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일간의 외침]17일째

토토로
2014-09-04 17:41
813

오늘은..... 정말.....정말 땡볕이었습니다.

햇볕이 너무 뜨거워 맨살이 따가울 정도였던 날, 꿈틀이와 토토로가 탈핵시위 17일째의 바통을 이어받고 미금역으로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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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이 좋게 사진도 찍어주지만,,,

강한 볕때문에 액정 화면이 도통 보이질 않아 그냥 감으로 사진을 찍었답니다.

 

준비해간 유인물을 나누어 드리는데....너무 더워서 일까요?

지나가시는 분들이 받아주질 않네요.

잠시 뻘쭘해 하다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시 접근합니다.

밝게 웃으면서

 "어르신~~~저는 원자력 반대 시위하러 나온 사람입니다. 집에가서 한번 읽어봐주세요~~~~"

낮시간이라 그럴까요? 어르신들이 참 많으십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되어가고 있다는게 아주 실감나더군요.

(우리의 시위가 싫든 좋든, 젊은이들에 비하면 어르신들은 그래도 유인물을 잘 받아주시네요^^)

 

20140904_141030.jpg

 

횡단보도 앞에 자리를 잡아보니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면서 사람들이 흘끔 흘끔 쳐다봅니다.

여러명의 사람들이 놀란 눈을 하고는 미금역에 핵폐기물장이 정말 생기냐고 질문하였습니다.

그럼 저희들은 그때를 놓치지 않고 성심껏 설명하였고요.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은

"그럼 어쩌자는 거냐. 기름 한방울 안나는 우리 나라에서 뭘로 전기를 만들자는 거냐?"

하는 거였고,

우리들이 대안으로 "태양력이나 풍력"을 말하면 다시 돌아오는 답은

"그거가지고는 안된다. 원자력 발전은 위험해도 어쩔수 없다"는 말씀들이었습니다.

타인을 설득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더군요....

 

굴하지 않고 독일의 예를 들어가면서 설명을 하였는데

 한 어르신이 야단치듯,,, 혹은 답답하다는듯 말씀하시네요.

"독일은 사실 전기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부족한 전기를 사오고 있다"

 

아....

그런가요...이건 사실 확인을 해봐야 겠군요.

 

대체적인 무관심과  일부 어르신들의 딴지,  그리고 작렬하는 태양볕에 서서히 지쳐갈 즈음

머뭇거리며 한 청년이 다가왔습니다.

왜 오늘은 다른사람이 나왔는지,

자기도 원자력에 반대하고 있고, 이에 대해 관심도 많은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묻더군요.

정말 정말 고마웠습니다.

간단하게 설명을 하고 서로 전화번호도 주고 받았습니다.

다음에 이계삼 선생님 강연에 꼭 문자 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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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의 시위를 마치고 돌아올때

얼굴은 이미 붉게 익어들어 갔고, 몸은 더위에 지쳐버렸지만,

 

<<언젠가 우리나라가 탈핵의 길을 가게 된다면,  나도 그거에 한 몫 하고 있는거야!!!!>>라는 벅찬 감정도 품어봤습니다....

댓글 9
  • 2014-09-04 18:05

    오늘 태어나 처음으로 1인시위라는 걸 해보았네요~

    소심하고 낯가림 심한 제가 정말 대단한 도전을 한거지요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서 가능했고

    문탁에서 탈핵에 관한 공부를 할 수 있었기에

    미금역으로 나갈 수 있었고 우리 앞에 해오신 분들이 있어서

    또 우리 다음 바통을 이어갈 분들이 있어서 더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제 신체에 각인된 느낌대로 그냥  살아온대로 느꼈다면

    오늘 미금역에 있었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  게릴라 세미나 <에티카> 팀에서 공부한 스피노자의

    능동적 인간이 생각나네요

    실존하고 있는 나의 본성은 그 자체로 완전성이지만

    더 큰 완전성으로 이행할 줄 아는, 또는 인식할 줄 아는 인간이지요

    오늘 저는 공통의 감각으로 일구어낸 인식이

    저에게 큰 기쁨으로 다가오는 에너지를 느꼈답니다.

    그럼 오늘 잠깐은 능동적 인간이었을까요?

  • 2014-09-04 18:16

    어제는 비 오늘은 태양

    날씨가 아무리 변한다해도 우리의 신체는 

    또 그에 맞춰 새로워집니다.

    얼굴도 뜨겁고 마음도 뜨거웠던 두 분 오늘 

    파지사유의 시원한 팥빙수가 필요했겄네요

  • 2014-09-04 21:13

    시민들과 말을 섞으면서 우리가 알아야할 것이 많아지네요..

    9월12일 저녁8시에 이헌석님(에너지정의행동 대표)이 오셔서

    우리나라 전력상황 등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질거여요.

    배우고... 알리고.. 질문하고.. 그래야 할 것 같아요.

    햇살이 따가운 오후에 얼굴이 익어가면서

    고생 많으셨어요!! 고맙습니다!!

  • 2014-09-04 21:42

    넓은 모자챙으로도 두 사람의 미모는 가려지지 않는군요^^

    얼굴 그을려도 예뻐요!!

  • 2014-09-04 21:53

    드뎌 전화번호를 딴 최초의 시위자가 됐군요!

    저도 어떤 청년이 왔더랬는데 전화번호 물어볼까 망설이기만 했어요

     부끄러웠거든요...

    • 2014-09-04 21:56

      부끄러울게 뭐있겠어요

      사귀자고 다가서는것도 아닌것을.....^^

  • 2014-09-05 04:44

    첫날 제가 하겠다고 자원해놓고

    입을 녹색옷을 함께 제작하고

    미금역에서 녹색옷을 입기 전까지도

    아니 입고 있는 순간에도

    얼마나 두근거렸던지...

    뻘쭘하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저 옷을 내가 입을 수 있을까?

    삐에로 같이 보이진 않을까?

    옷 괜히 만들자고 했네

    얼굴이 좀 덜 보이게 모자라도 쓰고 나올 걸...

    그래도 첫 테이프를 잘 끊어야

    다른 사람들도 입고 하지....

     

    하는 수많은 번뇌가 왔다갔다  했답니다.

     

    바통을 이어 날로날로 새로운 진화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며

    첫 날 하길 잘 했다는 뿌듯한 생각이 듭니다.

     

    꿈틀이님의 꿈틀대는 신체가 저에게도

    더큰 용기를 줍니다 ~

  • 2014-09-05 22:33

    땡볕에 고생하셨어요!! 전화번호 교환이라.. 제가 감동을 받네요 ㅋㅋㅋ

  • 2014-09-07 13:43

    정말 공부 많이 해야겠어요

    막상 나가려니 모르는게 너무 많네요

    꿈틀이님 요즘 새롭게 해보는게 참 많으시죠?

    홧팅입니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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