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일간의 외침] 7일째 (1)

광합성
2014-08-26 00:37
791

내일 미쿡으로 떠나는 명주와 함께 릴레이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파필랩 뒷풀이 때 문탁샘의 강권으로 급! 정해져서

원래 예정이었던 인디언샘과 풍경샘 순서를 새치기해서

명주와 함께 미금역으로 나갔습니다.

피켓 하나 만들려고 했는데 A3 HP프린터가 안되서리 뽑지 못하고

다른 분들이 제작하신 피켓을 들고 나섰습니다.

'피켓 말고 다른 아이템도 재밌는 무언가도 만들면 좋을 것 같은데' 생각은 했지만 상상력과 실행력 부족으로 ㅎㅎ

문탁네트워크 리플렛과 에너지 정의 행동에서 제작한 '고리원전 1호기 연장을 멈춰야하는 이유' 소식지를 들고 나갔습니다.  

미금역 JS킹호텔 앞에 자리 잡고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횡단보도 바로 근처의 나무를 삥둘러 피켓을 세웠습니다.

몇몇 분이 지나가다 흘긋흘긋 보긴했지만,

적극적으로 앞에와서 자세히 읽는 분들은 없었어요 -.-;;;

4.jpg

주로 고리원전 1호기 가동을 중간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에너지 정의행동에서 발행한 소식지를 뿌렸습니다.

그냥 그거 하나만 얘기했는데 몇몇 사람에게 까이긴 했지만 대부분 관심있게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했고요.(저의 느낌입니다 ㅋㅋ)

명주와 함께 가지고 나간 것 모두 소진하고 왔어요!  한 50여장 뿌린 것 같아요.

 

주요 공략대상은

아기(아이)와 함께 지나가는 엄마, 교복입은 학생 청소년들, 대학생들. 그리고 성별로는 여성들.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핵 문제에 관심이 많을 것 같고,

왠지 남자들 중에 많은 이들이 원자력을 찬성할 것 같다는 선입견 때문에 ㅎㅎ

발길이 그렇게 가더라고요.

그리고 멀뚱멀뚱 기다리는 사람들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기다리는 사람들, 지하철역 앞에서 친구 기다리는 사람들

잡고 이야기하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사람들이 진짜 거리에서 스맛폰을 많이 보는구나' 도 새삼 느꼈습니다.

멀뚱멀뚱 서있는 사람만큼이나 스맛폰 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 여자분은 설명을 들으시더니

형부가 고리원전에서 일하기 때문에 원자력 반대는 못하겠어요' 라고 하시며  '우리가 무얼 어떻게 하면 될까요? ' 라고 물어오셨어요.

그래서 '그럼 원자력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냐, 형부는 그렇게 생각하시냐' 고 물었더니 그렇지는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답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 그리고  고리 1호기 가동중단처럼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으로 먼저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 라는 정도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고리 원전 직원들이 양심선언 같은 걸 하고 원전 반대 운동을 같이 하면 좋을 텐데요.

푸코가 말한 전문가 지식인들에게 기대되는 역할이겠죠.

다른 여자분은

설명을 쭉 듣고 나더니 지난 주에 미금역에서 전단을 받아서 읽어봤다고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76.5일이 가까워올 수록 그런 분들이 많아지겠구나라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3.jpg

지나가는 행인들에게도 뿌리고

미금역을 근거로 활동하는 분들에게도 뿌렸습니다.

미금역에서 도라지를 까서 파시는 할머니(매일 나오신다네요),  세븐일레븐 알바생, 야쿠르트 아주머니,

롯데캐슬 분양홍보하러 나온 아저씨들에게도 고리원전 1호기 가동 중단 이유를 소개하고 전단을 슉슉~

롯데캐슬 홍보맨들로부터는 1회용 위생봉투와 물티슈도 받았어요. 기브앤테이크.

함께 미금역을 점거(?)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왠지 모를 동지의식이 일어났습니다.

그 분들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

2030도시부족 세미나에서 도시 세미나를 하면서

지금 거리는 어떤 목적지로 향해 갈때 지나칠 뿐인, 모두들 바쁘게 지나다니는 곳이 되었지만 원래 거리는 공유지이다. 

 의자하나 두고 앉아 장기나 바둑도 두고, 돈놓고 돈먹기를 하기도 하고, 누구든 무언가를 팔수도 있고, 막걸리 한사발을 하기도 하고...

세미나하면서 거리를 공유지로 사유하기 그리고 뭔가를 해보기! 그런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오늘 그런 경험을 짧게나마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스트리트의 사상'이나  '점거, 새로운 거번먼트' 를 읽으며 시위도 재미있게 해보면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다음 번엔 콩세알+풍경님처럼 퀴즈를 내든, 우쿨렐레를 치든, 캠핑용품 가져가서 라면을 끓여먹든 그런걸 해봐야겠습니다.

6.jpg

  

흰 원피스를 예쁘게 차려입고 릴레이 시위에 참여하신 스마일리샘의 사례에서 학습을 하지 못했는지

저는 아무생각없이 티셔츠에 쪼리 차림으로 거리로 나갔는데, 명주는 아주 단정한 차림으로 사람들과 만났습니다.

다음 번엔 저도 예쁘게 입고 나가려고요!  

기대 이상으로 사람들에게 선뜻선뜻 말을 건네는 명주

파필랩, 요가를 같이 했는데, 릴레이 시위까지 같이 했네요.

미쿡에 다녀와서 다시 파필랩과 요가 그리고 새로운 활동을 같이 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8.jpg

댓글 15
  • 2014-08-26 00:48

    어제 시위 나갔다가 피켓을 그냥 차에 둔 채로 집에 왔다가 화들짝 놀랐어요.

    다른 건 몰라도 며칠째 시위한다는 숫자를 계속 업데이트하는 보드판은 꼭 전달해야 하는데...

    다행히 시위시각 직전에 직접 미금역에 가서 전달했어요.

    하루 선배라고 시위 위치랑 피켓 놓는 방법이랑 알려줬어요.

    당장 내일이 출국일인데, 준비할 것도 많은 명주랑

    요새 만날 때마다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변신대마왕 광합성, 그대들 이쁘요.ㅋㅋ

    • 2014-08-26 00:51

      저, 시위 OO일 째 이 피켓을 들고가야 된다는 사실을 몰랐어요. 봄날샘이 미금역까지 와주셔서  감사 ㅎㅎ

      미금 가면서는 '으아 어떻게 시작하지' 하고 걱정했는데, 미금역에서 만난 봄날샘이 어찌나 반갑던지^^

      큰 힘이 되었습니당~

  • 2014-08-26 00:53

    나만 사진이 액박인가?

    전혀 사진이 안 보이네요.

    • 2014-08-26 00:58

      이상하네도 지우고 다시 올려볼게요!

      • 2014-08-26 01:09

        이제 보임

  • 2014-08-26 09:33

    명주를 처음 봤을 땐 빠꼼이의 딸이었는데

    지난 몇 개 월 파지사유에서 문탁에서 자주 보다 보니

    이젠 빠꼼이가 명주 엄마가 되었습니다.^^

    미쿡가서 요가도 열심히 하렴~

  • 2014-08-26 09:44

    지금쯤 명주는 공항에 있거나, 짐싸고 있겠네^^

    잘 다녀오고, 더 멋진 모습으로 만나자!!

    오늘은 명주를 생각하며 아메리카노 한 잔 먹겠음....

  • 2014-08-26 10:59

    지난 토요일 파필랩 뒷풀이에서

    76.5 1ㅣ인 시위에 대한 이런저런 의미를 문탁샘에게 들으면서

    '하아..  그런 의미가 있었구나'  뒤늦게 배웠답니다.

    (처음 내 머릿속 기획은 그런 게 아니었는데...)

     

    내가 공부해서 알고 있는대로, 의식적으로 거리에 나가 시위하는 것도 좋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강제, 강요해서 거리로 나가는 시위도 좋은 것 같아요.

    나가기 전에 몰랐던 것, 나가보니 알겠더라 하는 것도 많더라구요.

     

    명주, 끝까지 정말 고맙다.

    광합성 계속 고맙게...

     

     

    • 2014-08-27 13:39

      진짜 일은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사람이 강제, 강요해서 ㅋㅋ

      스마일리샘도 계속 고맙게... ㅎㅎ

  • 2014-08-26 19:46

    나는 명주하고 요가밖에 같이 한게 없는데 이제 시위도 같이 한 사이가 되겠네요 ^^

    광합성다음번 시위는 재밌는 상상력의 산물 기대할께요 ^^

    명주 건강하게 잘 지내고 또 보자^^

    • 2014-08-27 13:38

      이제 인디언샘도 명주랑 '그렇고 그런 사이' ㅎㅎ

  • 2014-08-27 00:42

    티셔츠에 쪼리를 신어도 광합성님은 예뻐요. 힝~~^^

    • 2014-08-27 13:40

      힝~ 부끄~

  • 2014-09-01 23:07

    흐흐흐 다들 감사합니다... 후기를 일찍 썼어야되는데 그날 이래저래 바쁘다보니 못쓰고 말았네요. 그게 저번주였다니 믿기지가 않아요... 다들 화이팅이에요!!! 

    • 2014-09-21 22:01

      뒤늦게 명주의 댓글을 읽고 화들짝 놀랐네!!

      잘 지내지? 우선 밥 잘 먹고 건강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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