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영성> 5회차 후기

메리포핀스
2020-03-20 17:31
88

   톨스토이는 급진적 혁명가? 아님 그저 이상주의자? 톨스토이는 성경에서 ‘신 앞에서 너희 말 듣는 것이 신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 (사도행전 4장 19절), ‘사람보다 신을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 (사도행전 5장 29절)을 인용한다. 그리고 ‘한 가지, 오직 한 가지 길이 있다. 즉, 진리를 인식하고 믿는 가운데 생활에 대한 자유로움을 허락하고, 그 외 모든 것은 당신의 권한 밖에 있음을 인정하라.’고 한다. 문제는 진리의 인식 여부.
  톨스토이는 사회적 인생관이 아닌 기독교적 인생관을 제시한다. 사회적 인생관을 가진 이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사회적 이름이 마치 특별한 사명을 띤 존재로 의식하며 이런 만성적인 도취상태에 빠진 채 의무감에 젖어 폭력과 살인, 고문을 마구 행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서로 전가하며 이런 떠넘기기 방법에 의해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감으로부터 면제될 뿐만 아니라, 자기 책임에 대한 도덕적 의식마저 상실하게 된다고 한다.
  현실과 인간의 의식 사이의 거리가 커질수록 위선도 더욱 커진다. 그러나 기독교적 의식을 갖춘 현대인은 인간이 꿈속에서 스스로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현실이라고 믿지 않고 참된 현실을 향하여 눈을 뜨고 싶어 하는 것처럼, 마치 꿈속에서 의식을 움직여 그것이 꿈이 아니지 않느냐 자문한다면 참된 현실에 눈을 뜰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곧 회개(의식의 변화)를 통해 가능하며 그렇기에 그리스도도 ‘사람들이여, 반성하라. 그리고 복음서를 믿어라’고 했듯이 노력하여 신의 나라를 세우자고 한다.
  신의 나라는 노력에 의해 세워지며 오직 노력하는 사람만이 이를 높게 세울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진리를 인정하고 믿기 위해 외부적 조건을 부정하는 노력이야말로, 그것에 의해 신의 나라가 세워지고, 현대에 행해져야 하고 행해질 수 있는 유일한 노력이라고 하며 인간 삶의 유일한 의미는 신의 나라 수립에 기여하며 인류에게 봉사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오로지 모든 인간이 진리를 인식하고, 이를 믿는 가운데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리가 뭘까? 내가 믿는 것이 진리인지 진리가 아닌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요즘 핫한 신천지도 바리새인이나 사두개인도 그들의 나름은 진리 안에서 행하는 것 아니었을까? 자신이 진리가 아닌 오도(誤導)된 길로 가는지를 어떻게 자각할 수 있을까? 성경을 열심히 보면 알 수 있을까?
  『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다』의 부제는 ‘기독교는 신비의 종교가 아닌 새로운 생활의 이해다’이다. 사실 어쩌면 요즘 뽀글뽀글 거품이 하늘 높이까지 치솟아 거품의 아름다움과 환상에 젖어 지내다가 한 순간 바이러스가 침몰하여 우리를 휘몰아치고 있는 이때 톨스토이가 말하는 기독교를 신비의 종교가 아닌 새로운 생활의 이해로서 이상이 아닌 현실의 급진적 혁명으로서 꼭 필요한 때인지도 모르겠다.

『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다』를 마치고 다음주부터는 토마스 머튼의 『칠층산』 들어 갑니다.
『칠층산』 1부와 루가복음 끝가지, 또 하나 토마스 머튼의 생애와 작품 읽어오기입니다.^^

댓글 2
  • 2020-03-21 09:58

    무려 네번에 걸쳐 톨스토이의 <신의 나라는 네안에 있다>를 다 읽었네요.
    앞으로 이 책은 코로나19의 긴장감과 함께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이제와서 고백하자면) 처음에 책을 펼칠 때는 톨스토이의 문장을 읽는다는 기대가 컸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위대한 작가의 글이라는 아우라는 금방 사라지고(ㅋㅋ) 세미나를 통해 확인한 톨스토이의 핵심질문 몇개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사도신경이냐, 산상수훈이냐는 톨스토이의 질문은 성서를 읽는 하나의 좌표가 되는 것 같고,
    사회적 인생관이냐, 기독교적 인생관이냐는 질문도 일종의 구원론이자 혁명론으로 계속 곱씹어보게 될 것 같아요.
    이 시즌 내내 계속해서 신약성서를 읽어가게 될 터인에
    '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다'의 의미에 대해 나름의 해답을 얻기를 바래봅니다.^^

  • 2020-03-21 11:18

    사회적 인생관을 갖게 될 경우, 특별한 사명에 현혹된다는 말씀을 읽으며 붓다가 떠오르네요.
    자의식과 진리 사이에게 끝없이 고민하고 방황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운명인가 싶어 아득해지기도 하고요.
    전 톨스토이가 사랑은 이성이다라고 쓴 부분이 강렬히 남아 있네요.
    사랑은 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이 죽음 앞에 헛된 것임을 정확히, 이성적으로 인지한다면 사랑하기가 쉽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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