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두둥....<다른 이십대의 탄생> D-3

관리자
2019-05-19 09:33
350

지난 1년간 <북앤톡>에 연재되었던 <다른 이십대의 탄생> 기억하시죠?


<길드다>의 고은, 지원, 동은이 돌아가면서 연재를 했었죠.


<북앤톡> 선생님들의 채찍질 때문인지, 아니면 열화와 같은 댓글 덕분인지...어쨌든 무사히 연재를 마쳤고,


이제 이 글들이 <북드라망> 선생님들의 정성스러운 편집을 거쳐, 5월22일(수) 책이 되어 나옵니다. 


얏호!!!



함께 읽어주시고 호응해주신 문탁식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책이 나온 후에도 널리 홍보해주시고, 또 팔아 달라는 부탁도 드리면서,


표지와 함께 저자들의 또 다른 이십대 친구 두 명(창훈과 상익)의 리뷰를 미리, 살짝, 공개합니다.


히힛!!

KakaoTalk_20190510_104952555.png 

책을 읽기 전에 노란 봉투에 책과 함께 동봉되어 온 고은님의 엽서를 먼저 읽었습니다. 


엽서의 내용을 공개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엽서의 내용에 창훈씨가 어떻게 읽을까기다려지는 마음이 더 크니 다행이죠?’라는 말이 있었습니다고은님이 정말로 기다리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엽서의 답장을 쓰려고합니다.(그동안 애인들에게 받은 러브레터에도 한번도 답장을 하지않았지만...) 




 


애매한 당신들에게...


 


책을 읽으며 서점에서 일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서점에서 일하면서 난처했던 일 중 하나는 신간의 책이 들어오면 그 책을 에세이로 분류해야 할지소설로 분류해야 할지자기계발서로 분류해야 할지를 정하는 일이었습니다보통은 인터넷 교보문고’ 홈페이지에 접속해 검색창에 신간의 책의 바코드(국제표준도서번호,ISBN)을 입력해 교보문고에서 분류한대로 분류하지만 교보문고에서도 애매하게’ 분류해놓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는 책의 맨뒷장에서 평을 읽고목차를 보고 그래도애매하면그 자리에서 책을 조금씩 읽고 마음대로 분류했습니다.


 


이 책 또한 애매하게’ 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수필이라고 해야할지자기계발서라고 해야할지철학서가로 가야할지 경제서가로 가야할지 예술서가로 가야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이 책을 쓰고 이 책에 등장하는 세사람 고은지원동은의 삶도 마찬가지로 애매하게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사람들 같습니다.




학교를 나온 모범생 고은목공소를 그만둔 목수 지원뭐든 열심히 하지 않지만 가장 열심히 하는 동은....


그들은 분류되기 어려운 책처럼 자신들이 애매한 사람들인것을 알고 있으며 때론 싸우기도 하고 때론 서로에게 의지하며 자신들의 애매함을 애매한 상태로 그치지않고 구체화하는 것그들은 이것을 공부라고 표현하더군요.




학교가 아닌 곳에서 공부를 같이 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개인의 고민을 공동의 고민처럼공동의 고민을 개인의 고민처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렇게 통념 안에선 쉽게 규정할 수 없는 것들을 잘도 하고있는 애매한 사람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애매함으로 가득 찬 이 책의 에필로그의 마지막 문장으로 그들이 어떻게 애매한 것들을 잘도 하는 지 알 것도 같았습니다그리고 어쩌면 교보문고 사이트의 도움 없이 이 애매한 책을 어디로 분류할지 생각하게 되는 실마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앞으로도 새롭게 탄생하기 위해서,


무언가가 되기 위해서 공부하고 글을 쓰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보인다.


그것이 과거와는 다른’, 요구되는 통념과는 다른’ 삶을 살게 한다는것을 알아버렸기때문이다.”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늦은 어느날 창훈 올림-


김고은, 김지원, 이동은과 나는 학교 친구였고, 동네 이웃이었고, 또 때로는 함께 일하는 동료였다. 길게는 15년, 짧게는 5년을 그렇게 곁에서 함께 해왔다. 우리는 그간 자주 만나 술을 마셨고, 각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고, 때로는 함께 공부하며 열을 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나는 가끔 나와 그들이 무언가 다르다고 느꼈다.


나는 스무살이 되자마자 재수를 위해 기숙학원에 들어갔다. 중, 고등학교 친구였던 지원은 대학을 가지 않겠다며 아르바이트를 찾았다. 그렇게 기숙학원에서 1년을 버틴 나는 대학에 갔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1년을 버틴 지원은 군대에 갔다. 시간이 지나 나도 군대에 갔다. 내가 전역을 할 때쯤, 목수가 된 지원은 나에게 집을 구해 독립하자고 했다. 나는 기대와 달랐던 대학을 그만두기로 대뜸 결정했지만, 지원의 제안에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새로운 학교에 들어갔다. 지원은 독립해 새로운 집에서의 삶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나는 이후에도 지원 등이 공부하고 있는 문탁네트워크에 자주 들락날락 거렸다. 재미있어 보이는 세미나가 있으면 참여했고, 문탁네트워크 아래에 있는 목공소에서 작업을 하기도 했다. 내 기억에 고은과 동은은 언제나 그 곳에 있었다. 동은은 어느 날에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또 어느 날에는 커피를 팔고 있었다. 고은은 자주 선생님들과 언성을 높이며 싸우고(?) 있었고, 항상 어딘가로 사라지곤 했다. 이 친구들은 어떻게 이 나이 많은 선생님들과 부대끼며 살고 있을까? 이 친구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늘 궁금했다.


나는 그들과 달랐다. 디자인 전공으로 대학교를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회사에 들어갔다. 당연한 말이지만 회사에서는 주로 회사가 원하는 일을 하고, 회사에서 원하는 디자인을 한다. 나는 가끔 회사에서 내가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자리에 앉아 멍하니 껍데기만 남아있는 나와 컴퓨터 속 내 작업을 본다. 나는 그럴 때면 이 회사에 더 있는게 앞으로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아니지를생각하곤 했다. 만약 이 회사를 나간다면 어디서 돈을 벌어야 할지 계산했다.


어느 날 이 친구들은 <길드다>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인문학 공부를 하더니 그 공부로 돈을 벌겠다는 것이다. 내가 할 일이 없겠냐고 물었고, 그들은 나에게 일을 줬다. 이 친구들과 일하는 것은 회사에서의 그것과 달랐다. 이 친구들은 사소한 결정에도 모두가 달려들어 의견을 냈다. 나도 거기에 의견을 보태기도 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을 밀어붙이기도 했다. 우리는 계약서를 작성하고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일이 끝나고 나면 또 길고 치열한 회의 끝에 나에게 줄 돈을 책정했다. 일을 다 하고 나서야 얼마 받을지를 알게 된다니… 이 <길드다>라는 회사가 일하는 방식은 세상의 일반적인 회사의 논리로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친구들과 일할 때면 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안정적인(그렇게 안정적이진 않다) 월급을 받으며 일하고 있는 나는, 어쩌면 , 그들을 불안한 이십대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런 이십대 말이다. <다른 이십대의 탄생>은 그런 그들의 기록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다시 생각한다. 무엇이 우리를 ‘불안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인지, 무엇이 우리를 20대라는 통념 안에 가두고 있었는지 말이다. 그들은 가구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서로 싸우면서도 계속 함께 공부했다. 공부를 통해 그들은 불안한 미래 대신 현재를 산다. 현재의 고민들은 공부로 텍스트-컨텐츠가 되어 돌아온다. 그들은 서로 텍스트를 해석하고 해체하는 과정 속에 함께한다.


나는 아마 당분간 회사를 그만두지는 못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들과 함께 공부하며 어떻게 함께 ‘살아있을 수’ 있을지 묻고 공부할 것이다. 특별한 답은 없겠지만, 이 다른 이십대들과 함께라면 답이 없는 과정도 텍스트-컨텐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저자 세 명의 친구이자  <길드다> 제7의 멤버, 상익-

댓글 3
  • 2019-05-19 10:02

    6월에는 명식의 <책 읽습니다>도 출간됩니다. 얏얏호!!

  • 2019-05-19 20:26

    시뻘건 색이 뭔가 딱 맞는 느낌이네요. 시원하고, 강렬하고, 에너제틱하고...... ^^

    빨리 책으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다들 고생많았어요.

    이제 꽃길만 (아니 그냥 길이라도) 펼쳐지만 될 듯.. ㅎㅎ

  • 2019-05-20 10:52

    축하해요~~ ^0^

    지지고 볶느라고 매일매일 애쓰는 이십대! 화이팅입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길드다가 두 개의 단위로 분화됩니다.
지원 | 2022.02.21 | 1520
지원 2022.02.21 1520
<2021 비학술적 학술제: 파이싸움, 공정-바깥-말하기>
지원 | 2021.11.10 | 2053
지원 2021.11.10 2053
길드다 티비의 다큐 상영회가 열립니다!
송우현 | 2021.11.05 | 1831
송우현 2021.11.05 1831
2021 비학술적 학술제의 사전세미나가 시작됩니다.
지원 | 2021.09.25 | 1880
지원 2021.09.25 1880
6월 10일 저녁,『68혁명: 인간은 세계를 바꿀 수 있을까』 출간 기념 온라인 북콘서트! (10)
지원 | 2021.05.31 | 2484
지원 2021.05.31 2484
<아젠다> 일부공개: 한문이 예술, 수업보다 수업후기가 더 재밌다?!
고은 | 2021.05.01 | 2035
고은 2021.05.01 2035
<아젠다> 통권 9호(2021년2월20일)가 발간되었습니다 (2)
길드다 | 2021.02.21 | 2248
길드다 2021.02.21 2248
이번엔 거의 우현 특집입니다 - 길드다뉴스레터 아젠다 7호 발간
문탁 | 2020.12.22 | 2550
문탁 2020.12.22 2550
<2020 비학술적 학술제: 코로나 시대, 청년과 연결> (1)
고은 | 2020.12.03 | 3534
고은 2020.12.03 3534
[공연] 코로나 시대로 삭막한 지금, 874-6번지 골목이 꿈틀거린다! (2)
송우현 | 2020.10.26 | 2809
송우현 2020.10.26 2809
<많이 올까 걱정되는 영화모임 시즌 2> 모집합니다. (4)
지용 | 2020.05.07 | 2700
지용 2020.05.07 2700
366
2019-06-02 회의안 (2)
명식 | 2019.06.01 | 조회 194
명식 2019.06.01 194
365
2019-05-26 회의록 (1)
고은 | 2019.05.28 | 조회 186
고은 2019.05.28 186
364
2019-05-26 회의안
고은 | 2019.05.26 | 조회 223
고은 2019.05.26 223
363
<다른 이십대의 탄생>-저자 인터뷰
관리자 | 2019.05.25 | 조회 328
관리자 2019.05.25 328
362
두두둥....<다른 이십대의 탄생> D-3 (3)
관리자 | 2019.05.19 | 조회 350
관리자 2019.05.19 350
361
2019-05-17 회의안
지원 | 2019.05.17 | 조회 240
지원 2019.05.17 240
360
2019-05-10 회의록 (3)
명식 | 2019.05.11 | 조회 209
명식 2019.05.11 209
359
2019-05-10 회의안 (4)
명식 | 2019.05.09 | 조회 222
명식 2019.05.09 222
358
2019-05-01 회의록 (2)
고은 | 2019.05.02 | 조회 225
고은 2019.05.02 225
357
2019-05-01 회의안 (5)
고은 | 2019.04.30 | 조회 249
고은 2019.04.30 249
356
창조행위란 무엇인가(1987) - 들뢰즈 (2)
관리자 | 2019.04.30 | 조회 395
관리자 2019.04.30 395
355
19-04-20 약식회의
고은 | 2019.04.20 | 조회 233
고은 2019.04.20 233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