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행위란 무엇인가(1987) - 들뢰즈

관리자
2019-04-3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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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예전부터...그대들에게 전달해준다고 생각했었는데...자꾸 잊어버려서...일단 여기에 메모를!!

 저 역시 여러분과 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이 질문은 이런 종류의 것입니다. 영화를 하는 여러분들은 정확하게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철학을 하고 있고 또 철학을 하려고 하는 제가 하고 있는 것은 정확하게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다른 식으로도 제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에서 아이디어idee가 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이런 질문을 제기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듯이 아이디어가 있다는 것은 드물게 일어나는 사건이고 자주 오지 않는 일종의 축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아이디어가 있다는 것은 뭔가 일반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 일반은 있을 수 없습니다. ...아이디어는 이미 이런저런 영역에 속해 있습니다. 때로는 회화의 아이디어일 수도 있고 때로는 소설의 아이디어일 수도 있으며 때로는 철학의 아이디어일 수도 있고 때로는 과학의 아이디어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디어, 그것은 이런저런 표현양태에 이미 속해 있고 또 표현 양태와 분리할 수 없는 잠재력으로 다루어야 합니다....내가 알고 있는 테크닉과 관련해서 나는 영화의 아이디어나 철학의 아이디어같이 어떤 영역에서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어떤 영역에서 아이디어가 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철학은 '아무것이나'에 대해 성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철학을 '어떤 것에 대해서도 성찰할 수 있는'능력으로 취급함으로써 우리는 철학에 너무 많은 것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고, 이는 사실상 철학에서 모든 것을 빼앗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찰하기 위해 철학이 필요한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영화에 대해 실제로 성찰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영화감독이나 영화비평가, 혹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뿐입니다....철학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철학이 자기만의 내용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너무 간단합니다. 즉 철학도 다른 모든 분과만큼이나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분과이고 철학은 개념들을 창조하거나 고안해내는 일을 합니다....개념들을 만들어내야 합니다....다른 곳에서도 그렇지만 철학에서도 필요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창조자는 즐거움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닙니다.창조자는 자기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만을 만들 뿐입니다...

 저는 제가 철학을 한다고, 다시 말해 개념을 고안하려고 애쓴다고 말합니다. 만약 제가 여러분들은 영화를 한다고 말한다면, 여러분들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이 고안해내는 것은 개념이 아니라 '운동/지속'의 블록입니다. 누군가가 '운동/지속'의 블록을 만들어낸다면 아마도 그는 영화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이야기를 내세우거나 혹은 이야기를 비난하는 것은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것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철학도 이야기를 하지요. 개념들로 이야기를 합니다. 영화는 '운동/지속'의 블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회화는 전혀 다른 유형의 블록을 고안합니다. 이것은...'선/색'의 불록입니다. 음악은 또 다른 유형의 블록, 이 역시 아주 특별한 블록을 고안합니다. 이 모든 것 옆에서 과학 역시 창조적이지요....과학자는 전혀 복잡한 사람이 아니라 함수관계를 고안하거나 창조하는 사람입니다....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에 대해 말할 수 있다면, 영화감독이 과학자에게 말할 수 있고 과학자가 철학자에게, 철학자가 과학자에게 말할 것이 있다면, 이것은 각자의 창조적 활동에 한해서, 이 창조적 활동과 관련해서 말할 수 있습니다. 창조에 대해 말할 것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창조하는 것의 이름으로 다른 사람에게 말할 것이 있다는 뜻입니다. 제가 만약 각자의 창조적 활동으로 규정되는 이 모든 분과를 정렬할 수 있다면, 저는 이들 모든 분과에 공통되는 하나의 한계가 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함수의 고안, '운동/지속'블록의 고안, 개념의 고안 등 이 모든 종류의 고안에 공통되는 한계는 시공간입니다. 모든 분과가 서로 소통할 수 ㅇㅆ다면, 그것은 즉자적으로는 결코 분명하지 않지만 이 모든 창조적 분과에 개입되어 있는 차원, 다시 말해 시공간의 구성이라는 차원입니다.

  .....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영화에서 아이디어가 있다는 것은 다른데서 아이디어가 있다는 것과 같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영화의 아이디어가 다른 분과에서도 가치를 가질 수 있고, 예를 들면 소설에서도 탁월간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는 전혀 같은 모습을 띠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단지 영화적인 것밖에 될 수 없는 영화의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저에게 흥미 있는 것은 질문을 제기하는 방식입니다. 즉 영화감독은 무엇 때문에, 예를 들면 소설을 각색하고 싶어 할까요? 저에게 분명해 보이는 것은, 그가 영화에서 (이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이것이 소설이 자기 아이디어라고 제시하는 것과 공명을 이루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종종 아주 위대한 만남이 이루어집니다....가장 탁월한 경우들 중 하나가 구로사와 아키라입니다...

더 이상은 못 치겠군. ㅋㅋ

댓글 2
  • 2019-04-30 08:50

    짧은 강연문이니 나중에 복사해서 읽어보도록.

  • 2019-05-24 00:43

    만일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에서 들뢰즈가 말한 거을 못 본다면....

     

    아니,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에서 들뢰즈가 말한 것을 찾으려 한다면....

    혹은 들뢰즈가 보는 방식으로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를 본다면....

    만일 들뢰즈의 이야기가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를 보는데

    리뷰(re-view)가 아니라 프리뷰(pre-view)가 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뢰즈가 말하는 시네마가 무엇인지, 영화적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가 무엇인지,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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