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 하면 돌아오는...
우현
2024-03-1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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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 하면 돌아오는 것은?
문스탁그램? 1234?
노노.
그것은 '외주 일'입니다.
'스튜디오 이크'로서의 활동, 래퍼 '코코펠리'로서의 활동.
둘다 엄-청 열심했다고 보긴 힘들지만, 그 활동들로 뿌린 씨앗이 가끔 열매가 되어 돌아올 때가 있습니다.
자주 오지도 않고, 큰 열매로 오는 건 아니지만, 정말 '잊을만 하면' 돌아오지요.
첫 번째 열매는 '경기도 연구원'에서 열린 'ESG 경영에 대한 강남대학교와의 MOU 체결과 뭐시기 뭐시기 세미나' 였습니다. 작년에 '사다리'와 마을 미디어 협동조합 '인스토리', '이크 스튜디오'가 함께 협업화 사업을 진행했는데, 그 때의 인연으로 가까워진 '인스토리'의 대표님이 따오신 일이예요. 코로나 때 한창 이런 행사들을 생중계로 진행했었는데, 오랜만에 중계 일이 들어왔다고 하시더라구요. 공기관에서 홀로 후드와 비니를 눌러쓰고 카메라를 만지작거렸습니다. 음향도 주로 제가 세팅했는데, 오랜만에 '제대로 된' 공간과 장비들을 만질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공기관에서 하는 '세미나'도 우리가 하는 '세미나'랑 크게 다르지 않더라구요. 훨씬 형식적이라는 것 빼면..
두 번째 열매는 '전태일이소선 장학금 전달식 축하공연'입니다. '전태일 힙합 음악제' 우승 이후로 간간히 연락 주셔서 공연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힙합 음악제'를 기획하신 PD님이 저를 좋아해주셨거든요. 근데 그 PD님이 퇴사하시면서 공연 할 기회가 잘 없다가, 오랜만에 공연을 하고 왔습니다. 야구선수를 꿈꾸는 중학생, 예체능 계열의 대학생, 글을 쓰시는 중년 분, 해외 동포나 이민자 분 등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사회 계층의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더 정진할 수 있도록 돕는 장학금으로 보여요.(행사를 다 보았음에도 '무엇에 대한 장학금'인지 명확한 설명이 없어서 확실하진 않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계신 만큼 제 음악이 괜찮을지 걱정을 했는데요, 래퍼라니까 질색하며 핸드폰만 보고 있던 여대생분도 계셨구요, 관심없고 그냥 빨리 집에 가고 싶은 표정의 중고등학생도 기억이 납니다. 전이라면 '내가 왜 듣기 싫어하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해야하나' 라며 현타가 왔을 것 같은데, 지금은 즐겨주시는 몇몇 분들에게 집중하게 되더라구요. 오히려 마음은 더 편해진 느낌? '인문학 공동체'를 모를만한 분들도 공감할 수 있을지 걱정 되었던 '공부방'도 반응이 좋았구요. 여러모로 기분 좋게 공연하고 내려왔습니다.
다 적어놓고 보니, 두 일 모두 기분좋게 하고 올 수 있었던 이유가 두 일에 대한 '자의식'이나 '압박감'이 많이 없어진 상태여서는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공부'라는 베이스 캠프를 잡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 베이스 캠프가 '공부'이기 때문일까요?ㅎ 또 다시 잊을만 할 즈음에 하게 되겠지만, 그 때도 기분 좋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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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점점 더 쪼끔씩...ㅋㅋㅋ... 멋있어지는 듯^^
오! 자의식과 압박감이 줄어들고, 공부가 베이스가 되고 있다고? 공부방 짬이란 게 이런 건가^^
우현이에게 듣논 공부가 베이스캠프라는 말, 기분이 좋아지는 말입니다.^^
오! 공부하면 공연 울럼증도 사라지는겨?
한 걸음씩 걸어 나가는 모습! 조아요....
우현님 존경합니다~~~
멋지다! 우현!!!
이런 우현과 함께 공부하게 되어 쫌 설레는걸요^^
그새 그런 일들을 했구나, 멋지다, 우현!!
공부가 어느새 우현을 이렇게 변화시키다니....운동도 젊은 애들이 하면 팍팍 느는데, 공부도 그런겨? 우씨~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