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 1강 후기

건달바
2015-05-09 23:47
687

그동안 들었던 강의들이 남겨준 읽다만 책들이 부담으로 차곡차곡 쌓이고

그래서 5월은 강의를 쉬고 밀린 책들을 읽어보리라 마음 굳게 먹었지만…

그리스문학에 대한 오랜 내 염원은 결국 오늘 아침 날 떠나게 만들었다. 파지사유로…ㅋ

책도 없고 그래서 한 글자도 읽지 못하고 강의를 들었다.

그러나 새털님의 심혈을 기우린 강의안과 그녀의 성의있는 레퍼런스가 빚어낸 강의는 그녀가 무엇을 말하려하는지 팍팍 와 닿았다.

그녀가 방점을 찍은 오늘의 주제는

1. 서사시는 반복이다.

2. 영웅 = 운명애

또 다시 맞닥드린 "반복"의 중요성!

서사시는 반복을 통해서 주제를 부각시킨다. 그러면서 그 주제는 우리에게 각인된다.

개인적으로 반복을 싫어하는데 내 인생의 모든 패착은 이 반복하지 못하는 조급함과 얄팍함이었던 것 같다.

다시 한번 반복의 중요성을 가슴에 새겨본다.

그리고 앞으로 일리아스를 읽어 나아갈 때 반복을 오히려 즐겨보려고 맘 먹었다.

서사시의 영웅과 비극의 영웅을 비교하며 알게된 Amor Fati!

서사시의 영웅 중 먼저  일리아스의 영웅은 '호메로스적 인간'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그는 주어진 상황과 정면승부하며 그 결과를 쿨하게 받아들이는 또 겉과 속이 같은 인간이다. 

그러나 오딧세이아의 영웅은 장열히 죽음을 선택하지 않고 구차하게(?) 어떻게해서든 살아서 귀환하는데서 그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페르시아전쟁의 승리후 등장한 비극장르.

거기에 다시 영웅이 등장한다. 

아이스퀼로스의 비극 그리고 소포클레스의 비극 속 각각의 주인공인 오레스테스와 오이디푸스…

그들은 호모적 영웅과는 차이는 있을 지언정 자신의 운명을 회피하지않는 운명애를 보여준다.

새롭게 알게된 사실도 있었다. 

BC 8C에 이미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 실질적인 이익만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여기는 인간의 왜소화가 진행되었다는 점.

아! 이때도 인간이 이랬단 말인가! 

폴리스들이 강성해지고 식민지를 늘려가는 제국주의적 팽창속에 물질의 축적이 있었던 것일까?

산업혁명 이후의 상황과도 일면 맞닿아 있는 것도 같다.

물질은 언제나 인간을 저질화시키고 왜소화시키고 불안에 떨게 하나보다.


소포클레스시대는인 BC 5C의 아테네는 델로스동맹의 맹주로, 민주주의 수호라는 명분 아래 약소 폴리스를 응징하는 제국의 역할을 했고

물신주의가 팽배해있었다고 한다.

우리가 그토록 찬양해마지않던 아테네의 '직접민주주의'가 델로스동맹으로 다른 폴리스에서 수탈한 금을 유용하여 의회에 출석한 시민들에게 일당을 주며 가능했다는 것이다.

우린 학교에서 뭘 배운걸까?

한면만 배운 느낌이다.

호모의 영웅이 그렇듯 상승과 하강, 성공과 실패, 빛과 어둠, 치열한 삶과 장렬한 죽음

모든 면을 보아야한다.

편집본이 아닌 원본을 말이다.

영웅이 갖고 있는 힘은 바로 있는 그대로의 삶을 직면하는 내면이 힘이었을 것 같다.


댓글 2
  • 2015-05-10 11:11

    첫 강부터 참석하지 못해 죄송하고

    새털의 강의를 못들어 못내 아싑습니다. 

    열심히 운동해서 담 주는 함께 하겠습니다.

    긴달바의 후기도 즐감, 

    왠지 날로 먹는것같아 지송...

    반복의 중요성!

    실천으로 이어봐야 겠습니다.

  • 2015-05-10 21:52

    너무나 훌륭한 수강생님이 아무 예고도 없이 와 주셔서 너무 좋았고,

    책도 안 읽고 왔음에도...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깜놀했고,

    이렇게 신속하고 멋진 후기까지..완전 감사합니다 ^^

    건달바샘이 정철수고로 오면 얼마나 즐거울까를 잠깐 상상해 봅니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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