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기본소득 릴레이4> 3년 전, 기본소득을 주제로 했던 더북의 뉴스를 떠올리며...

블랙커피
2020-04-20 21:56
386

코로나19는 참으로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마스크의 일상화부터 지난주의 총선결과까지 코로나19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그중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을 받게 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감염병이 가져온 경제적 타격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실현된 것이지만,

지금까지의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의 흐름이 없었다면 재난 지원금이 소득과 나이에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지급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는 못했을 것 같다.
문탁에서 공부를 시작하고, 녹색평론을 보면서 ‘기본소득’이란 개념을 처음으로 접했던 것이 7~8년 정도 전이었던 것 같다.

지금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었던 2016년 1월에 실시한 ‘성남시 청년배당’ 정책은 기본소득에 대한 관심을 대중적으로 촉발시켰는데,

문탁에서도 이쯤 기본소득에 대한 공부가 활발했다.

2017년 2월에 ‘더북’에서 첫 번째 디저트 뉴스를 하면서 다루었던 주제가 바로 기본소득이었으니,

나는 기본소득에 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물방울, 곰곰, 블랙이 진행한 이날 디저트 뉴스는 그때까지 진행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면서,

우리는 어떤 시각에서 기본소득을 바라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촉발하는 자리였다.

이날 다루었던 기본소득 관련 내용을 요약해보자.
먼저 기본소득은 재산의 많고 적음, 노동을 하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조건없이 일정액의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우파에서 좌파, 생태주의자까지 기본소득에 대한 이념적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좌파 기본소득론자들은 일자리감소, 소득불평등과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수준의 기본소득을 제공하는데 방점을 둔다면,

우파 기본소득론자들은 기존의 여러 복지제도를 기본소득으로 통폐합해 복지지출을 줄이는 ‘작은 정부’ 실현과 노동시장을 더 유연하게 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기본소득 논쟁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재원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기본소득에 대한 시각이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첫 번째 관점이 기존 복지제도의 보완으로 기본소득을 바라보는 것이다.

기존 복지제도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임금노동자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기에, 임금노동자의 일시적 실업이나 노후에 대비하여 소득을 지원해 주는 구조가 기본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비정규직이 확대, 임금격차의 심화, 일자리도 감소 등으로 노동시장이 상당히 불안정해졌기에, 어떤 조건이나 자격을 따지지 않고 모든 국민에게 일정 소득을 보장해주는 기본소득이 절실해졌다.

이렇게 신자유주의시대의 노동시장의 문제를 완화해주고, 기본 복지정책을 확장하는 관점에서 기본소득을 바라볼 수 있는데, 이 경우에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증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기본소득을 바라보는 두 번째 관점은 사회적 부를 배당하는 방식으로 기본소득에 접근하는 것이다.

현재 이 사회가 이룬 모든 부는 이전 세대의 축적에 기반한 것이며,

특히 정보화 사회에서의 부는 공유자원이라는 관점에서 공유재에 기반한 산출물에 대한 정당한 배당으로써 기본소득을 생각할 수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우는 풍부한 광산자원을 부의 원천으로 보고 거기서 생산된 부를 사회 구성원들 모두에게 배당하는 정책을 시행했는데, 여기서 공유재에 기반한 부의 분배라는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기본소득을 바라본다면, 그 재원은 공유재(공공의 부)가 된다.

 

 

3년 전 ‘기본소득’을 주제로 뉴스를 할 때, 우리가 기본소득의 혜택을 이렇게 빨리 볼 수 있을 거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코로나19와 함께 불현듯 내 손에 기본소득이라는 것이 쥐어졌으니…….

문탁 내부에서의 ‘공공의 부’와 ‘공유재’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히 오가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댓글 5
  • 2020-04-22 07:32

    음. . 저는 더북뉴스 참 좋아했는데‥
    역전의 용사들 다시 뭉쳐 리플레이 어때요?
    서생원과 콜라보로.ㅋ

  • 2020-04-22 10:09

    그르게요 그때만 해도 기본소득이 된다면야 좋겠지만
    언제, 어떻게 가능하겠냐며 참- 회의적이었는데... 이런 날이 오네요.
    덕분에 잊고 있었던 우리 공부도 새록새록, 더북뉴스의 기억도 새록새록 ㅋㅋㅋ

  • 2020-04-22 16:37

    기본소득에 대한 생각은 지금 재난지원금 지급에서도 비슷한 쟁점들이 서로 다르게 이야기되고 있네요
    어디까지 누구에게 얼마나 지급할것인가
    역시나 재원이 문제겠지요
    하여간 이번 코로나로 인해 기본소득이 영 불가능한것만은 아니라는 실마리 같은걸 잡았다고나 할까요?
    이 기회를 잘 살려서 공부팀이 짜여지는것도 좋을듯하네요

  • 2020-04-22 23:34

    오 맞아맞아 디저트뉴스 기억나요...

  • 2020-04-23 17:45

    그러게요
    이번참에 기본소득 더북뉴스 재방송 해주세요.

    참 재밌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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