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사유하다] "자각몽, 또다른 현실의 문" 마지막 시간 후기

히말라야
2019-07-27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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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같고, 이해가 잘 안가는(어쩌면 이해하기 싫은 것일수도) 인디언 추장 돈 후앙의 이야기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돈 후앙의 제자인 카스타네다가 '죽음을 무시한 자'에게 특별한 선물인 의도의 날개로 아직 오지 않은 시간으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얻으면서, 돈 후앙과는 또 다른 차원의...여성적 원리(유연하고 방대함)를 터득한 마법사로 거듭 태어나며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의도의 날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봤습니다. 그것이 이번 제 발제의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돈 후앙은 카스타네다에게 다른 세계로 여행을 하는 법에 대해 알려주고, 그 세계에 갇히지 않기 위해 끝없이 경계할 것을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죽음을 무시한 자'가 준 의도의 날개로 하는 여행은 그와는 많이 다릅니다. 의도의 날개로 하는 여행은 이미 있는 세계로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의도의 능력으로 직접 만들어 나가는 세계이기에 '갇힌다'는 게 의미가 없어집니다. 기존의 세계에서 바라보면 그는 사라져버릴 수 있지만, 그는 어떤 세계로든지 다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갇히는 것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자기가 의도하는 사물들에 대한 애정이 중요한 세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의도의 날개는 지금 여기 밖에 존재하지 않는 우주 안에서도 우리가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꿈꿀 수 있는 능력이 됩니다. 알쏭달쏭한 말이지만, 뭔가...알듯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단순히 이것이 꿈수행이나 마법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다를게 뭐있나 하는 이야기를 하게되었죠. 예를들어, 문탁을 포함해 우리가 방문하는 많은 세계들에서도 그저 경계하면서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의도를 내어 뭔가를 생성할 수도 있다는 것에 비유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자, 이 글을 환타지 소설처럼 읽었다는 초희는 신기하다고 이야기했죠. 환상적인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과 비슷하다니!!  

그래서 우리는 또 다시 질문했습니다. 그렇다면 환타지처럼 허무맹랑한 것은 무엇이고 현실적인 것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말 현실적인 것인가? 이를테면, 세월호가 가라앉는 장면이랄지 911테러나 후쿠시마의 원자로 폭발 같은 일들은 너무 환타지 같은 현실이 아닌가요? 현실과 환타지의 경계를 무엇으로 가를 수 있는 것일까요?? 그러자, 고전을 공부하시는 씀샘은 또 장자의 호접몽에 대해 말씀해 주셨어요. 저는 갈수록 그런 장자의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 

환타지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선문답과 같은 깨우침을 주는 돈 후앙의 가르침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심심할 때 자각몽을 수행에 도전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 물론 이성적으로 도전한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라는 것도, 우리는 이젠 알죠? "바람 없이 바라고, 함 없이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끔씩 잊지 말고 실험해보면 어떨른지. 

다음 시간에는 새로운 책, 바타유의 "라스코 혹은 예술의 탄생"을 읽어옵니다. 발제는 씀샘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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