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 고문진보 2회 - 진나라의 과오

진달래
2022-06-16 16:43
140

가의(賈誼)는 낙양 사람으로 열여덟에 시를 외우고 글을 잘 지어 이미 군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인물이다. 스무 살에 박사가 된 가의는 효문제의 눈이 들어 일 년 만에 태중대부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소년등과는 위험하다고 하더니, 너무 이른 가의의 출세를 시기하는 사람들에 의해 결국 장사 지역의 태부로 좌천되기에 이른다. 4년 뒤 효문제를 다시 만난 가의, 효문제는 가의를 양나라 회왕의 태부로 삼았다. 몇 년 뒤 회왕이 말을 타다가 떨어져 죽었다. 가의는 자신이 태부로 있으면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한 것을 탄식하며 슬퍼하다가 서른셋의 나이로 죽었다.

「과진론(過秦論)」은 가의가 효문제에게 올린 글로 진나라의 잘못을 적어 왕에게 간언하는 내용이다. 「과진론」은 『사기』 「진시황본기」에 전문이 실려 있다. 『고문진보』에는 그 가운데 한 단락이 실려 있다.

 

“인의를 베풀지 않았고 공격하고 수비하는 형세가 달랐기 때문이다.(仁誼不施 而攻守之勢異也)”

 

가의는 진(秦)나라가 수성하지 못하고 진시황 사후에 2세 때 금방 망한 이유로 이렇게 ‘공격하고 수비하는 형세가 다름’을 지적하고 있다.

 

다음으로 읽은 「진시황부소론」은 진시황이 태자인 부소의 간언을 내치고 순수길에 올랐다가 중간에 죽음을 맞이한 뒤에 조고와 이사, 호혜가 왕의 조서를 꾸며 부소를 죽게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글을 송나라의 문장가 소동파가 지었다.

이 글 역시 당시 진시황이 가혹한 법으로 다스린 것을 문제 삼으며, 부소가 아버지의 편지를 보았을 때 자결살 수밖에 없었던 맥락을 짚어 간다. 법의 무거움을 알고 있던 부소는 아마도 조서가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조고는 이런 것까지 계산해서 부소에게 거짓 조서를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역시 쉽게 백성들을 다스려야지, 가혹하고 엄한 벌로 정치를 하면 안 됨을 이야기하고 있다.

 

부소가 진나라를 이어 받았으면 좀 오래 버텼을까? 하지만 우리는 진시황이 그렇게 엄격한 법을 적용해서 나라를 통일했는데 쉽게 자기의 입장을 바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때에 따라 배치를 바꿀 수 있는 것... 아마도 성인(聖人)의 영역인가 보다.^^;;

댓글 1
  • 2022-06-21 16:48

    대통령도 처음 해보는 사람이 있는데, 천화통일을 처음 해보아서........ㅎㅎㅎ
    역사의 결과를 알고 있는 지금에서 보면 바꾸는 것이 쉽게 보이지만, 그 당시로는 천하를 다니면서 직접 관리하는 것이 최선으로 보였을 것같은 생각이 듭니다.  땅이 쪼매 넓어서 그렇지......ㅎㅎㅎ
    요즘 서양 철학자들이 시간의 개념을 현재에서 과거, 미래를 보는 방식으로 주장하는 것으로 읽고 있는데,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타임머신 타고 당시 진나라 상황에 들어 가면 과연 진시황의 선택을 잘못 되었다고 볼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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