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 클래식> 금강경 3강

사이
2022-09-01 21:40
330

올해 처음 초기 불교 공부를 하면서 처음 들은 사성제, 팔정도, 연기법, 오온, 해탈 등등 불교 용어가 너무 헷갈렸습니다.

특히 팔정도는 바르게 보고 사유하고 말하고 등등.. '바르다'라는 기준에 저만의 상과 사회생활을 하면서의 상이 있으니깐 점점 더 헷갈리고 어려웠습니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수지해서 이 경 안에 있는 사구게를 다른 사람을 위해 설한다면 그 복은 보시의 복보다 뛰어나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모든 부처님과 모든 부처님의 깨달음이 모두 이 경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이른바 불법이란 곧 불법이 아니니라.”

'불법이란 곧 불법이 아니니라.' 이 문장을 읽는데 그동안 제가 얽매었던 수많은 용어 그리고 그 용어에 사로잡힌 나의 상들이 떠올랐습니다. 

요요샘은 문자, 언어, 개념에 얽매이지 말고 갇히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언어를 아예 안 쓸 수는 없지만, 언어의 속성 즉 언어란 세상을 절단해서 표현한 것의 일부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법은 우리의 삶 속에서 활발발 하게 구현될 때 비로소 살아있는 것이 된다. 붓다가 말한 법을 죽은 법으로 만들지 말라!"

내가 듣고 보는 경대로 삶을 살아가야 언어에 갇히지 않고 상을 짓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과연 경대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일까요? 불교 경전을 보면서 '정진해라' '방일하지 마라' '오계를 지켜라' 등등 여기저기서 보는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지금 제가 처해진 조건의 한계를 느낄 때마다 내가 경대로 살지 못한다는 간극을 많이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번뇌를 일으키는 것도 '깨달음' '안온한 삶'이라는 어떤 상을 지어서인가? 라는 생각이 금강경 강의를 들으면서 떠올랐습니다.

 

요요샘의 강의에서 우리의 연기적 조건을 잘 관찰하면서 실체시 하지 않는 수행은 어떻게 제 삶 속에서 이어 나갈 수 있을지 앞으로도 궁금합니다.

댓글 1
  • 2022-09-02 00:23

    사이쌤과 함께 후기를 쓰기로 한, 그러다가 잊고 있다가 사이쌤 후기에 사알짝 숟가락 올려보는 자작나무입니다. ㅎㅎ

    요요샘은 첫강의 때부터 대승불교의 경전으로써 <금강경>이 부파불교와 차별화하기 위해서 어떻게 기존의 용어를 재해석해내고,

    자신들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무엇을 강조하고, 그리고 시대적으로 혹은 인도의 문화 상황에서 이런 저런 글귀가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해주셨어요.

    불법도 불법이지만 우리가 이렇게 저렇게 들은 관련 이야기를 역사적으로 가지런히 빗질해주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부처님이 설한 연기법이나 사성제, 팔정도 등등도 알아야 하고,

    보살이나 공성이니 반야니 하는 것이나 대승이니 부파불교니 하는 것들도 알아야  해서,

    한편으론 공부가 참 빡세다는 생각도 들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그 빡센 공부를 하는 데 강독수업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씩, 한 문장 한 문장씩 읽어내는 재미. 

    <금강경>을 역사적으로 읽어낸다는 것,  그 속에서 말한 "이 경 가운데 내지 사구게 등을 수지하여 다른 사람을 위해 설하는 일"의,

    간단히 일러 금강경을 수지독송한다는 게 지금/여기를 사는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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