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루덴스 후기

루욱
2019-11-04 19:42
120

이번 세미나에는 미쿡가신 히말라야 선생님과 단식 중인 초희 샘을 제외한 저 루욱, 씀바귀샘, 곰곰샘, 아나 샘 , 4분이 함께 하셨습니다. 세미나에 합류 하신지 얼마 안되신 아나 샘께서는 과학 세미나에 비해 밤 세미나가 덜 명확하고 모호해서 어려움이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런 이야기엔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호함이야말로 우리 세미나의 묘미라고 모두들 생각하실 겁니다.

호모 루덴스는 유희의 인간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인간의 본질을 유희라는 점에서 파악하는 인간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하위징아(J. Huizinga)가 제창한 용어인데요 이 책의 저자이지요.. 놀이는 문화적 현상입니다. 놀이를 생활 속의 행위로 보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기능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합니다. 놀이는 사회적으로 구성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재미와 진지함의 두 축 인 듯 싶습니다. 놀이는 재미가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재미만 추구하고 진지함은 배격하는 것은 아닙니다. 놀이는 진지함까지도 포섭을 합니다. 의례나 경기 같은 것을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의례나 경기도 기본적으로는 놀이의 형식을 띠는데요. 그리스어에도 아곤(경기)이라는 말과 파라디아(놀이)라는 말이 구분되어 있었지만 본질적으로는 이 둘이 동일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춤이나 행렬이 아곤적(경쟁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놀이는 항상 대립적 성격을 띕니다. 상대편이 있는 거죠. 그래서 경쟁이나 승리, 어느 때는 과시까지도 따릅니다. 재미있는 경쟁의 풍속이 하나 있습니다. 서로 서로 좋은 일을 경쟁하듯이 하는 거죠. 기부금도 경쟁하듯이 하면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 있잖아요. 나라에 재해가 발생을 하면 모금 방송을 공개적으로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기업이나 유명인들이 눈치 보면서 금액을 적게 할 순 없어 많이 하던 일들도 많았습니다.

콰키우틀 부족의 관습인 포틀래치는 증여의 축제였습니다. 누가 누가 더 선물을 많이 하나의 경쟁이라고나 할까요? 목적은 자기 그룹의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들은 우월성을 과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재산을 파괴해 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것들 없이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는 겁니다. 자신들의 관대함의 자랑이지요. 저 같으면 오른 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더 미덕인 듯 싶지만, 뭐 긍정적 효과 또한 있으니 요즘 세상엔 남모르게 하는 선행보다 포틀래치 식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포틀래치의 본질적 특성은 승리하기였다 하니 좀 거시기 하지요 … ㅋㅋ

이 책의 1/3 정도를 읽고 한 세미나였고 나머지 부분들에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들어 있을 듯합니다. 다음 발제는 아나샘께서 수고해주시기로 하였고, 밤 세미나는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부담스럽지 않은 세미나임을 다시 말씀 드리니 부담 갖지 않고 재미있게 같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ps. 미쳐 못 올린 발제는 첨부 파일로 여기에 올립니다.

댓글 3
  • 2019-11-04 20:05

    저는 이번 주 세미나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지난 번 책에 이어 이번 책도 어려워서, 이래서 내가 계속 할 수 있나 싶을 정도였어요. 각 챕터의 제목부터 지금도 이해가 안되거든요. 예를 들면 1장의 "놀이는 문화적 현상이다." 에서 놀이와 문화의 정의가 저에게는 각각 애매합니다. 하지만 쌤들이, 한번에 다 알지는 못해도 대화하며 이해가 쌓이다 보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더 도전을 해볼 용기가 생겼습니다. 주워들으며 천천히 가야겠다, 싶더라구요.

    그치만 이번주 발제 하면서도 단어마다 걸려 넘어지네요. 예를 들어 143쪽 맨 첫문장, "귀족은 힘, 기량, 용기, 재치, 지혜, 부, 관대함 등의 업적으로 자신의 '미덕'을 증명한다. 이런 것들이 없을 경우 그는 하다못해 말의 시합에서 뛰어날수 있다." 이때 기량, 용기, 재치, 지혜, 관대함에 말은 속하지 않는 건가요? 하하하하 문과인데 국어 실력이 왜 이 모양일까요. 결국 이번주 발제도 거의 질문만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 하지만 발제문은 열심히 준비해서 가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여름에는 반팔을 입고 겨울이 되면 시키지 않아도 겉옷을 입는다"는 얘기에 이번 주 내내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런 얘기들도 주워들으러 가야겠습니다. ^^

  • 2019-11-04 20:25

    ㅎㅎ부담없는 세미나,맞아요 ~
    놀이하는 인간!
    문탁에도 진지함과 재미를 횡단하는
    12월의 축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 2019-11-06 09:07

    저는 저자 하위징아가 왜 놀이라는 것이 중요하고 왜 놀이를 연구하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놀이는 문화적 현상이다’로 시작했다는 점이 새롭게 보이더군요. 마치 놀이는 우리가 그 기원을 궁금해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연구하는 것에 대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느냐는 듯한 당위성의 뉘앙스를 풍긴다고 할까요? 그럼에도 제가 '놀이!'라는 단어에서 떠올리는 이미지는 너무 빈약하다는 생각이 듭ㄴ다. 내 머릿속의 놀이 개념과 이 책에서 말하는 놀이 개념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느낌? 놀이에 대한 새로운 개념, 놀이에 대한 확장된 개념을 기대하면서... 아... 빨리 내일 세미나 공부하러 가야겠네요. ㅋ 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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