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8월 30일 후기

초록
2013-09-05 08:32
1435

개인적으로, 작년 논어를 읽는 내내  '쓰여지면 소임을 다하고, 쓰여지지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떠난다.'는

말에 대해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아니, 그렇게 하는 건 너무 쉬운 정치아냐 ? 어떤 상황에서건 올바른 나의 뜻을

펼치고 실행하도록 애써야하는 거 아냐 ?' 뭐, 좀 건방진(?ㅋ), 근거없는 주장이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당시에는 자기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것이 쓰여지지 않는다면 떠나가는 게 원칙(?)이나 관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和를 하려 하면, 좁다고 隘이라 하였으니 말입니다.

 

지난 시간에 읽은 장은 장을 달리하여도, 계속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이윤, 백이, 유하혜에 대한 이야기를 공자와 견주어 한마디로 일축해버렸네요.

 孟子曰 伯夷 聖之淸者也 伊尹 聖之任者也 柳下惠 聖之和者也 孔子 聖之時者也  라고.

 

맹자는 공자를 세 성인의 다른 덕을 다 겸비하고 있다해서 집대성이라 하였습니다. 집대성은 음악에서 衆音의 小成을 모아

一大成을 만드는 것과 같은 것으로,  세 성인은 한 음에 치우친 것과 같으나, 공자는 처음에 金을 울리고 玉으로 마치는 데

맥락이 잘 관통하여 한 대성이 된다고 한 것입니다.

(저는 금으로 시작한다 하여 박 정도로,  옥으로 마친다하여 편경 정도를 상상하였습니다. 음악이 예를 표현한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는데, 음악에 있어서 이런 깊은 뜻이 있다는 건 종묘제례악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때부터 의심했었지만, 논어 맹자를

읽으며 그 실체가 더 드러나는 듯 합니다.)

 

논어에서도 공자님은 백이와 유하혜에 대해 逸民이라고 하였네요.

이미 앞에서 맹자가 백이는 隘하고, 유하혜는 不恭하다 하였었습니다.

어쨌든, 가장 時中을 잘 한 이가 공자라는데, 그래서 지난 시간 맨 마지막 문장인

譬則巧也  譬則力也 由射於百步之外也 其至 爾力也 其中 非爾力也  에서 헷갈릴 듯 말 듯 (或難?) 한 이야기는

세 성인은 비록  聖에는 이르렀으나 지혜가 時中에 미칠 수 없었다. 정도로 이해를 하였습니다.

공자가 말하는 '無可無不可',  나아감과 물러남도 時中이었던 것이지요.....

 

어쨌든 맹자를 읽으면서 줄곧 독해력에 의심을 해 온 저로서는 '한자어를 또 다른 한자어로 해석해 놓은 것'에 닿을 듯 말 듯한

저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실체를 잡을 수 없어 언표 불가능한 게 아니라, 실체가 있다고도 하고 언표 가능이라고도

하는데 이해불가능 함.   읽고 또 읽을 수 밖에 없겠지요. 嗚呼 라!!!

느낌 알 때까지^^

 

 

댓글 4
  • 2013-09-05 08:35

    저는 만장 하 1장에 孔子之去齊 接淅而行~ 부터 끝까지 읽고 또 읽습니다.

  • 2013-09-05 16:26

    지난 한주가 마치 한달은 된 듯 합니다.

    너무 여러 가지 일들이...일어났던 한 주를 보내고

    늦게나마 지난 이문서당 수업을 돌아봅니다^^

     

    만장은 재밌네요~

    만장이 맹자에게 꼬치꼬치 캐묻는 장면도 재밌고

    간간이 보이는 이야기가 참 재밌어요!

    지지난 시간 처와 첩의 남편 헐뜯기장면도 ㅋㅋㅋ

     

    행사가 많은 계절이 시작되어선지

    저는 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만장 하편 1장에서 맹자는 백이와 이윤, 유하혜, 공자에 대해 말합니다.

    그 가운데 유하혜에 대하여...

     

    타락한 임금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작은 관리 자리를 사양하진 않고,

    벼슬자리에 나아가 자신의 현명함을 숨기지 않고,

    반드시 그 마땅한 도로써 하며,

    벼슬자리를 잃더라도 원망하지 않으며,

    위급하고 궁벽한 삶을 살아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마을사람과 더불어 살며 유연하게 차마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너는 너고, 나는 나이니

    비록 어깨를 걷고 내 옆에서 옷을 다 벗더라도

    네가 어찌 나를 더럽힐 수 있으리오.

    고로 유하혜의 풍모를 말하는 자는 비루한 자는 관대해지고 박한 자는 후해지더라.’

     

    여러 사람과 더불어, 함께 살기도 하고, 모꼬지도 준비하며 우리는 살아갑니다.

    모든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이끄는 이와 따르는 이가 같은 마음이 될 수는 없으나

    서로 원망하지 않고 로서 도우며 를 이뤄간다는 것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길게 길게 느껴진 한주를 보내며 제 마음속에서 계속 소용돌이친 바람은 바로

    였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습니다.

    그 상처를 너는 너이고 나는 나다. 네가 어찌 나를 더럽힐 수 있으리오...’로 볼 수 있을지...

    의연한 유하혜의 모습이 결국 제게 남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수 있는지 방법을 고민해봐야겠습니다!

     

    덧글: 참고로 위에 말한 지난주 제게 일어났던 일들은 문탁에서의 일과는 무관합니다. 혹시라도 오해하실까봐^^

     

    숙제는...이 부분을 암송하겠습니다~ "유하헤 불수오군~박부돈"

    덤으로 유종의 미를 떠올리게 하는 뒷부분...'공자지위 집대성~종조리자 성시자야'도 해볼까나...말까나...^^

  • 2013-09-05 21:59

    만장 하 1장은 제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聖之和者인 유하혜가 제겐 제일 나은 길로 보이는데

    可以速則速 可以久則久 可以處則處 可以仕則仕 孔子也

    속히 떠날 만하면 속히 떠나고 오래 머물 만하면 오래 머물며,

    은둔할 만하면 은둔하고 벼슬할 만하면 벼슬한 공자를 聖之時者也라고 말하네요.

    기존의 제 관념으론 공자는 타이밍(선택)의 고수, 눈치 100, 기회주의자로 보이거든요.

    그런데 음악의 연주로 비유하여 설명한 부분에서 조금 이해가 되었어요.

    백이, 이윤, 유하혜가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트럼펫, 북 연주자라면

    공자는 이들 음들을 어울리게 총괄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伯夷 淸, 伊尹 任, 柳下惠 和의 세 카드를 다가진 공자가 타이밍에 맞게

    이를 사용하는 감각은 어디서 나올까요? 나에게 세 카드를 설사 쥐어 준들

    지금이 어느 타이밍인지를 어떻게 알까요? 우리가 흔히 인생 후렴구로 사용하는

    인생은 타이밍이야!’의 원조가 바로 공자인가요?

    맹자의 사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먼저 논어를 읽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현재의 제 인생의 타이밍인가 봅니다.

    만장 하 1장 전체를 읽고 또 읽고, 곱씹어 봅니다.

  • 2013-09-06 07:46

    지난시간 맹자는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곰곰 생각해보니

    맹자의 시대는 많은 성인이 필요했던 시기라고 혼자서 이해를 구했습니다.

    꼭 놀아주어야 하는 친구가 어렵게 찾아와서 땡땡이 치고 놀았어요.

    숙제 고민해보겠습니다. 무얼하고 놀면 좋을지....

    암송보다는 다시 읽겠습니다. 맹자가 입심좋은 사람이 될지 성인이 될지는 저에게 달려있나요? 저의 고민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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