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머무르고 많이 이동하기

경덕
2024-01-2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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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문스탁그램 첫 글을 쓰는 경덕입니다.
 
작년에 다른 공동체 청년들을 만났을 때 문스탁그램을 소개한 적이 있어요. 다들 작명이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문스타그램이 아니라 문스'탁'그램이다. 악센트를 강조하며 정확히 말해주었지요.
 
그런데, 문스탁그램 구독자였을 뿐인 저는 어쩌다 공부방 회원이 되어 문스탁그램 글을 쓰게 되었을까요!?
 
 
쌍문 to the 동천
 
쌍문에 사는 제가 문탁네트워크에 처음 온 건 2년 전 우현, 만복과 함께 한 농밀한 세미나에서였어요. (이전에 참여한 고은의 퀴어링 세미나는 온라인 모임이었지요..) 2022년 2월 12일 오전 10시. 문탁 2층 강의실에서 우현과 만복, 지금 독일에 있는 현민, 우주소년의 수련과 만났습니다. 세미나 이후에는 문탁에 들른 동은과 어색하게 인사했던 기억도 납니다ㅋ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 줌 세미나에서는 정군샘과 철학 세미나 선생님들을 만났어요. 정군샘은 그때 중도 하차한 저를 두고 두고 기억하시며 애정어린(?) 코멘트(경덕님 그때 왜 나가셨어요?-_-)를 해주셨지요.ㅋ 
 
이후에 주역, 미학, 불교, 양생 등 여러 세미나에서 청년들과 선생님들을 만났고 매주 문탁에 오게 되었습니다. 불교 세미나를 계기로 점심도 먹기 시작했어요. 파지사유에서 열리는 인류학 세미나도 들었고요. 양생 세미나를 하며 일리치 약국과도 가까워졌죠. 저의 동선은 문탁 2층 강의실, 보라방, 봄날의 살롱이었다가 작년부터는 파지사유, 일리치 약국으로 이어졌는데 올해부터는 공부방에도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공부방은 가깝고도 먼 장소였어요. 세미나가 끝나면 바로 어딘가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청소 할 때 말고는 거의 들어가보지 못했거든요. (유리벽 너머로 공부하는 선생님들의 아우라를 종종 느끼긴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어떤 '우발적'이고 '횡단적' 계기로 공부방 회원이 되어 1234 기획안도 쓰고.. 조만간 붙박이 나무 책상에도 앉게 될 것 같습니다.
 
작년 에세이 워크숍에서 모로 샘이 타로점을 봐줄 때까지만 해도(음. 지치셨군요. 내년에는 문탁과 다소 거리를 두시겠어요.), 12월 마지막 불교 에세이를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아, 내년에는 돈을 벌어야 하니 일을 더 하고 세미나와 활동은 줄여야지..)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다시 어떤 열의에 차서 올해는 문탁에 좀 더 자주, 오래(음 일단.. 화요일 종일, 금-토 연속..)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문탁에 머물지 않는 동안에는 어딘가를 돌아다니게 될 것 같아요. 새벽이생추어리 활동이 새롭게 개편되었거든요.
 
 
 
 

새벽이생추어리는 이사 후에 새벽, 잔디와 함께 살며 활동하는 새생이들, 서울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새생이들로 나누어졌어요. 저는 새생이는 아니지만 몇몇 새생이들과 새로운 단위로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고요. 이전처럼 정기적으로 돌봄을 하지는 않지만 활동가들과 여러 현장을 찾아다니며 무언가를 기록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런 메세지가 오더라고요?

 
활동가 G : 경덕님 혹시 운전 할 줄 알아요?
나 : 장롱면허...지만 할 수 있긴 해요. 근데 우리 어디 멀리 가나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진 못했지만 현장 기록을 바탕으로 매월 30일에는 인문약방 자기돌봄 코너에 <동물을 만나러 갑니다>라는 에세이를 연재할 예정입니다.
 
파트 타임으로 할 수 있는 일도 구하고 있어요! 원래는 일을 먼저 구하려고 했는데 순서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무재성에 인성 과다의 사주 때문일까요?) 그래도 예상치 못한 지원을 받게 되어서 무척 감사한 마음입니다. 얼마 전에 문탁 청년들과 길위기금 팀 선생님들을 만났어요. 작년에 이어 청년 학비 지원을 받게 되었고 올해는 기본 소득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금 운용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하다 보니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공동체에서 돈이 잘 순환하려면 공부와 활동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야 할지도 고민하게 됩니다. 
 
 
 
경덕 옥탑방에 모인 청년들(현, 은, 원, 복 )
 
 
이러이러한 사정으로 올해 저는 문탁에 더 오래 머무르면서 공부의 밀도를 높이고, 더 많은 현장을 다니며 활동의 영역을 넓이게 되었습니다. 분주함 속에서도 공동체 윤리를 지키고 공부와 활동이 유기적일 수 있도록 애써야 할 것 같아요.
 
문스탁그램에는 머무르고 움직이는 중에 선생님들과 나누고 싶은 장면이나 이야기들을 소소하게 남겨보려고요. 첫 번째 글이라 좀 장황했지만, 앞으로는 좀 더 가볍게 툭툭 적어볼게요!^^
댓글 8
  • 2024-01-23 09:42

    경덕님, 문스탁그램에서 만나니 더 반갑네요!!
    이제.. 공부방에서도 자주 만나요!!ㅎㅎ

  • 2024-01-23 11:03

    웰컴투더정글.. 아니 웰컴투더문탁입니다ㅎㅎㅎ

  • 2024-01-23 11:53

    경덕의 장거리공부 응원합니다!! 롱런하시길^^

  • 2024-01-23 13:16

    쌍문 투더 동천!!
    환영해요(?)경덕샘~~ 아 문탁은 경덕샘이 선배시군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경덕샘^^

  • 2024-01-23 13:37

    경덕은
    비장미…가 있는듯요
    (근디 저랑 언제 어색하게 인사를 언제 했었죠??)

  • 2024-01-23 14:40

    환영합니다. 벌써 저와 두가지 공통점이 있군요. 80년대에 태어난 롱디 회원 ㅋㅋㅋ

  • 2024-01-23 20:11

    경덕님의 문탁생활
    응원해요.^^

  • 2024-01-29 17:03

    경덕님의 활발발한 문탁생활을 기대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