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마치며

누룽지
2023-01-18 23:35
217

 

잘 놀았다.

정말 잘 놀았다.

방학 중 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어떤 특강도 흔들림 없이 외면하며 완전히 발을 빼고 잘 놀았다.

참 시원하다.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부족한 나에 대한 스스로의 압박감이 계속되는 게 무거웠나보다. 열심히 하던지 스스로 걸머진 부담감을 내려놓던지 이 명쾌한 답 사이에서 왜 그렇게 질척거린 건지 알수가 없다. 이제는 피실피실 웃음이 나온다. 

 

느리고 작은 걸음 폭으로 걷기, 나의 숨을 느끼다 하품나오면 나른해지기...

굳이 방학 때 뭐했냐 하면 가끔 이랬노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수박물관에 갔었다.

수 놓은 비단 천으로 표지를 엮어 놓은 책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던 것 같다.

얼마나 소중한 책이었으면 이렇게 곱고 정갈하게 수 놓아 표지를 할까?

내게 이렇게 하고 싶은 책이 있었나?

언젠가는 이런 책이 생길까?

이 방학을 마치고 또 사작하는 새로운 배움에 나는 어떤 마음으로  한걸음씩 걸어갈까?

댓글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204
고문진보를 마치며 (2)
누룽지 | 2023.05.18 | 조회 199
누룽지 2023.05.18 199
203
이소경 후기: 허브향기 나는 굴원 (1)
콩땅 | 2023.04.26 | 조회 220
콩땅 2023.04.26 220
202
지식인의 이상을 담은 <초사> 굴원의 '이소경'
느티나무 | 2023.04.19 | 조회 175
느티나무 2023.04.19 175
201
한유의 짧은 글들
토용 | 2023.03.27 | 조회 159
토용 2023.03.27 159
200
소동파, 순자를 말하다 (1)
요요 | 2023.03.21 | 조회 395
요요 2023.03.21 395
199
'논문' 잘 쓰는 소동파 (1)
자작나무 | 2023.03.15 | 조회 231
자작나무 2023.03.15 231
198
구양수의 춘추론 후기-공자님의 뜻을 어찌 헤아려야 할까!
인디언 | 2023.03.08 | 조회 210
인디언 2023.03.08 210
197
한유의 취업에서 살아남기 2
느티나무 | 2023.03.02 | 조회 230
느티나무 2023.03.02 230
196
문장궤범 첫 시간 후기: 한유(韓兪)의 취업에서 살아남기 (2)
콩땅 | 2023.02.20 | 조회 238
콩땅 2023.02.20 238
195
후기 : 정이천의〈四勿箴〉 (1)
토용 | 2023.02.12 | 조회 301
토용 2023.02.12 301
194
글을 잘 쓰려면 여행을 가라고!? (2)
자작나무 | 2023.02.02 | 조회 203
자작나무 2023.02.02 203
193
만남에도 예가 있다
요요 | 2023.01.25 | 조회 242
요요 2023.01.25 242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