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일의 외침] 40일째:오영과 콩세알

오영
2014-09-30 22:48
857

9월의 마지막 날, 일인 시위 40일째 미금역으로 나갔습니다.

그동안 일인 시위의 진행을 지켜 보며 충분히 '학습'을 한 덕분인지 담담한 마음으로 시위 용품을 

챙겨 나갔습니다.    

그래도 콩샘이 주차하러 간 사이에 혼자 버스정류장 앞을 서성이는 동안은 민망하고 뻘쭘하더군요.

주춤거리다 마음을 다잡고  판넬을 죽 늘어 놓고 테잎을 붙인 후 전단지를 들고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먼저 어느 노부부에게 다가가 전단지를 건네며 말을 붙이니 이내 '안다, 안다, 다 안다'면서 손사레를

치시네요.. 근처  교회에서 나온 것으로 잘못 알고 계신 거였어요. 그래서 다시 설명을 드렸지만

교회든 원자력이든 다 귀찮으시다네요.

그 사이에 콩샘이 등장, 어찌나 반갑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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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가 그곳이 아니랍니다.  늘어 놓았던 판넬을 들고 양쪽으로 횡단보도가 있는 곳으로 옮겨 전단지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뒷보습이 보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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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리원전에 대해 들어 보셨나요? 30년 수명이 다해 폐쇄해야 하는데

10년을 더 연장한다는 군요. 그 위험성에 대한 글이니 한 번 관심갖고 읽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뭐 대강 이렇게 말을 건넸습니다. 인상을 찡그리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사람, 못마땅한

표정이지만그래도 전단지를 받아 주는 사람, 아, 네 하며 제가 말을 끝내고 돌아설 때까지

들어 주는 사람,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러다 간혹 옆에 서서 말을 걸어도 아무것도 못듣고 못본 듯이 외면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전, 웃었습니다.  처음엔 민망함에서 나온 헛웃음이었는데 조금 지나니 그런 사람들의

반응이  정말 재미있더군요. 웃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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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의식하고 웃는 웃음은 좀 어색하네요. 콩샘이 함께 해줘서 고마웠구요.

재미있었습니다. 베르그손이 말한  '이미지 기억'을 남긴 하루였네요.

댓글 7
  • 2014-09-30 22:53

    준태, 규태, 오영님

    한 가족이 각각 1인시위에 나선

    새로운 기록이네요.

    오영님 집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가나

    급궁금해짐^^

    • 2014-09-30 23:10

      샘, 윤태에요. ㅋㅋ 

      • 2014-09-30 23:31

        윽 윤태구나!!

        준태는 누구였나ㅋㅋ

        윤태한테 "미안하다"고 전해주세요.

  • 2014-10-01 08:05

    한사람, 한사람에게 다가가는 오영님!

    멋져요!!

  • 2014-10-01 09:29

    2014년 9월 30일 오후 미금역 사거리에서의 탈핵시위

    그날의 공기, 그날의 빛....과 함께 멋진 이미지 기억이 저장될듯 하네요..^^

    • 2014-10-02 11:31

      베르그손 강좌 듣기를 잘했지요, 우리~~
      샘이 가족과 함께 하는 그날의 시위, 기대합니다. ^^

  • 2014-10-01 10:08

    아지매,,,그래서 우야면 됩니까?

    투박한 대구아저씨말에 시비건줄 알았다고 오영님은 놀래셨지요.^^

    피켓내용도 너무 많고 우리의 목소리가 좀더 하나로 모았으면 좋겠어요.

    송전탑반대인지, 고리원전폐쇄인지 힘이 모아지기보다 분산되는 느낌.

    그리고 한전이 분당수지로 이전한다고 하던데 아시는분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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