 사람이) 재주가 없다는 것을 어찌 알고 그를 버릴 수 있느냐"고 묻는 게 가능한 거죠. 이때 亡은 신하가 도망간 게 아니라 왕이 버리는 겁니다.

 

어쩌면 이 해석이 더 매끄럽다는 생각도 듭니다.

 

바람~님이 갖고 계신 책(뭔가요?)에는 이렇게 해석되어 있다는 거였죠?

 

음.... 뭐 우리가 주희의 해석만 따르라는 법은 없으니까...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듯도 싶습니다.

이럴 땐....대진이나 다산이  뭐라고 말했는지 보고 싶은데...그 책도 사야 하는 걸까요? ㅠㅠㅠ.....

 

우리 싸부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피에쑤 : 그러다보니 갑자기 "親臣"도 걸리더군요.  우리는 "친친"은 익숙하잖아요.  저는 보통 "친을 친애한다" 이렇게 해석하는디...ㅋㅋㅋ... 굳이 의역을 하면 "부모, 형제를 사랑한다" 정도가 되겠죠?  그러면 "친신"은?  사전을 찾아보니 <친신>=가까이 거느리는 신하....이렇게 되어있더군요. 그러니까 왕이 친히 거느리는 신하? 그럼 또 왕이 친히 거느린다는 건 또 뭘까요? ㅋㅋㅋ... 여기까지!  

 

 

 

댓글 4
  • 2013-04-02 01:05

    일전에 등용했으나, 오늘에는 그를 없애야 함을 판단하지 못하는 구나.. 정도로 의미 파악해봅니다.

    1) <없애다> 로 해석한 것은 亡이 망하다, 도망가다, 없애다 일때는 음이 <망> 없다, 가난하다 일때는 <무>

    여기서는 재주가 없는 것을 가리키기 보다는 문탁님의 해석처럼 왕이 버리는 것, 왕이 처단하는 것(없애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판단하다> 로 해석한 것은 논어에서 知는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능력으로 해석되기 때문. 즉, 인재를 잘 알아보고 등용하는 것이 知者.

  • 2013-04-03 11:09

    <맹자> 차주환 역저/ 명문당... 입니다^^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책입니다만...

    역자가 주자의 해석보다 '조기'의 해석을 따라서인지 우리가 수업시간에 해석한 내용과 다를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헷갈리긴 했는데, 여러가지 해석 가운데 다른 해석을 보는 것도 참고가 될 듯 하네요.

    한자 독음이 다를 때도 있고...실은 책에 오자도 꽤 있답니다. ㅋㅋㅋ

    그래도 해석에서는...앞 뒤 맥락면에서 저는 이해가 더 쉽습니다.

    주자주는...이해가 더 안되는 부분이 있어서요.

     

    위의 경우도 문탁샘의 말대로 앞뒤 맥락으로 보면 그 편이 훨씬 이해됩니다!!!

    성백효샘의 책과 계속 비교해서 보면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 2013-04-03 14:30

    저도 수업시간에 이 부분을 읽을 때,

    저는 잘 이해가 되질 않는데 다른 분들은 다들 뭐라뭐라 하시길래,

    정말 난 독해능력이 떨어지는 구나. 하는 소심한 생각을 하고 있었답니다.

    유독 이 부분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저만 이해가 안 된 건 아니었나봅니다.

     

  • 2013-04-04 14:59

    대진이나 다산 생각을 알고 싶다고 하셨는데,

     

    생각컨대, 대진의 <<맹자자의소증>>과 다산의 <<맹자요의>>에 나온 해석을 알고 싶으신 거죠.

     

    그런데, 이 둘은 주희의 <<맹자집주>>나 한대 조기의 주석처럼 모든 구절에 주석을 한 책이 아닙니다.

     

    <<맹자자의소증>>은 아직 안 찾아봐서 잘 모르겠고, <<맹자요의>>에는 이 구절에 대한 설명이 없네요.

     

    보통 국역본을 살펴 보면, 거개가 주희주 위주이지만 간혹 주희주 말고 다른 주석을 참고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때는 주희 이전 사람인 조기의 주석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지요.

     

    바람 선생님께서 보고 계신 차주환, <<맹자>>는

     

    주희의 집주와 조기의 주석을 적절히 참고하여 번역한 책입니다.

     

    우리가 지금 굳이 대동문화연구원에서 나온 <<경서>>에 실린 <<맹자>>를 들고 공부하는 이상(얘를 '대전본'이라고 특별히 지칭하기도 합니다) 주희의 주에 따라 대부분을 설명해 드리고 있는 거지요. 우리만 이렇게 공부하고 있는 건 아닐 거고요, 지금도 참 많은 사람들이 주희의 주석을 참고로 하고 있지요. 예전에 어마어마 했을 겁니다. 과거시험 답안을 주희 주석에 맞추어 써야 했다니까요. 그러니까 우리도 일단은 주희의 주석을 기본으로 하고, "남은 힘이 있으시면" 다른 주석들도 자유롭게 참고하시는 게 어떨까 싶어요.

     

    주희가 푼 대로 해석이 적당히 되면, 일단 넘어가시고, 잘 이해가 되지 않을 경우 다른 주석을 참고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내일 좀더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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