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서당-논어]2분기 1회차 후기

산새
2021-05-10 00:17
260

후기를 쓰려고 뒤적이다 2015415일 자 <제자백가> 강의안을 찾았다.

우샘 특강인데 1강 소제목이 지식인()의 탄생이고 의 정의와 생존전략에 관한 내용이다.

요약하면, 는 책 읽는 사람(=평생 독서인), 가 정치를 하면 대부(讀書曰士: 從政曰大夫)가 된다.

귀족신분(귀족의 서얼, 상급귀족의 족인)이지만 주어진 땅(恒産)이 없으므로 몸값이 곧 생계!

춘추시대 이전에는 종법과 혈연관계로 기생했지만 종법제가 무너진 춘추시대 이후 생계가 막막해져 독자적인 생존전략을 모색. 육례(六禮->禮樂射御書數)의 훈련을 통해 문무(文武)에 능했던 그들은 지식과 재능(그 외 무엇인가 눈에 띄는 것)을 자유롭게 교환하기로 작정하고 천자, 제후, 경대부에게 발탁되기를 열망하며 죽어라 공부하고 종횡무진 천하를 누볐다.

평생노숙자, 떠돌이 지식인으로!  그러다가 기회가 오면 그때그때 자유계약직으로 협상하여 곡록(봉록)을 받았다.

諸子百家는 춘추전국시대의 계층의 자유분방한 사회정치활동의 산물이다. 

는 지식으로 먹고 살기 위해 평생 길에서 배우고 길에서 생각하고 길에서 썼다.

논어는 그 시절 그런 생각들로 가득한 기록이다.  열공(修身)해야 濟家/治國/平天下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13(자로)20장과 28장은 어떻게 해야 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답이다.

20장은 자공이, 28장은 자로가 똑같은 질문을 했고 공자는 당연히 다른 답변(자공에게 行己有恥, 使於四方 不辱君命‘/자로에겐 切切,偲偲,怡怡‘)을 했다.

 

자공은 行己에 부족함이 많다고 여기셨나보다. ‘行己는 처신을 잘하는 것이다.

자공 스스로는 잘하고 있다고 여겨 이런 질문도 해봤으나 스승은 너는 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라고 답했다.

교만하면 실수하고 고립되니 스스로 깨우치고 부끄러워해야할 부분을 채워 넣으란다.

외교(언어)에 능해 잘 나갔던 자공은 항상 남들과 비교하기를 좋아하고 눈에 띄는 행동으로 인정받고 싶어 했다.  그것을 부족하다 여긴 공자는 자기처신에 대한 자각, 실수하지 않는 성찰의 눈을 지니라 가르치신다.

공자사후 자공은 공자의 염려대로 큰 실수(원헌을 만난 에피소드)를 남겨 평생 후회했고 자공학파는 학문적 성취를 이루지도 못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교만하면 건너뛰게 된다. 그 뜻에 ‘하지 않으려는 것’도 있어야 한다.

行己有恥는 스스로를 움직임에 있어 생각함(부끄러운 일에 부끄러움을 느껴 행동을 제어)‘이 있는 것.

항상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신중히 해야 .

란 근본(入孝出弟)을 지키는 사람이다.  ()에 있어서도 능력을 갖추면 최상이나 뜻과 재주가 다소 부족해도 근본은 행할 수 있고 스스로 지키는데 실수가 없다면 거기까지는 인정해준다.

자공은 더 높은 수준의 에 대해 묻지 않고 그 아래, 또 그 아래 단계만 물었다.

공자는 그 부분도 거슬렸을 것이다.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뜻을 둔 질문이 아니었으니.

 

자로에게는 자공과 달리 공적인 것이 아닌 사적인 것(친구와 형제관계)으로 에 대해 설명한다.  切切은 간절하게, 偲偲는 섬세하게(조심스럽게), 怡怡는 기쁘게 하는 것이다.

형제사이는 논리적으로 따지면 우애를 해친다. 그냥 즐겁게 지내고 반기면서 따뜻한 마음으로 교유해야한다.

그러나 친구사이는 좋게 넘어가기만 하고 충고하지 않으면 둘 다 손해다.

을 보완하는 관계로(以友輔仁), 간절하고 섬세하게 서로 따지면서 선을 권해야(責善) 인간다운 인간이 된다.

자로가 이런 관계 맺기에 서툴러 이렇게 부연설명을 다셨을까.

하긴.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가 편안하고 아무 문제도 없다면 성인이라 불러도 되지 않을까..

기쁘기만 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관계다.

 

21장은 中行之士, 狂者, 狷者가 나온다. 인재를 알아보는 知人과 연결해 생각할 수 있다.

최상의 인재는 中行之士中道, 中行을 행하는 사람이다.

크게 실수하지 않고 현명하게 사는 사람이니 더할 나위 없다. 이런 인재를 얻어 가르치고자 하나 많지 않다.

狂者는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부족하지만 해보려고 하는 진취적인 인간이다.

높은 뜻을 행동이 따라가지 못하지만 방향만 제대로 잡아주면 로 나아간다.

狷者는 조심스럽고 확실한 것만 하고자한다.

스스로 지키는 것(지조와 굳셈)이 있고 격려해주면 또한 로 나아갈 수 있다.

공자는 중행지사를 얻으면 좋겠지만 광자나 견자 정도만 되도 좋겠다고 했다.

반면 공자가 가장 싫어한 사람은 鄕原이다.

 

▶향원은 24장에서 말하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사람(鄕人皆好之)과 통할 수 있다.

마을사람들의 명망을 얻기 위해 선을 가장한 僞善者. 그래서 공자는 鄕原을 덕을 해치는 사람이라 했다.

마을 사람들이 다 좋아한다고 좋은 사람이 아니며 모두들 싫어한다고 나쁜 사람이 아니다.

好惡란 각기 부류()‘에 따라 스스로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니,

모두 좋다고 하는 사람보다는 분별력이 있는 사람(善者)이 좋아하고 조금 부족한 사람(不善者)이 미워하는 사람이 낫다.

 

22장은 남쪽사람들 이야기라며 주역뇌풍항괘 구삼효사를 빌어 항심의 중요성을.

232526장은 군자/소인을 비교했다.

군자는 이치()에 조화를 이루고 휩쓸리지 않는 사람,

공적인 일을 같이 하기는 쉬우나 개인적인 관계 맺기는 어려운 사람,

마음이 편안하고 제멋대로(잘난 척) 굴지 않는 사람. 소인은 그 반대다.

특히 25장의 공적인 일의 관계와 사적인 관계 맺기의 대비가 인상적이다.

군자는 공적인 일에 있어서는 재주와 그릇에 맞게(器之) 일을 시켜 오히려 쉬운데

정당한 방법이 아니면(不以道) 기뻐하지 않으므로 어렵다.

소인의 경우엔 반대로 선물이나 아부가 통해 기뻐하므로 개인적으로 관계 맺기는 쉬운데

공적으로 일할 땐 이것저것 다 시키면서 모두 잘해내기를 요구(求備)하니 어렵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런 사람은 너무 흔해서 그러려니 했던 기억이 나지만 다시 생각해 볼 문제가 맞다.

 

27장과 헌문2장은 에 관해서다. 剛毅木訥/克伐怨慾 不行은 아니지만 近仁이라는 것.  꾸준히 유지하고 개선시켜(수신,수행) 나가면 에 가까워진다.

이란 극기복례다. 克己에서 復禮까지 가야한다.

克己(자기욕망과 이것의 극복)가 전제되고 그 다음 단계로 ///의 기질을 100% 활용해서 이 기질을 가지고 의 단계로 나아간다.

군자가 모두 仁者인 것은 아니다. 공자는 군자보다 仁者를 더 높은 경지에 놓았다.

剛毅木訥 네 가지 덕목 중에 어느 하나라도 몸에 익힌다면 인에 한 발자국 더 다가간 것.

공자가 인에 대해 물으면 항상 인색하게 말한 이유다.

:강단있음, :의연함(), :질박 소박(), :遲鈍(생각을 하고 천천히 깊이 있게 말을 하는 것), :남을 이기려는 과도한 경쟁심, :스스로 자랑함, :원망, :욕심 냄.

 

29장과 30장은 敎民에 대해 나온다. 정치를 잘하는(능력있는) 사람이 7년은 가르쳐야 전쟁터로 데려갈 수 있다.

왜 전쟁터에 나가 싸워야하는지 가르치지도 않고 전투에 투입하는 것은 백성을 버리는(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다.

백성을 잘 가르치면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을 마음(親上死長)으로 전쟁터에 간다.

백성을 가르치는 것은 孝弟忠信부터 하고 務農 講武의 순서다.

 

정리노트가 아닌 후기를 쓰려고 했는데 또..ㅎㅎ

인간의 본성은 부단히 노력하지 않는 한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간다. 그 한발짝이 참 어렵다.

책을 읽는다는 게 뭔지.. 배운다는 게 뭔지..  생각은 가다가 자꾸 멈추지만.

그래도 논어가 이런 생각을 자꾸만 불러내주어 나는 참 고맙다^^

 

댓글 2
  • 2021-05-10 09:24

    정리가 아니라 우샘 강의를 다시 압축해서 듣는 것 같아요. 액기스에요^^
    논어의 한구절 한구절이 비루하지 않게 하는 힘이네요.

    반성이 아닌 자기혁명(?)의 구절로 읽고 싶어지는 요즘입니당^^

    후기 감사합니다~

  • 2021-05-11 07:10

    산새,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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