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전하 6회차 후기

인디언
2016-11-25 12:05
408

계사전 하 제5장

5장은 무척 깁니다. 5장 하다가 두 시간이 훌쩍 다 지나갔습니다.

구절마다 64괘중 한 괘의 어느 한 부분 효사를 취하여 이를 공자님이 풀어내는데,

괘의 효사는 앞에다 쓰기도 하고 중간에 쓰기도 하고 마지막에 쓰기도 합니다.

또 한 효의 효사를 그대로 다 갖다 쓰기도 하고 중간이나 앞뒤만 잘라서 갖다 쓰기도 합니다.

1. 택산함괘 구사효사 - 왔다갔다 왕래를 자주하면 벗만이 너의 생각을 따를 것이다

이것을 공자님은 ‘천하가 돌아감은 같으나 길은 다르며(同歸殊塗) 이치는 하나이나 생각은 백가지 이니

천하가 무엇을 생각하고 고민하겠는가’ 라고 풀었습니다.

해가 가면 달이 오고 달이 가면 해가 오니 해와 달이 서로 연이어 와서 밝음을 만들고,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오니 추위와 더위가 서로 연결되어 한해가 완성된다.

가는 것은 기운이 꺾이는 것이고 오는 것은 기운이 펼쳐지는 것이니 굴신이 서로 감응하여 이로움(가을의 결실)이 생긴다.

자연의 이치를 이렇게 잘 보여주는 것은 없지요. 자연의 이치가 이와 같은데 뭘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따른다면 그건 좁은 것이라고요.

자벌레의 굴신이나 동면하는 뱀의 칩거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인간이 의를 정밀히 하고 신묘한 경지에 들어가 덕을 높이는 공부를 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이치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상은 불가지한 것이니 측량할 수 없다고...

자연의 이치가 사람에게 그대로 드러나는 것도 있지만 여전히 알수 없는 이치도 있는 것, 費而隱인가요?

2. 택수곤괘 육삼효사-돌 때문에, 그리고 가시방석에 앉아있다. 집에 들어가도 아내를 보지 못하니 흉하다

공자님은 ‘욕되고 위태로워 죽을 날이 가까우니 아내를 볼 수 있겠는가’라고 하네요.

피할 수 있는데 피하지 않았기 때문이니, 아니다 싶으면 거둬들여야 한답니다.

3. 뇌수해괘 상육효사 -공이 높은 담 위에서 작은 매를 쏘아 잡았으니, 이롭지 않음이 없다

공자님은 ‘군자가 기물을 몸에 지녀 때를 기다려 움직이면 나가서 얻음이 있으니 이롭지 않을 까닭이 없다’고 말합니다.

매사냥 하나만으로도 군자의 도를 설명할 수 있네요.

4. 화뢰서합괘 초구효사 - 차꼬를 신발에 채워서 발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니 허물이 없다

공자님은 ‘소인은 불인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불의를 두려워하지 않으니 작은 것으로 징계하여 크게 경계시키면 소인의 복이다’

라고 해석했습니다.

5. 화뢰서합괘 상구효사 - 차꼬를 목에 매어서 귀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니 흉하다

초구는 맨 아래 있는 효라 차꼬를 신발에 채우지만 상구는 맨 위에 있는 효이니 차꼬를 목에 매게 되나봅니다.

 <주역>이 재미있는 건 이런 데서도 나타나네요.

이에 대해서 공자님은 ‘악이 쌓여서 가릴 수 없을 만큼 죄가 커지면 풀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우샘은 경계하는 말을 귀답아 듣지 않으니 흉함을 당하게 된다고 하시며 귀(耳)의 깊은 뜻을 말씀해 주셨지요.

6. 천지비괘 구오효사 - 망할까 망할까 두려워하여 뽕나무숲에 묶어놓았다

공자님은 ‘나라를 다스리는 리더는 편안해도 위태로움을 잊지 않고, 보존되어도 망함을 잊지 않고,

다스려져도 난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풀었습니다.

나를 다스리는 일이나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나, 다스리는 일은 그런 일이지요.

7. 화풍정괘 구사효사 - 솥이 발이 부러져 군주에게 드릴 음식을 엎었으니 얼굴이 달아오를 만큼 부끄러워 흉하다.

공자님은 ‘덕이 적으나 지위가 높고, 지혜가 적으나 계획이 크고, 능력이 적으나 맡은바가 무거우면 화가 미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며,

그 임무를 감당하지 못한 것을 말했습니다.

요즘 우리 시국이 꼭 이런 것 같지 않습니까? ㅠㅠㅠ

8. 뇌지예괘 육이효사 - 돌같은 절개로 머뭇거리지 않으니 정하고 길하다

공자님은 ‘위로는 아첨하지 않고 아래로는 모독하지 않는 것이 조짐을 아는 것이다.

조짐은 움직임의 미미함으로 길흉을 먼저 아는 것이니, 군자는 이 조짐을 보고 움직여 밍기적 거리지 않는다’고 풀어내고,

돌과 같은 절개이니 결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은미한 것도 알고 드러난 현상도 알고, 음양의 이치를 알면 만인이 우러르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하네요.

9. 지뢰복괘 초구효사 - 멀리가지 않고 돌아와 후회에 이르지 않으니 매우 길하다

지뢔복괘는 음이 극에 달해 양이 다시 시작하는 괘로 초효만 양이고 나머지 효는 모두 음인 괘입니다.

양이 끝나고 음이 시작하니 매우 길하다고 하네요.

공자님은 여기에서 너무나 사랑하는 제자 안회를 떠올리셨나봅니다.

‘안회는 거의 도에 가까울 것이다. 불선이 있으면 당연히 알았고 그것을 알면 다시 되풀이 하지 않았다’ 고 이 효를 풀어내시네요.

안회의 不貳過를 다시 한번 칭찬하시는거죠.

10. 산택손괘 육삼효사 - 세 사람이 가면 한 사람을 빼고 한 사람이 가면 그 벗을 얻는다

공자님은 이것을 음양의 도로 해석하십니다.

‘천지에 기운이 엉기니 만물이 불어나고, 남녀의 정이 엉기니 만물이 화생한다.’

기운의 엉김으로 만물의 화생을 설명하는 것은 <회남자>에 많이 나온다고 우샘이 말씀하셨습니다.

11. 풍뢰익괘 상구효사 - 유익하게 해주는 이가 없다. 혹 공격할 것이니 마음을 세우는데 항상하지 말아야 하니 흉하다

공자님은 ‘군자는 몸을 편안히 한 뒤에 움직이고, 마음을 평안히 한 후에 말하며, 사귐을 안정되게 한 후에 구하니

이 세 가지를 닦아서 온전하다.

위태롭게 움직이면 백성이 함께 하지 않고, 두려워하면서 말하면 백성이 호응하지 않고,

신뢰가 없이 구하면 백성이 복종하지 않으니, 백성들이 믿고 따르지 않으면 죽음에 이를 것이다.’라고 실생활에 적용하십니다.

사사로움이 없는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움직이고 말하고 구해야 사람들이 믿고 따르니,

그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이 먼저임을 말씀하신 듯합니다. <대학>의 正心?

와! 정말 5장에 엄청난 이야기들이 들어있네요.

여기에 인용된 괘들을 전체적으로 같이 보면서 이 효사들의 풀이를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혹 방학이 되면 볼 수 있을까요? ㅋㅋㅋ

 

댓글 1
  • 2016-11-28 15:53

    공부를 하다보면 신기하게 현재 자신의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는 문장들을 만나곤 해요^^

    복습팀에서도 이번 시간에 했던 내용은 정말 요즘 시국과 맞아떨어진다고 공감 했네요.

    풍경님도 겨울에 주역 다시 읽고 싶다시던데

    두 분이서 발심하여 복습팀을 꾸려보심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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