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플라톤을 1도 모르면서...

여울아
2021-03-16 17:29
602

 

4장 아리스토텔레스 관련 후기를 써야 하는데, 플라톤 타령부터 해야 한다. 

왜냐하면 3장 플라톤을 잽싸게 읽고 내가 발제를 맡은 아리스토텔레스에 집중하면 되겠지... 라고

나름 전략을 짰는데, 럴수럴수 이럴 수가... 망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비판적 계승자였다는 걸 간과했다.

 

  1. 플라톤의 이데아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에이도스(형상)는 어떻게 다른가?

의미상 차이가 없는 같은 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플라톤의 이데아는 우리가 지각할 수 없지만 존재하는 것인 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은 우리가 감각 경험을 통해 개별자 속에 있는 보편자를 추상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씨앗이 자라서 나무가 되는 비유에서 현실태와 잠재태라는 개념으로 실재하는 것이 얼마나 심층적이고 역동적인 차원으로 현실화를 추구하는 지를 말하고 있다. 그는 즉,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 실재를 탐구한다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단순한 지각 경험 이상이라는 것. 그러나!! 마치 이미 씨앗단계부터 전나무 소나무 상수리나무 등 어떤 나무로 자랄지 설계되어 있다는 목적론(텔로스)이 대두된다. 이런 의미에서 이데아가 존재자라면 에이도스는 설계자라고^^

 

  1.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관이 오늘날의 기후 위기 이슈에 대해 시사하는 바는? 역학적/원자론적 세계관과 인간주의적 세계관에 따른 “생태담론”에 관한 논의들

데모크리토스 우주관에는 인격이 없다. 환경오염은 원자의 우연한 충격일 뿐이다. 우주의 관점에서 지구의 환경오염은 흘러가는 한 국면일 뿐이다. 원자론적 세계관은 허무주의에 빠지기 쉽다. 그렇다고 해서 인간중심 주의적 세계관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오히려 이들이 환경오염의 주범들이다. 현재의 생태운동은 인간주의적 관점이다. 지금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목적론적 세계관을 벗어나야 한다. 기계론적 생태주의, 역학적 생태주의는 어떠한가? 무생물의 생명있음 혹은 죽음에 슬퍼할 수 있다면?

=>나는 장자의 만물제동(萬物齊同), 자연합일이 떠올랐다.

 

중세 신학은 왜 플라톤이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를 선택했을까? 아리스토텔레스의 미학은 플라톤과 어떻게 다른가? 공동체적 입장에서 플라톤의 국가는 전체주의적이라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떠한가? 이 둘은 공통적인 관심사에 대해 왜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을까? 무엇보다 이들의 탐구방법/세상의 보는 방식으로부터 차이가 발생하는 것 같다. 내게는 씨앗 비유처럼 실체의 역동적인 변화를 잘 설명해주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더 친근하다. 그에 비해 플라톤의 이데아 이론은 도대체 이데아가 일자라고 하면서 씨앗 이데아, 나무 이데아... 등 수많은 이데아들을 변증법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이데아인가? 그렇다면 일자도 변화하는가? 여전히 헷갈린다. 나처럼 꼼수를 부리다가 된통 당하니깐... 다음 발제자분들은 유념하시길.

 

다음 주 발제는 아렘(5장 후기고대철학), 잎사귀(6장 중세(~266p))님입니다.

발제자는 일요일 자정까지 질문을 포함해서 올려야 하고요. 메모자는 월요일 정오까지 인용문과 자기 질문을 올립니다.

 

댓글 3
  • 2021-03-16 22:02

    우와! 벌써 후기를 올리셨군요!

    네,... 안 그래도 아리스토텔레스 발제가 좀 까다롭겠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자체 내용도 많은데다가 플라톤과의 연관이 워낙 긴밀하다보니...(그래도 충실하게 요약을 잘하셨어요!)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동양철학 바보라서... 장자의 만물제동이 뭔지 감도 안 옵니다요. 세미나 때 동양철학 이야기도 자주 해주세요. 기계적으로 연관지으면 안 되겠지만, 사유의 유사성이 그 사유가 가진 배경의 유사성에 근거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식으로 비교해 보면 세미나 주제를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 2021-03-17 16:17

      사유의 유사성이 그 사유의 배경과 유사할 수 있다!!!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 2021-03-17 22:01

    질문에 대한 부담감이 백배라...   플라톤만 집중했는데  ㅎㅎ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질문은 정작 하나도 건져 올리질 못했어요.  그래도  세미나 하면서 덕분에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  쪼금 이해가 되어서 좋아요 ^^  읽고 있는 다른 책에서 나오는  공동선이라는 단어가 예전과는 다르게 다가옵니다. 

    근데 후기 쓰신 걸 보니 ... 후기에 대한 부담감이 또 밀려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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