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5강후기 -명실상부한 삶!

게으르니
2017-03-16 14:24
339

맹자에 대한 제후들의 평판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었다. 전국시대가 어떤 시대인가?

제후들은 천하를 호령하며 땅 넓히기 전쟁을 일삼았던 때가 아닌가.

그러니 제후들에게 전쟁에서 승승장구할 맞춤형인재가 얼마나 절실했겠는가.

천하에 내로라하는 전쟁 전문가들이 줄을 서서 그런 제후들을 찾아다녔다.

사마천은 이들의 시대를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진나라는 상앙을 등용하여 나라를 부유하게 하고 병력을 강화했으며,

초나라와 위나라는 오기를 등용하여 싸움에서 이겨 적국을 약화시켰다.

제나라 위왕과 선왕이 손빈과 전기 같은 인물을 기용해서 세력을 넓혔으므로

제후들은 동쪽으로 제나라에 조공을 바쳤다.

천하는 바야흐로 합종과 연횡에 힘을 기울이고

남을 침략하는 것만을 현명하다고 여기는 때였다.”

 

승리의 달콤함으로 천하를 삼킬 야망을 키우고 있는

제선왕에게 늘어놓은 맹자의 술책은 이런 것이었다.

仁政을 펼치라, 백성의 처지를 헤아려 그들을 먹고 살 수 있도록 恒産제도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왕도정치이다. 그렇다. 맹자는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맞다.

 

하지만 맹자는 그런 평판에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더 강수를 두며 제선왕을 몰아붙였다.

당신의 야망은 나무숲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제선왕, 그런 맹자에게 약이 올랐을까.

맹자의 단골 메뉴, 역사의 근거를 들이밀며 반격에 나섰다.

 

탕왕이 걸왕을 추방하고 무왕이 주왕을 정벌했다는데 정말입니까?”

이 질문의 속내인즉슨, 당신이 침 튀겨 위대하다 추앙하는 탕무는

제후인 주제에 천자를 시해하다니

당신이 입에 달고 다니는 왕도정치, 다 뻥 아니야? 맹자의 대답은 이러했다.

 

을 실천하지 않는 자를 해치는 것이라 하고,

를 헤아리지 않는 자를 상하게 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해치고 상하게 하는 사람을 일러 一夫라 합니다.

일부를 베었다는 말은 들었으나 천자를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맹자<양혜왕 하> 8)

 

역사에서 천자라고 기록한 걸주를 일부일 따름이라 항변하는 맹자.

이것은 천자라는 이 어떠한 에 부합해야 하는지 묻는 것이다.

나 하나 즐기자고 연못을 술로 채우고 고기로 숲을 이루는 작태를 부리는 위인을 천자라고 할 수 있는가?

그리하여 백성들은 도탄에 빠지고 눈 달린 친인척들은 다 떠났으며

오직 아첨꾼들만 곁에 남았던 그 위인은 천자가 아니라 한낱 일부 일뿐이다.

천자의 품격과 위엄을 잃어버린 초라한 일부.

그러므로 역사는 그에게 名實相符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단죄한 것이다.

 

날씨는 여전히 쌀쌀하다. 그래도 봄은 올 것이다.

자연은 그 명에 부합하게 바람은 부드러워지고 새 움들이 온 몸으로 언 땅을 뚫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항변해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그래도 맹자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그 명에 부합하게 를 확충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파지스쿨에 아무도 오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공부할 것이다.

마을교사는 그 명에 부합하게 배우고 가르치는 삶을 통해 때를 기다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名實相符한 삶,

그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는 믿음,

나는 그것을 희망이라고 부르고 싶다.

댓글 1
  • 2017-03-17 01:06

    性三品說의 선구가 <맹자>에 있다.

     

    맹자라고 하면 맹모삼천지교性善說이 떠오른다. 성선설과 반대되는 순자의 성악설이 있는데, 어떻게 서로 극과 극의 주장을 하는 것일까? 어느 쪽이 맞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맹자에 대해 이정도의 생각만을 갖고 있었는데, 올해 <맹자>를 읽고 있다. <맹자>에서 말하는 모든 일들이 요즘 뉴스에서 보는 일들과 겹치면서, 과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일까 라는 질문이 생긴다.

    그런 질문을 가지고, 사람의 본성의 선함에 기대어 양혜왕, 제선왕, 등문공을 그토록 열심히 왕도정치를 실현시키려는 맹자를 읽는다. 그의 열정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결말을 알고 있다. 왕의 질문에 대답하는 맹자의 말은 모두 왕들이 마음에 두고 있는 일을 이루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빠른 결과를 기원하는 전국시대의 상황이나 왕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가장 빨리 결과를 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아무도 맹자를 등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많은 시간이 지나고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또 그의 글을 읽고 있다.

     

    중용 1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라는 구절에 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이것은 맹자 이전의 성선설을 철학적으로 심화시킨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국경이 바뀌고 목숨을 부지하기 힘든 정세와 맞물려, 맹자가 살았던 기원전 4세기는 본격적으로 인간 본성의 문제가 논쟁의 주제가 되었다.

    1)인간의 본성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2)인간의 본성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선할 수도 악할 수도 있다.

    3)인간의 본성은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다.

    여러 설들이 난무했지만, 은 인간이 태어나면서 가지는 마음으로 선한가 악한가, 즉 도덕과 정치를 수행할 만한 성이 인간에게 갖추어져 있느냐를 질문하고 있다. 맹자는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 , 인의예지 네 가지 선을 모든 사람은 태어나면서 갖추기 때문에 성은 선하다고 한다. 그러나 갖추고 있어서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양혜왕 >에서 항산이 없어도 항심을 잃지 않는 것은 오직 선비만 가능하다. 백성은 항산이 없으면 항심을 간작할 수 없다.’고 한다. 선비는 학문을 하기 때문에 항산이 없어도 그 마음을 수양하고 확대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如切如磋 如琢如磨하여 왕은 與民同樂하여 爲民父母가 되는 데까지 확대해 나가야한다.

    맹자는 선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모든 인간을 평등하다고 본다. 그러나 현실에서 만인이 평등하다는 뜻은 아니다. 전국시대를 지나 전한시대 중기가 되면서 선을 실현하는 주체가 모든 인간이었다고 보는 관점이 바뀌게 된다. 선을 실현하는 주체가 성인, 군주라고 보게 되었다. 모든 인간은 수양의 주체가 아니라 객체이고 성왕이야말로 그 주체라고 본다. 제국의 성립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통치하는 황제의 권력을 정당화하려는 사상에 맞물려, 현실뿐만이 아니라 선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에도 모든 사람은 평등하지 않게 된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이문서당 2분기 2회차 수업 공지합니다 (6)
봄날 | 2021.05.11 | 3725
봄날 2021.05.11 3725
2021년 이문서당 1회차 수업 공지합니다!!!!
봄날 | 2021.02.15 | 2902
봄날 2021.02.15 2902
[모집]
2021 강학원④ <이문서당> : 논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동시모집) (2.16 개강 /27주 과정) (43)
관리자 | 2021.01.09 | 조회 6347
관리자 2021.01.09 6347
[모집]
2020 以文서당 - 논어, 깊고 넓게 읽기 (55)
관리자 | 2019.12.16 | 조회 5808
관리자 2019.12.16 5808
514
1분기 6회차 공지합니다
여울아 | 2017.03.16 | 조회 241
여울아 2017.03.16 241
513
<맹자>5강후기 -명실상부한 삶! (1)
게으르니 | 2017.03.16 | 조회 339
게으르니 2017.03.16 339
512
<이문서당> 4강 후기_그녀를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도 없었을까 (2)
봄날 | 2017.03.13 | 조회 375
봄날 2017.03.13 375
511
<이문서당>1분기 5회차 공지합니다~
여울아 | 2017.03.12 | 조회 264
여울아 2017.03.12 264
510
<이문서당> 1분기 3회 후기 (1)
진달래 | 2017.03.06 | 조회 285
진달래 2017.03.06 285
509
맹자02회차 후기(양헤왕 3-5 부터 7-10까지)
여여 | 2017.02.27 | 조회 318
여여 2017.02.27 318
508
<이문서당> 2회 후기 (2)
느티나무 | 2017.02.26 | 조회 288
느티나무 2017.02.26 288
507
2회차 공지합니다~ (2)
여울아 | 2017.02.16 | 조회 346
여울아 2017.02.16 346
506
사돈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데, 동락이라고라?(이문서당 1회차 후기) (2)
여울아 | 2017.02.15 | 조회 360
여울아 2017.02.15 360
505
<미친암송단> 첫번째 후기 (3)
게으르니 | 2017.02.08 | 조회 331
게으르니 2017.02.08 331
504
2017 <맹자> - 동양 정치철학의 정수 (29)
관리자 | 2016.12.25 | 조회 4392
관리자 2016.12.25 4392
503
<주역-계사전> 9회 공지합니다~~~ (4)
이문반장 | 2016.12.12 | 조회 326
이문반장 2016.12.12 326
502
주역 계사,설괘전 8회차 후기 (1)
하늬 | 2016.12.11 | 조회 477
하늬 2016.12.11 477
501
방학동안 주역 64괘를 함께 읽을까요? (3)
풍경 | 2016.12.10 | 조회 1048
풍경 2016.12.10 1048
500
<주역-계사전> 7회차 후기
라라 | 2016.12.05 | 조회 242
라라 2016.12.05 242
499
<주역 - 계사전 > 7회차 후기
향기 | 2016.12.05 | 조회 381
향기 2016.12.05 381
498
주역-계사전 8회 공지합니다~ (1)
이문반장 | 2016.12.05 | 조회 259
이문반장 2016.12.05 259
497
주역 계사전 7회 공지합니다~
이문반장 | 2016.11.28 | 조회 225
이문반장 2016.11.28 225
496
계사전하 6회차 후기 (1)
인디언 | 2016.11.25 | 조회 408
인디언 2016.11.25 408
495
주역 계사전-6회 공지합니다~
이문반장 | 2016.11.21 | 조회 225
이문반장 2016.11.21 225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