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목가> 후기 - 살아 왔다는 것, 이것이 놀라운 일입니다

진달래
2021-05-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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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목가>가 끝났다 . 

여울아는 소세키보다 훨씬 좋았다고 했는데 나는 많이 낯설었다. 

미드 한 편 본 듯한 건 굉장히 친밀한 느낌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아마도 미국 역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어서 인 듯하다. 

마지막 3부의 끝은 드라마 같았다.  전형적인(?) 미국 드라마의 한 장면. 

알고보니 서로 서로 바람을 피고,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거짓말하고 등등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루 레보브의 과거 이야기

- 술 취한 오컷부인이 참다 못해 포크로 그의 눈을 찌르는데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한 행동이 모두 선의에 의한 것으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 선의가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고려는 없는 것 같았다. 

다들 그 때는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나. 

 

가장 미국적으로 성공한 이민 세대의 상징인 스위드의 요새, 그의 인생은 거의 완벽했다. 

말을 더듬었던 딸이 베트남전쟁을 반대하고 미국을 욕을 하고 폭탄 테러를 하고 집을 나가기까지.

생각해보니 스위드가 딸을 찾으려고 했던 건 금이 간 자기 인생을 다시 메울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스위드는 끝까지 자기 딸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그래야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딸이 그렇게 된 데에는 세상이 마주한 그런 조건들이 우연히 맞아서 이루어진 일들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왜 그런지 고민만 하는 스위드보다 주름 제거 수술을 하고 자기 인생을 다시 일으키는 그의 부인이 훨씬 능동적인 인물이었다. 

뭐가 잘못 된 것인지에 빠지지 말고, 이제 어떻게 해야지를 생각해야 하니까. 

자기가 알고 있는 혹은  좋은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 사이를 빠져 나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인디언샘의이 발제 마지막에 인용한 '살아왔다는 것, 그것도 이 나라에서, 이 시대에., 우리로서 이것이 놀라은 일입니다.'가 자꾸 눈에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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