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새로운 과학> 셋째날 1번째 시간

곰곰
2023-06-19 12:41
375

후기에 들어가며…

 

“물론 갈릴레오는 당대 최고의 수학자이자 과학자였으므로, 지금도 그의 책을 고등학생들이 혼자 보고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과계통의 대학생이라면 입학 후, 최소한 한 번은 읽어볼 만한 책 중의 하나로 권장할 만하다. 왜냐하면 공부는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고, 또 대단한 인내를 요구하므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책을 한두 달 가까이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학 공부를 시작하기 전, 매우 좋은 백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자 들어가기 중)

 

말대로라면 너무 좋은 백신인 모양이다. 지난주 세미나가 끝나고 벌써 일주일이 지났는데, 이제서야 후기를 올리는 것도,,, 백신이 많이 아파서다. 너무 어렵고,,, 또 어려울 예정이다.(흑흑) 우리는 책 절반(첫째-둘째 날)을 지나 셋째 날로 들어왔고, 두 과학 중 또 하나의 새 과학, 즉 등속운동, 가속운동, 포물선 운동 등 물체의 운동에 관한 이론이 나온다. 운동론은 갈릴레이 역학의 핵심 업적으로 유명하다. 그 중 균등(등속)운동과 자연가속운동을 살펴 보았다. 

 

 

1. 균등운동 & 갈릴레이의 방법론

갈릴레이는 균등운동을, 무엇이 되었든 간에 어떤 같은 시간 동안, 움직일 수 있는 것에 의해 통과된 부분들이 서로 같은 운동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이 정의로부터 4개의 공리, 명제 6개, 정리 6개를 이끌어내며 속도-시간-거리의 관계를 보여준다.(공식으로 나타내면, d(거리)=v(속력)*t(시간)) 

 

갈릴레이는 과학도 수학 모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학이 공리, 즉 명확하고 자명한 진리에서 출발해서 연역적 추론을 통해 새로운 진리를 확립하는 것처럼, 과학 역시 공리 내지 으뜸 원리에서부터 시작하여 연역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갈릴레이는 이런 으뜸 원리를 얻는 방법 면에서 고대 그리스인, 중세인과 급진적으로 달랐다. 이전 사람들은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먼저 알아낸 다음 자신들이 본 것을 기존의 원리에 끼워 맞췄다면, 갈릴레이는 직관을 통해서든 비판적 관찰과 실험을 통해서든 이런 원리들을 찾은 다음에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법칙을 연역해냈다. 그는 자연의 이치에 관한 기존 관념에 순응하는 원리들을 ‘습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대놓고 비판하면서 정량적 공리들을 찾자고 제안했다.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들은 공이 떨어지는 이유가 무게가 있기 때문이며 공이 땅으로 떨어지는 것은 모든 물체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본래 자리를 찾기 위함인데, 무거운 물체의 본래 자리는 지구의 중심이기 때문이다.(정성적 설명) 반대로 갈릴레이의 ‘공이 움직이는 거리는 속력과 시간에 비례한다’는 진술은 어떤가. 공식으로는 v=s/t. 단순한 진술이지만 중요한 개념이 많이 들어있다. 속력-거리-시간이 관련 지어졌고, 특정한 시간에 갖는 속력을 알려주니 정량적이다. 그것이 어떤 가치가 있든지 간에 공이 왜 떨어지는지를 설명해주지 않는다. 다만 속력이 시간에 따라 얼마만큼 변하는지를 알려줄 뿐이다. 그는 <TNS>에서 원인이 무엇인지와 무관하게 운동의 성질들을 조사하고 증명하겠노라고 말했다. 긍정적인 과학적 탐구는 궁극적인 인과성에 관한 질문과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전의 철학자들처럼 우주 전체를 공략하거나 인간과 우주를 하나의 이론으로 아우르려고 시도하지 않고, 대신에 몇 가지 현상 유형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우선적으로 지구 표면 근처의 운동에 집중했는데, 이번에 공부한 것은 ‘국부 운동’이다. 그가 실험에서 얻든 아니든 과학적 원리를 매우 가치있게 여기는 까닭은 그 원리 자체가 제공하는 지식 때문이라기 보다는 그 원리로부터 많은 정리를 연역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후 과학자들은 자연에 관한 정밀하고 광범위한 수학적 법칙들을 간단하고 거의 사소한 관찰과 실험을 통해 구성해냈다. 

 

 

2. 자연가속운동

 

2-1. 정의 

셋째 날, 갈릴레이는 사람들이 물체가 자유 낙하할 때 계속 가속된다는 것은 알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로 가속되는지는 모른다고 지적한다. 그는 자유 낙하 법칙, 즉 낙하 물체가 일정한 시간 동안 통과한 거리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유명한 명제를 증명한다. 갈릴레이의 증명은 자유 낙하 운동에 대한 정의를 전제한다. 그는 자유 낙하 운동을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전통에 따라 ‘자연 가속 운동’이라 부르고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정지에서 벗어나 같은 시간 동안 같은 빠르기 정도(신속함의 운동량들)를 자신에게 더하는 운동을 동일하게 또는 균일하게 가속되는 운동이라 부른다. (185)

 

 

자연 가속 운동에 대한 전통 정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내린 것으로 ‘낙하 속력이 통과한 거리에 비례하는 운동’이다. 이에 비해 갈릴레이의 정의는 낙하 속력을 거리가 아니라 시간과 연결한 점이 특징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시간을 일정한 간격으로 자를 때 처음 한 마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빨라진 속력에 비해 두 마디 시간 동안 빨라진 속력은 두 배이고, 세 마디 시간 동안 빨라진 속력은 세 배이다. 예를 들어 1초 뒤 속력이 10m 라면, 2초 뒤에는 20m, 3초 뒤에는 30m다. 갈릴레이 역시 처음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전통 정의를 받아들였으나 (코이레에 따르면) 전통 정의가 자신이 원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갈릴레이는 파도바 대학 시절부터 자연 가속 운동의 정의에서 많은 운동 법칙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실패를 거듭하자, 결국 TNS에서는 자연 가속 운동의 정의를 공간이 아니라 시간의 함수로 바꾸어 자유 낙하 법칙과 여러 운동 법칙을 올바르게 연역했다.이 정의 하나에서 38개의 정리를 연역한다. 

 

2-2. 갈릴레이의 시간론

그러나 먼저 이 정의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진다. 사그레도는 “시간이 무한 분할가능하다”고 전제하면 갈릴레오의 정의와 어긋나고 실제 경험과도 어긋나는 결론이 나온다고 주장한다.(187-189p & <17세기 자연철학> 참고)

 

사그레도의 논증

  • 시간은 무한 분할 가능하다. 
  • 속력은 무한 분할된 시간에 비례해 증가하므로 낙하 물체는 정지에서 벗어나 일정한 속력으로 가속되려면 그 속력보다 작은 무한히 많은 속력들을 모두 거쳐야 한다.
  • 낙하물체가 무한히 많은 속력들을 거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한하다.
  • 따라서 낙하 물체가 정지에서 벗어나 일정한 속력으로 가속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한하다

이 논증의 결론에 따르면 낙하 물체는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나도 일정한 속력으로 가속될 수 없다. 따라서 같은 시간 동안 속력 증가가 일어나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일정 속력을 넘어서는 자연 가속 운동에 대한 갈릴레이의 정의는 성립할 수 없다. 또 이 결론은 물체가 낙하할 때 시간이 조금이라도 지나면 일정한 속력을 얻는 실제 경험과도 어긋난다. 갈릴레이는 이에 맞서 다음과 같은 논증을 제시한다. 

 

갈릴레오의 논증

  • 시간은 무한 분할 가능하다.
  • 속력은 무한 분할된 시간에 비례해 증가하므로 낙하 물체는 정지에서 벗어나 일정한 속력으로 가속되려면 그 속력보다 작은 무한히 많은 속력들을 모두 거쳐야 한다.
  • 낙하물체가 무한히 많은 속력들을 거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유한하다.
  • 따라서 낙하 물체가 정지에서 벗어나 일정한 속력으로 가속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유한하다. 

 

두 사람의 논증은 첫째와 둘째 전제가 같지만 셋째 전제가 다르다. 공통인 두 전제는 갈릴레이의 원자론(“유한 연속체는 무한히 많고 정량화할 수 없는 분할 불가능자들로 구성된다”)을 배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갈릴레이는 역학을 기하학화하면서 시간과 속력을 선으로 표현한다. 그에게 유한한 시간과 유한한 속력도 유한 연속체에 속한다. 그리고 유한한 길이의 선으로 표현할 수 있는 유한 연속체는 무한히 많은 점, 즉 분할 불가능자를 포함한다. 따라서 유한한 시간과 유한한 속력도 무한히 많은 분할 불가능자들, 즉 순간들과 이들에 대응하는 순간 속력들을 포함한다. 유한한 시간 속에는 무한히 많은 순간들이 있고 낙하물체는 무한히 많은 속력들을 이와 1대1 대응하는 순간들에 가진다. 그리고 순간은 분할 불가능자로서 정량화할 수 없다. 낙하 물체가 무한히 많은 속력들을 모두 거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무한하다는 사그레도의 주장은 낙하 물체가 무한히 많은 각각의 속력을 아무리 짧더라도 일정한 시간, 즉 정량화할 수 있는 시간 동안 가진다고 전제해야 성립한다. 그러나 갈릴레오에 따르면 낙하 물체는 각각의 속력을 정량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정량화할 수 없는 순간에 가진다. 그리고 갈릴레이 기하학 원자론에 따르면 이런 순간은 무한히 많이 더해도 무한한 시간이 아니라 유한한 시간이 된다. 따라서 갈릴레오는 낙하 물체가 무한히 많은 속력들을 모두 거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유한하다고 주장한다. 

 

2-3. 자유낙하운동

갈릴레이는 자연 가속 운동으로 이동한 거리는 시간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공식으로는 d=k*t^2) 그는 낙하운동을 경사면으로 옮겨 구리된 공을 굴려 관찰했다. 서문(xxii-xxiii)(그리고 가설1)에 따르면, 연직 방향의 자유 낙하를 직접 시간을 재면서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나, 경사면에서의 미끄러짐, 또는 완만한 경사를 가진 매끈한 경사면을 따라 내려오는 공의 구름에 대해서도 법칙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얻어진 속력들은 다르지만, 속력의 ‘비’들은 낙하 시와 동일하다. 잇따른 동일 시간 간격은 실제 시간이 아니라 음악 비트처럼 시간을 평균하면 충분하였다. 이런 식으로 그는 균일하게 가속되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여러가지 명제들이 나오는데… 

 

 

명제 2의 경우, 이 도형으로부터 갈릴레이는 시간의 증가와 동일하게 속력을 얻는 공들(1,2,3,…)이 같은 시간 동안 움직인 거리는 홀수들의 비, 즉 1,3,5,…를 가진다는 것을 설명한다. (그 과정은 복잡하다..) 움직인 거리를 생각하면 2배의 시간 동안 움직인 거리는 절반의 시간 동안 움직인 거리의 4배이며, 3배의 시간 동안 움직인 공간은 9배라는 것도 보여준다. 즉, 평면의 기울기가 무엇이든 간에 주어진 수직 높이가 떨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의 제곱은 기울어진 거리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도 명제 9가지를 더해 10번까지 살펴(만) 보았고, 우리에겐 앞으로 28개 명제가 더 남았다. 

 

 

다음 세미나는 화요일(20일) 저녁 줌으로 옮겨 특별한 과외선생님을 모셔보기로 했다. 구렁텅이에 빠진 우리에게 큰 힘을 주실 것 같은 좋은 예감! ㅋ

 

 

덧. 챗지피티에게 “갈릴레이의 자유 낙하 법칙을 설명해줘”라고 물으면 

갈릴레오의 자유낙하법칙에 따르면 모든 물체는 질량에 관계없이 진공상태에서 중력의 영향을 받아 같은 속도로 낙하합니다. 수학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어떤 물체를 지상에서 h높이에서 떨어뜨려 중력의 영향을 받아 자유롭게 떨어진다고 가정해 봅시다. 중력으로 인한 가속도는 g로 표시됩니다. 주어진 시간 t에서 물체가 이동한 거리는 다음 공식에 의해 주어집니다.  d=1/2*g*t^2

이 공식에 따르면 이동한 거리는 경과한 시간의 제곱에 비례하며 비례 상수는 중력으로 인한 가속도의 절반으로 주어집니다. 주어진 시간 t에서 물체의 속도는 시간에 대한 거리 공식의 미분을 구하면 구할 수 있습니다. v=d/dt(1/2*g*t^2)=g*t

이 공식은 물체의 속도가 중력에 의한 가속도에 비례하는 상수와 함께 시간에 따라 선형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따라서 갈릴레오의 자유낙하법칙은 다음 방정식으로 수학적으로 공식화할 수 있습니다. d=1/2*g*t^2, v=g*t (d:이동거리, v:물체 속도, g: 중력으로 인한 가속도, t: 경과된 시간)

 

원본을 읽는 것은 너무 수고스럽고, 이런 답은 또 별로고... 아흑.  

댓글 3
  • 2023-06-19 14:37

    ㅋㅋ 우리에겐 아직 28개의 명제가 남았다... 는 문장에 왠지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

    말이 길어서 어렵지 몽땅 비례 관계로 논증하니까 그나마 여기까지 우리 자생으로 왔네요. 이제 도움에 손길을 받아보아요^^

  • 2023-06-20 15:01

    세상에... 후기도 이리 어렵,, 어찌 이리 잘 정리하셨나요. '산넘어 산' 이라는게 이런 느낌일지. 웃픔니다. 13척의 배를 가진 이순신의 심정이 이런것이었을까요. 28개의 명제가 남았다니... 그래도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옛말은 거짓이 아닌걸로 밝혀져 요며칠 너무나 다행이었습니다.

    정말 갈릴레이가 "백신" 이야기를 했단 말인가요? 점쟁이도 아니고 완전 귀신같은 소리를 하셨구만요.

    • 2023-06-26 14:36

      ㅋㅋㅋ 백신은 갈릴레이 아니고 '역자'의 이야기지 말입니다. (갈릴레이가 귀신은 아닌 걸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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