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7회차 후기 - 그래서 자장은 잘 컸나요?

도라지
2021-06-21 19:52
302

子張 問行 子曰 言忠信 行篤敬 雖蠻貊之邦 行矣

言不忠信 行不篤敬 雖州里 行乎哉

立則見其參於前也 在輿則見其倚於衡也 夫然後行 子張 書諸紳

 

우샘께서는 『위령공』 5장을 설명하시면서 연관 검색 장으로 위정-18장, 안연-20장을 연동시켜서 읽어보라 강조하셨다.

그래서 다시 『낭송 논어』를 펴고 위정 편과 안연 편을 살펴보았다.

 

위정-18장

자장이 벼슬을 구하는 법을 배우려고 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많이 듣고 의심나는 것을 제외하고 그 나머지를 신중히 말하면 허물이 적을 것이다. 많이 보고 위태로운 것을 제외하고 그 나머지를 신중히 행동하면 후회가 적을 것이다. 말에 허물이 적고, 행동에 후회가 적으면 벼슬이 그 가운데 있을 것이다.”

 

子張學干祿, 子曰 : “多問闕疑, 愼言其餘, 則寡尤 ; 多見闕殆, 愼行其餘, 則寡悔. 言寡尤, 行寡悔, 祿在其中矣.”

 

안연-20장

자장이 물었다.

“선비는 어떻게 하면 통달했다 할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말하는 통달이란 무엇이냐?”

자장이 대답했다.

“나라 안에서도 반드시 명성이 있고 집안에서도 반드시 명성이 있는 것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명성이 있는 것이지 통달한 것이 아니다. 통달한다는 것은 본바탕이 곧고 의를 좋아하며, 다른 사람의 말을 잘 헤아리고 얼굴빛을 잘 살피며, 신중하게 생각하여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낮추니, 나라 안에서도 반드시 통달하고 집안에서도 반드시 통달하게 된다. 명성이 있다는 것은 얼굴빛은 인을 취하나 행실은 어긋나는 것이다. 그렇게 살면서도 의심조차 없으니, 나라 안에서도 반드시 명성이 있고 집안에서도 반드시 명성이 있게 된다.”

 

子張問 : “士何如斯可謂之達矣?” 子曰 : “何哉, 爾所謂達者?” 子張對曰 : “在邦必聞, 在家必聞.” 子曰 : “是聞也, 非達也. 夫達也者, 質直而好義, 察言而觀色, 慮以下人. 在邦必達, 在家必達. 夫聞也者, 色取仁而行違, 居之不疑. 在邦必聞, 在家必聞.”

 

공자님의 제자 그룹에서 어린 축에 드는 자장은 공자님보다 48세나 어린 제자라고 한다. 그런 자장이 물은 질문은 어떻게 하면 벼슬을 구하나요? 어떻게 하면 명성(본인은 통달이라 했지만 ㅋ)을 얻나요? 이다. 위령공 5장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요? 라고 물었는데 주희의 주석에 의하면 이 역시 안연 20장에서 물은 통달과 같은 의미, 즉 어떻게 명성을 얻나요? 와 같다고 했다.

 

이렇게 질문들을 모아보면 자장은 공자님의 문하생으로 입문하여 배우고 익힌 후 세상에 나가 이름을 떨치고 싶은 생각을 일관되게 가지고 그에 관한 질문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나이 차이로 짐작건대 아마도 공자님이 천하 주유 끝에 노나라로 돌아온 이후이지 않을 까 싶은데, 그 당시에 이미 공자님의 초반기 제자들이 주변 제후국에서 활약하고 있던 때 였다고 보면, 자장도 선배들처럼 벼슬길에 나아가 명성을 얻고 싶은 마음이 뚝뚝 묻어나는 질문이다. 공자님도 그런 어린 제자의 마음을 헤아린 듯 친절하게 조목조목 짚어주신다.

 

나는 문탁에서 친구들과 공부하고 밥 지어먹고, 빵도 굽고 그러면서 7년을 보내고 있다. (도라지가 벌써 7년? 맞아요 7년! ㅋ)

처음 문탁에 와서 어렵기만 하던 쌤들한테도 어느 순간 슬쩍 슬쩍 말도 놓고, 뭐 하라고 해도 이리 저리 도망도 잘 간다. 하지만 처음에는 쌤들처럼 공부도 잘하고 일도 잘하고 싶어서 가끔 궁리하고 자주 실망하고 그랬었다. 하지만 그게 원하는 바를 적어 가슴에 품는다고 될 일일까?

자장은 어찌 스승의 말을 실천하여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뒤에 나오나요? 자장편도 있던데...) 같이 있다 보면 닮기도 하더라. 같이 공부하고 부대끼고 하면서 서로 비슷한 냄새를 풍기는거 아닐까? (이런 거 사랑인데. ㅎㅎ)

 

선배들과 스승의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고자 바라며 살았다면, 자장도 공부 속에서 무럭무럭 잘 자랐을 것 같다~

 

그나저나 아직도 나를 이루는 논어의 원자가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이번 후기가 돌아오는 것이 너무너무 무서웠다.

이제 저도 대면 수업으로 가서 성실하게 재정비 하겠습니다.

 

 

내일 만나요~~~

 

 

 

 

(스페셜 땡쓰 투 기린! 하트~)

댓글 3
  • 2021-06-21 22:41

    ㅎㅎ 무서워 하며 쓴 후기가 이 정도면 

    만만하게 쓰는 후기는 오히려 제가 무서울 듯 합니다!!

    나이 어런 자장을 바라보는 스승의 눈에 할머니 미소(아니 할아버지 미소라 해야겠죠)가

    번지는 것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드네요.

    논어에 나오는 공자님의 제자들을 보면서 

    세태를 따르자니 스승께 배우는 공부가 아쉽고

    공부를 따르자니 자기 혼자만 루저가 되는 기분이 드는 그들의 다양한 고민들이 보이는 것 같아요.

     

    한번에 논어가 새겨지겠어요?

    그래도 한 번이 중요하니까, 우리 끝까지 정주행해야겠죠? ㅎㅎ

  • 2021-06-22 09:09

    도라지가 벌써 7년? 이러는 사람 여기 있어요 ㅋㅋㅋ

    그러다보니 도라지가 논어도 읽고 ㅎ 

    이미 불교랑 다른 공부들 하면서

    음식 만들면서

    농사지으면서

    잘 살고 있는 도라지가 공자님과 제자들 만나 더 잘 살아가겠네요^^

     

  • 2021-06-25 09:09

    자장이 자기학파를 만들 정도니까 일가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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