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6회 후기

진달래
2016-03-27 00:16
447

금요일 점심.... 시들어가는 풀 쪼가리처럼 앉아서 밥을 먹는데  자누리 샘이 다정하게 쌍화탕을 사주시며....

"진달래가 후기 쓸거지."라고 하시더군요. 근데 후기는 원래 두 사람이 다 써야 하는 거 아닌가요?

 

중용 20장을 두 시간에 걸쳐서 나갔습니다.

9經에 이어서 드디어 誠이 나왔습니다.

이 장에서는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아홉 가지 원칙을 제시합니다.

修身, 尊賢, 親親, 敬大臣, 體群臣, 子庶民, 來百工, 柔遠人, 懷諸侯

이는 대학의 8조목과 비슷합니다.

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의 순서와 같습니다. 하지만 9경은 훨씬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힜습니다.

 

유가에서 덕성은 항상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야 천하를 다스릴 수 있습니다.

마치 동심원을 그리듯이 자기로부터 점저 퍼져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에서 가장 가까운 친족 사이에 尊賢이 있는 것이 특이합니다.

존현에는 스승과 친구가 포함됩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본받을 만한 사람들입니다.

아마 가장 가까이에서 지지도 해주고, 충고도 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수신하면 일상 생활에서 道를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현명한 이를 옆에 두면 판단 할 때 의심을 줄일 수 있습니다.

 

親親을 하게 되면 아버지 형제들이나 사촌 등 친적들의 원망을 사지  않게 됩니다.

大臣은 지금으로치면 장관정도의 관리입니다. 이들은 국정을 같이 의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공경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 일이 어지럽지 않게 됩니다.

그 아래 여러 신하들은 나의 수족과 같이 대해주어야 합니다. 제대로 대우를 해 주어야 제대로 일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백성을 자식처럼 사랑하는 말이 꼭 좋은 말인지....  자식은 늘 사랑만 해 주는 존재가 아닙니다.

잘못된 길로 빠지면 혼도 내고, 가르치고, 돌봐줘야하는 겁니다. 그러면 백성들이 스스로 열심히 일을 합답니다.

 百工은 기술자들입니다. 이 때도 기술자들은 따로 관리를 했다고 합니다. 기술자들을 오게 하면 나라의 물자가 풍족해집니다. 

아마 이 당시 기술자들은 프리랜서와 같은 개념이었나 봅니다. 좋은 대우를 해주는 곳으로 옮겨다니는.

 

遠人은 먼 곳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중국은 이러한 이민족에 대한 정책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柔는 이렇게 멀히 사는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는, 즉 이주민을 받아들이는 정책입니다.

懷諸侯는 제후를 품어준다는 것입니다. 이는 외교정책의 일환입니다.

이렇게 하면 천하가 그를 두려워하여 平天下하게 되겠죠.

 

친족과 잘 지내는 방법이 인상적입니다. 그들과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같이하면 된답니다.

하지만 제일 쉬워보이지만 어려운 일 같습니다. 조금 있으면 선거일이 다가오는데 이럴 때는 가족을 안 만나는게 좋을 듯 싶은데요.

9경에서 중요한 것은 스스로 하도록 자리를 깔아주는 일인 것 같습니다.

자발성을 끌어내는 일, 요즘 학습법 광고같은 느낌도 있네요.

 

천하를 다스리는 데는 이렇게 9가지의 원칙이 있지만 그것을 행하는 것은 하나, 바로 誠입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誠하면 막힘도 없고 결함도 없게 됩니다.

백성을 다스리는데 있어서도 결국 자기를 돌이켜 보아서 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誠은 하늘의 道입니다. 誠者는 저절로 되는 사람입니다. 힘쓰지 않아도, 생각하지 않아도 모든 일이 자연스럽게 道에 맞게 됩니다.

우리는 誠之者가 되어야 합니다. 진실하려하는 사람, 그래서 배움이 필요합니다.

 

<대학>에는 誠其意者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를 毋自欺라고 합니다.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 학이당의 후기를 참고 하시면.... 

 

博學, 審問, 愼思, 明辨, 篤行의 방법이 있습니다.

널리 배우고, 깊게 묻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현명하게 판단하고, 철저하게 행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성인으로 태어나지 않았지만 성인에 가까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가는 이것을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한 번에 할 수 있는데 나는 안 되면 백 번하고 다른 사람이 열 번에 됐는데 안 되면 천 번하라고 합니다.

 

문득, 誠이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효율성과 어떻게 이야기 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다른 사람은 한 번에 되는데 나는 열 번이나 해야 하면 그건 얼른 포기하고 내가 잘하는 걸 하라고 할까요?

 

그리고....

자누리 샘이 사주신 쌍화탕 덕에 감기는 좀 오다 말은 듯 합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3
  • 2016-03-27 16:57

    이렇게 自欺한 사람임을 들켜버리다니...ㅋㅋ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점만 덧붙여봅니다.

    구경에서는 순서가 중요하다고 합니다특히 수신-존현이어야 합니다쌤이 이 순서를 중요하다 해서 생각해봤습니다.

     수신-존현--無自欺 가 연결되는 듯합니다. 제맘대로 연결해봅니다. 

    은 진실무망이며 무자기입니다. 무엇보다  덕을 갖춘 것을 말합니다외물에 대하여 마음이 발하는 순간 이미 진실무망이어야 합니다그러니 자기는 알고도 핑계를 대면서 안하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10할이 아니라 8할의 상태인 것을 모르고모르니까 어쩔도리가 없이 하는 거랍니다

    그러니 수신은 보다 근본적인 덕성을 갖춘 사람으로 될 것을 요청하는 겁니다

    근본적으로 자신을 바꾸지 않고도 다음에는 나를 속이지 않을거야 하는 것은 誠之者가 아닌 거지요

    자신이 무자기인줄 어떻게 알까요? 하나는 신독이 있습니다. 끊임없는 자기 검열이지요 

    또 하나는 군자즉 誠者 또는 성지자가 검증자인것 같습니다그러니 수신에 존현이 중요하게 붙는 거지요

    그래서 드는 생각이 성지자가 되겠다고 신독하며 수양하는 것보다 현자를 가까이 두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물론 신독하지 말아야겠다는 건 아닙니다....

     

    2. 구경을 실천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 재밌습니다

    현자에겐 재물보다 덕을 높게 여겨주고친족에게는 지위와 녹봉을 높이고아래 관리들에게도 녹봉을 많이 주어야 하고

    백성들에게는 세금을 규정에 맞게 거두어야 하며기술자들에게는 일에 맞게 보수를 주어야 합니다

    그러니 공동체사회의 운영에 돈의 흐름이 매우 중요한 듯합니다

    물론 녹봉은 단순한 돈은 아닙니다지위이고 명예이며 가치이겠지요

    어쨋거나 이런 일들에 덕을 밝히는 것이 만만찮았기에 주희는 자신이 관리가 되어 맡은 사창에 

    누구라도 욕심을 들이밀지 못하게 아주 세밀하게 규정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인욕은 그냥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제도로 모든 것이 완성되지도 않습니다. 

    제가 잘 이해하지 못한 구절, 凡事 豫則立 不豫則廢와 관련이 있을까요?

    생각할 게 많아집니다.

  • 2016-03-28 12:49

    늦깎이 학생은 수업하는 내내

    한자 음독 잘못 할까봐 노심초사하며 정신없이 받아적습니다.

    그러다 후기를 읽으면 "아!...." 하는 탄성을 지르지요.

    내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읽어내려가던 낱글자들이 모여서 공자가, 주희가

    이런 말을 하는 거구나...그제서야 알게 되거든요.

    그러면서 우응순 샘이 이리저리 역사적 상황을 보충해서 알려주시고

    그 시대의 사람사는 모습을 설명해주시는 모든 것이 비로소 하나의 장면으로 그려집니다.

    진달래의 스토리텔링에 감탄하며

    다시 한번 뒤늦게나마(아니 늦지 않게) 修身의 길에 합류한 것에 기뻐하는 일인입니다.^^

  • 2016-03-30 22:34
    거북 귀, 땅 이름 구, 터질 균 획순보기 재생   옆에 버튼을 눌러주세요. 쓰는 법이 나옵니다.
    수업시간에 인디언님이 이건가.. 하며 마지막에 시도했던 그 쓰기 방법이 맞았더라구요^^
    • 부수 (거북귀, 16획)
    • 획수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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