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올립니다
바다
2020-04-24 11:16
252
‘다르게 보기’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제대로 성경을 읽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스도를 종교적 측면에서만 보았지 사유의 대상으로 보지 않아서 그저 좀 뒤적이다가 덮어버리거나 예수님 말씀을 여기저기서 접한 정도였죠. 그래서 곳곳에 등장하는 기적에 거부감을 가지기도 하고 역사적 사실에 매달려 예수의 메시지를 깊이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 ‘다르게 보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책으로부터, 동지들로부터, 그리고 선생님으로부터요. 이전엔 ‘예수에게 신성이 있느냐 없느냐, 젊은 예수가 어떻게 2000년 동안이나 인류에게 이렇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인가, 중동 지역 종교의 한 분파가 어떻게 세계의 종교가 되었나’ 에 더 관심을 가졌었죠.
그리스도와 그리스도교를 분리하지 못한 것이죠.
세미나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그리스도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제 좀 길이 보이는 듯 했는데 사도행전에서부터 다시 길을 잃었습니다. 오로지 사도들의 행적만을 기록해 둔 행전에서 바울을 알기가 어려웠고 특히 바디우의 사도바울은 저에겐 좀 낯선 도전이라서 처음에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도 함께 읽으니 앞으로 나아가긴 하네요. 아마 혼자였다면 중간에 덮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큰일을 겪으면서 언젠가부터 제가 읽은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절망에 빠졌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이대로는 살 수 없어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읽는 그 순간에 느끼는 것만으로 만족하자’ 라고요. 그런데 함께 공부하니 희망이 생깁니다. 어려운 용어와 개념에 부딪혀 절절매다가 다른 분이 정리해 주신 내용을 보면 조금 더 알게 되고 선생님이 짚어주시면 조금 더 알게 되는 그 과정이 재미있고요.
무엇보다도 나와는 다른 시선으로 보는 ‘다르게 보기’를 배우는 것이 더 재미있습니다. 함께 하는 공부만이 가능한 일이겠죠.
고린도 전서를 읽고서야 비로소 바울에 대해서 좀 알 것 같습니다. 사도행전은 사도들의 행적을 기록하고 빌립보서와 데살로니가 전서에선 그리스도인에게 보내는 당부가 주된 내용이었는데 고린도 전서에선 바울의 생각과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드러나 있더군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성경 읽기가 끝나면 제가 그리스도교를 이전과는 다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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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바다샘에겐 어쩌면 이셈나가 사건이 되는건가요~^^
충실하게 임해보자구요~같이^^
읽을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성경~ 늘 새롭더라고요. 마치 첨 보는 것처럼^^
바오로의 편지글은 대부분 재미없었는데 함께 하는 공부로 역시나 다르게 읽게 됩니다.
"사건"의 거점을 거쳐 진짜 사건이 될 수 있도록 충실히 읽어 갈게요~
로마제국의 도시들에 그리스도 영성의 씨앗을 심어간 바울의 삶을 생각해보면
바울의 편지를 읽는 것이야말로 '도시와 영성'이라는 우리 세미나 타이틀에 딱 맞는 읽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다르게 읽고 또 이전의 나의 읽기와 다르게 읽기, 함께 잘 해보아요.
'함께 하는 공부'라는 말이 참 든든해집니다. 예수에 이어 바울로 향하는 여정이 가시밭길(?)도 있지만 바디우의 해석으로 만나는 바울이 참 새롭습니다. '원래 알 수 없는 것을 읽는거야.'라는 요요샘의 채근에 많은 용기를 얻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