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4강 후기

썰매
2015-01-30 18:10
323

후기를 써야 한다고 합니다.

하라고 하니깐 숙제가 되었네요.

숙제는 안 해야 맛이지만, 하기로 합니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강의를 정리하는 것은 역시나 무리.

그래서 무엇을 써야할지 모르면서, 저는 이 난감함을 즐기기로 합니다.

어절씨구...

장.하.다.

2015. 1. 27 (화)

오늘은 포우의 「도난당한 편지」를 통해서 라깡이 말하고자 했던 기표의 질서에 대해 들었다.

라깡은 이 단편에서 ‘반복 강박’을 문제 삼았는데, 나는 어쩌다가 라깡이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우연히 책을 읽다 보니 반복 강박에 대한 생각으로 연결이 되었는지...

반복 강박에 대해 설명하려고 비슷한 구성의 책을 알아 본 것인지...

자신이 생각했던 논리를 설명할 완벽한 자료를 만났을 때 얼마나 신이 났을까 상상해 보았다.

「도난당한 편지」도 잘 팔렸겠지?

나는 선생님 말씀을 들으면서 삼천포로 빠져갔다.

‘나는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 있고, 내가 있지 않은 곳에서 생각 한다’

행동의 동기가 무의식에서 나온다는 말인데, 라깡은 기표의 구조 안에 무의식적 주체를 배치했다.

라고 한다.

상징은 대상을 대신하는 기호로, 상징계가 주체를 구성한다고.

주체는 자신이 기표들의 주인이고 능동적인 존재라고 착각하지만 이런 주체는 기표들의 작용의 산물,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금껏 나는 기표들에 의해 조종되어 살아왔고 앞으로도?

나의 무의식과 나의 욕망은 무엇이고 지금 그것들은 어디에 있으며 어떤 기표에 의해 드러날 것인가..

표출되지 못했던 나의 욕망은 어떤 것으로 대체되었을까...

노트에 메모를 하며 역시나 삼천포..

「도난당한 편지」에서 왕. 왕비. 장관, 경찰, 뒤팽은 구조적으로 같은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장관은 편지를 훔치는 자에서 편지를 숨기는 가로 자리를 바꾸고 왕비와 같은 방식으로 편지를 숨긴다.

그들이 차지하는 자리와 그 자리에서 가능한 시선.

그리고 반복되는 행동.

도난당한 편지를 읽어 봐야겠다.

줄거리만 알아서는 알 턱이 없는 노릇이다.

퍼즐을 맞추는 것 같은 짜릿함도 없고, 후기 쓰기도 어렵다.

라깡은 정신분석학을 연구하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나는 왜 이 막막한 공부를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일까.

후기를 더 쓰다가는 삼천포에 빠져버린 넋두리와  알 수 없는 얘기만 늘어놓게 될 것 같아 이쯤에서  정리해야겠습니다.

세 시간째 레고를 붙들고 있는 둘째한테 나도 좀 끼워달라고 해야겠습니다.

* 다음 시간에는 「욕망의 전복-비트머」을 주교재로 한다고 합니다.

댓글 1
  • 2015-01-30 18:55

    후기로 읽는 썰매님의 넋두리.. 좋은데요!

    라깡이라는 문을 통해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요?

    사사끼는 <야전과 영원> 에서 라깡적 주체의 탄생이라는 말을 했지요.

    읽을 수 없는 것을 읽으려고 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중에

    우리는 라깡적 주체로 성형된다고..

    그런데 그건 아마.. 라깡만이 아니라 모든 읽기가 가지고 있는 비밀!

    알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얻게 되는 모든 앎이 갖는 비밀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이미 아는 것을 읽는다고 생각하는 자는 

    결코 ***적 주체라는 새로운 주체로의 변형이 불가능하다는 슬픈 이야기이기도 하겠지요!

    모르던 것을 읽어버린 자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기가막힌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ㅎㅎㅎ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93
[정신분석 4강 후기]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해봅시다! (1)
히말라야 | 2015.02.01 | 조회 361
히말라야 2015.02.01 361
392
정신분석학-4강 후기 (1)
썰매 | 2015.01.30 | 조회 323
썰매 2015.01.30 323
391
낭송장자 3강 후기(산새조) (2)
장자수강생 | 2015.01.29 | 조회 672
장자수강생 2015.01.29 672
390
프로이트-라캉 4강 후기 (4)
봄날 | 2015.01.28 | 조회 549
봄날 2015.01.28 549
389
[프로이트와 라깡] 3강 후기 ㅡ.ㅡ (2)
낭만고양이 | 2015.01.23 | 조회 426
낭만고양이 2015.01.23 426
388
낭송장자2강 후기 (1)
드림 | 2015.01.22 | 조회 598
드림 2015.01.22 598
387
<장자> 새해에는 조르바처럼 장자처럼 (펌) (2)
반장 | 2015.01.20 | 조회 668
반장 2015.01.20 668
386
<파지사유 인문학- 낭송 장자> (2강) 산새조 후기 (2)
산새 | 2015.01.19 | 조회 541
산새 2015.01.19 541
385
<학교 밖 배움 상상> 2강 - 공부방조 후기
뿔옹 | 2015.01.19 | 조회 497
뿔옹 2015.01.19 497
384
<낭송 장자-제2강> 늦은 후기 올립니다. (2)
빈손 | 2015.01.19 | 조회 596
빈손 2015.01.19 596
383
<낭송 장자-제2강> 늦은 후기 올립니다. (2)
빈손 | 2015.01.19 | 조회 683
빈손 2015.01.19 683
382
정신분석학 2강 후기
인디언 | 2015.01.16 | 조회 418
인디언 2015.01.16 418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