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깔진의 내전은 아직도 진행중!(좌전이 노나라 역사책 맞아?!)

봄날
2023-08-28 14:16
99

어쨌든 희공11년은 비정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시 진은 혜공이었는데, 희공에게 사신을 보내어 비정의 난이 있었음을 알린다. 주왕은 진혜공에게 신표를 내렸는데, 옥을 받드는 예가 불손했나 보다. 사신이 돌아가 '진후가 후계를 잇지 못할 것이다. 신표받기를 저렇게 불손하게 하다니...사신으로 갔던 내사과가 이런 멋진 말을 했다."예(禮)란 나라의 근간이요, 경(敬)은 예를 싣는 수레다."...나만 멋지다고 생각했나 보다...ㅎ

여름에는 또 몇 융족 사람들이 힘을 합쳐 주땅을 침공했는데 진(秦)과 진(晉)이 융을 쳐서 주나라를 구했다고 하고, 진후는 융과 왕실을 화해시키려고 했다. 

한편 황나라는 제나라가 자신을 도와줄 것을 믿고, 초나라 인접국이면서 초나라에 공물을 바치지 않았다. 본디 그럭저럭 친한 것과 결정적인 순간에 자기 편이 되는 것과는 천지 차이인데, 황나라가 어리석은 건 아니었을까. 결국 초나라가 11년 겨울에 황을 쳤다.

그리고 12년에 오면 초나라가 황나라를 완전히 멸망시킨 것으로 나온다.

희공12년에 위나라가 나온다. 이 위나라는 민공때 적에게 멸망당한 나라이다. 그러나 주변 군주국들이 그 유민들을 받아들이고 살게 해주면서 다시 위나라로 살아갈 수 있었다. 당연히 적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12년 봄, 제후가 위나라의 초구에 외성을 쌓았는데 적(狄)의 침입을 걱정해서였다.

양왕이 융과 왕자대가 야합해서 왕성을 친 것을 응징하려고 왕자대를 쳤고, 왕자대는 제나라로 도망갔다. <사기>주본기에는 왕자대(숙대)가 융과 함께 양왕을 쳤다고 나와있다.

 

주의 양왕이 관중을 상경의 예로써 대하자 관중이 사양했다고 한다. 여기서 관중이 사양한 배경은 이렇다. 경에는 상경과 하경이 있다. 상경은 천자가 임명하고, 하경은 군주가 임명한다. 관중은 자신이 배신(陪臣)으로서 제나라 제후에게 임명받았으니, 주나라의 상경인 국씨와 고씨하고는 다르다고 말한 것이다. 그랬더니 양왕이 관중을 "구씨여!"라고 불렀다. 구씨?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 아냐? ㅎㅎㅎ <나의 해방일지>의 구씨가 생각났다. 좌전하고는 관계없는 이야기..ㅋㅋ. 암튼 주왕이 관중을 구씨라고 부른 것은 관중이 주나라와 동성이기 때문이라는 것. 제나라는 이성의 제후이기때문에 그 신하가 비록 동성이라 해도 구씨라고 부를 수 있다고 한다. 직분은 높지만 지위는 낮은 관중. 양왕이 그를 높이 대우하려 했으나 관중은 끝내 하경의 예를 받았다. 이를 두고 전은 그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군자가 말하기를 "관씨의 제사가 대대로 이어진 것이 마땅하다! 과도한 예를 사양하고 그의 윗사람을 잊지 않았다.  『시경』 에 '젊잖은 군자여, 신이 보우하신다'라고 하였다"

 

댓글 1
  • 2023-09-02 09:33

    "예(禮)란 나라의 근간이요, 경(敬)은 예를 싣는 수레다."
    저도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ㅋㅋ
    좌전에 나오는 예에 대해 어쩌구저쩌구 한 말들을 모아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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