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탐구 5회차 후기

그림
2019-04-10 02:19
264

이번 주는 싯다르타의 길마지막 시간이다.

작년에 처음 만난 붓다와 두 번째로 만나는 붓다가 또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요요샘의 말씀도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나 보다.

많은 얘기가 오갔으나 몇 가지만 추려서 정리합니다

하다보니...모든 게 '중도'로  귀결되네요...

    

정의인가 자비인가?

선택하기 어려운 문제다. 나의 경우는 정의쪽으로 살짝 더 기운다. 새연님도 '옳음'보다 '친절함'을 선택하라는 어느 문구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경우 붓다의 답은 이분법적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신통력으로 강도를 잡은 우빠자야의 일화에서 붓다는 자비를 택했다. 정의의 수행이 고귀한 일이라고 여기지만 다만 그 일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가정할 때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유인 즉, 모든 인간이 다 깨달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의무라는 고결한 개념은 깨닫지 못한 누군가에 의해 그 자신의 이득을 합리화하는 데 쓰이고, 다수의 타인을 해칠 가능성이 항상 있다"고 한다. 붓다의 이러한 결론은 중도에 입각한 것이다. ‘정의도 중요하지만 사건을 면밀히 분석해서 자비를 택했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살펴볼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정의를 행할까? 내면에 타인에게 칭찬을 받으려는 인정욕구, ‘명예욕이 원동력이 된다. 스피노자는 이것을 암비치오(Ambitio)라고 정의했다. 이것은 사회가 형성되는 데 필수요소이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사회를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정념이라고 경고한다. 붓다의 염려도 이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존재론

사실 불교를 공부하면서 존재론파트는 건성으로 읽었다. 이런 류의 형이상학적 논의는 사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내 지론이었다. 붓다가 경험으로 인식한 것만을 인정한다고 할 때 내가 수긍했던 까닭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붓다의 설법을 이해했다기보다 볼 수도 없는 영원한 본질을 주장하는 유심론자들의 주장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세미나 시간에 뭔가 다른 깨달음?’이 왔다. 사람들은 왜 붓다에게 이런 존재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하는 것일까?

 

컵이 있다라고 언어로 표현할 때 우리는 이미 있다없다라는 언어의 틀에 갖혀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고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인 다고 한다. 꿈틀이 샘 메모중에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이 모든 철학의 바탕이 된다라는 부분도 새삼 맘에 와 닿았다. 붓다는 양극단 있다없다라는 이분법적인 틀에 갖히지 않고 중도의 길을 설한다.

 

중도란

붓다가 해탈에 이르기 위한 모든 방법에는 중도가 들어간다. 도라지님은 중도란 3의 길이다라는 표현이 새로왔다고 했다. 그 의미에는 뭔가 창조의 의미가 숨어 있다. 그것은 오직 편견을 버리고, 어느 한쪽 극단에 경도되지 않은 사람에게만 보인다고 한다. 사건들이 의존적 관계 속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통찰하게 될 때 논쟁 자체가 어떤 구도에서 설정되어 있는지 좌표를 볼 수 있는 해방감을 준다. 그리고 또 다른 선택지를 창조할 수 있다. ‘나는 왜 가난한가’, ‘글을 왜 쓰기 힘들까라는 반복적 질문을 계속한다고 해서 결코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왜 반복될까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차이를 만들어낼까? 이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한다.

 

오늘은 꼬~옥 후기를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에 ㅠㅠ 이만 쓰고 마무리할랍니다. 

문을 열면 만개한 봄 꽃들과 바람까지 솔솔.....놀고만 싶네요.

그래도 맘 잡고 메모써야겠죠. 다들 힘 내세요!!


다음 시간에는 법구경 9품까지 읽어오시면 됩니다.


댓글 2
  • 2019-04-10 14:03

    오늘 비에 활짝 핀 벚꽃 꽃잎 떨어질까 맘을 졸이는 봄날입니다.

    꽃이 피는 것도, 꽃이 지는 것도, 마음을 졸이는 것도 다 조건적 발생의 원리에 따른 일이겠지요.

    붓다에 따르면 조건적 발생의 원리(연기)를 아는 것이 곧 중도에 따라 사는 것이라고 하는데

    지금 '조건적 발생의 원리'라고 말하고 있는 나는 대체 어디까지 알고 말하는 것일까?,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개념으로 아는 것과 몸으로 체득하는 것 사이의 거리가 참으로 먼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요.^^

  • 2019-04-11 11:39

    어제의 찬 날씨도 잘 버텨준 오늘의 꽃들이 그림쌤 숙제 하는데에는 어찌 작용할지 궁금해집니다.^^

    저는 지난주에 나눴던 존재론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도 풀리지 않습니다.

    까꿍놀이부터 시작해야지 싶기도 하구요. ㅎㅎ;;

    그림쌤은 후기를 쓰다보니 '중도'로 귀결된다 하셨는데,

    저 요즘 매사가 '중도'로 갑니다.  지금 내가 해야할 일, 해야할 말, 해야할 생각 그리고 중도...중도...ㅎㅎ

    그리고 오늘 메모도 중도로 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도로 쓰기가 싫습니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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