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사유하다] 카프카와의 첫번째 대화 시간

히말라야
2019-05-20 11:28
119

우리는 카프카와 대화를 하기 전, 

문탁에 처음으로 공부를 하러 오신, 게다가,

그 많고 많은 세미나 중에서 [밤을 사유하다]를 찾아오신 

X선님과의 대화를 먼저 나눴다. ^^ 

X선님은 수지도서관에서 뿔옹샘의 강의를 듣고 

깊은 감명을 받으셔서 문탁네트워크에 꼭 와보고 싶으셨다고 한다.

그 전에는 하도 할일이 없고 심심해서 도서관에 가셨다고 한다.

"심심할 때 도서관에 가는 분이니 학구적인 분이신가봐요?"

라는 물음에 손사레를 치며 저~언~녀 아니라 하신다!

학구적인 데다가 겸손하기까지 한 분이 아닐까...나는 추측해봤다. ^^

닉네임도 사연있는 '여수댁'이라고 불러달라고 하면서

'여수댁샘'하면 발음이 이상하니 그냥 샘을 빼고 '여수댁'이라고 부르라고 하셨다. 

난 언제나 닉네임을 바꿀 생각을 하면, 뒤에 '~샘'을 붙여서 발음해보는데...

여수댁은 자기를 낮추는 진정 겸손한 분이 아닐까하는...추측을 혼자서 더 해봤다. ^^

<카프카와의 대화>는 구스타프 야누흐라는 프라하의 작곡가가

17세 때 (카프카가 죽기 4년전) 당시 아버지와 같은 보험재해공사에서 일하던 카프카를 만나

카프카가 죽기까지의 만남에서 나눈 대화와 감상 등을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당시 시를 쓰는 감성적인 청년이었고,

카프카를 거의 자신의 개인적인 우상으로 여기며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일기에 적었다.

대화와 일기 형식의 글이라 읽기에 어렵지는 않지만

카프카가 깊은 사유를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은유와 상징을 담은 대화들이

그냥 쉽게 읽히지만은 않는 책이다.

그래서 초희의 표현을 빌리면,

"재미 있는데, 읽을수록 점점 더 이해가 안되는" 책이다.

일상의 용건을 해결하거나 뭔가 설명하거나 잡담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75~76쪽에는 이런 대화가 있다.

"마음은 침실이 두 칸 있는 집입니다....큰 소리로 웃으면 옆방에 있는 근심을 깨우게 됩니다."

"그러면 기쁨은? 소리가 큰 근심은 기쁨을 깨웁니까?"

"아닙니다. 기쁨은 귀가 먹었습니다."

"옳은 말이에요. 그 때문에 유감스럽게도 사람들은 마치 기쁜 것처럼 행동하죠.

사람들은 만족의 밀랍으로 귀를 막아요.예를 들면 나처럼요.

나는 즐거움 뒤에서 사라지기 위해서 즐거운 척하죠. 

내 웃음은 콘크리트 벽이에요."

"누구에게 대항하는 벽인가요?"

"물론 나 자신이죠."

"그렇지만 그 벽은 외부 세계를 향한 것이겠죠?"

"바로 그거에요. 실제로 방어란 퇴각하는 것, 숨는 것이죠.

세계를 붙잡는 것은 언제나 내부를 붙잡는 것이죠. 

이 때문에 콘크리트 벽은 조만간 무너질 가상에 지나지 않아요.

왜냐하면 내부와 외부는 서로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죠.

내부와 외부가 서로 떨어지면 갈팡질팡하게 만드는 하나의 비밀에 대한 두 가지 견해가 남게 되죠. 

그런데 우리는 이 비밀을 감수할 뿐, 결코 그 수수께끼를 풀 수 없어요."

못 알아듣는 어려운 말은 하나도 없는데, 여러 번 읽어봐도 확실하게는 알 수 없는 말들.

책 속에는 이렇게 알쏭당쏭한  '시적인 대화'가 가득하다. 

그래서 우리들이 이야기 나누는 진도도 무척이나 더디다.

이번주에 읽은 부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카프카의 말은,

우리는 (책에서는 작가들) 언어를 아주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언어를 단지 사용할 따름이지, 언어를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

언어란 죽은 자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들의 것이라는 것...이를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언어의 파괴자이며 이는 이는 세계를 암흑에 빠뜨린다는 것.

담주에는, 260쪽까지 꼼꼼히 읽고 만납니다~

그리고 11시 반에 만나서 회식-루욱샘과 여수댁 환영회...을 먼저하고 세미나를 합니다~~ ^^ 

댓글 2
  • 2019-05-21 10:00

    명유선샘, 문탁에서 다시보게 되니 좋네요. ^^;

    문탁에서 같이 밥먹을 수 있겠네요.

    '밤세미나'를 선택하는 탁월한 안목과 함께 히말의 이야기를 들으니 몸에 밴 겸손까지...ㅎㅎㅎ

    여수댁, 자주 뵈어요.  ^_____^

  • 2019-06-02 17:34

    저는 이렇게 겸손한사람이 아닌데 좋게 봐주시니 감솨~합니다.

    네 뿔옹샘 덕분에 좋은 세미나 만나게 되어서 요것도 감솨~합니다  

    모두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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