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교 에세이데이 후기: 이것이 생겨나므로 저것이 생겨난다

요요
2023-12-20 18:01
309

2023 불교학교에서의 초기불교 공부를 갈무리하는 에세이데이를 마쳤습니다. 에세이 데이에 문탁의 여러 샘들이 참여해서 에세이에 관심가져 주시고 질문해 주셔서  고맙고 황송했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서  더 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일어나는 에세이데이였습니다. 

 

인디언샘과 미리내샘, 효주샘은 글의 제목에 '괴로움'이 들어갔습니다. 하여 괴로움 삼부작을 먼저 발표했습니다. 세 분 모두 자신이 부딪친 문제를 통해 괴로움이 어떻게 일어나고 사라지는지 성찰적으로 살피는 글을 썼습니다. 갤러리로 참여한 선생님들은 '일체가 괴로움'이라고 보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삶의 기쁨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괴로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변화가 왜 괴로움과 연관되는지 등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각 선생님들이 글에서 밝힌 자신의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해 가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도 있었고, 특히 첫번째 화살과 두번째 화살의 차이를 어떻게 변별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질문이 많았습니다.

 

 

두번째 파트에서는 오영샘, 경덕샘, 도라지샘의 글을 발표했는데요. 경덕샘의 글과 관련해서는 마음챙김(사띠), 알아차림, 집중명상(사마타), 통찰명상(위빠사나)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경덕샘이 최근에 읽은 애나칭의 <세계끝의 버섯>에서 나온 알아차림(noticing)을 불교의 알아차림(awareness)과 연결시키려는 시도에 대한 질문도 있었고요. 오영샘은 자신이 스스로 만든 자아상에서 풀려나는 과정에 대한 글을 썼는데, 이에 대해 우리의 실존적 삶에서 아상은 불가피한 것이 아닌가, 아상을 갖지 않는다는게 어떤 것인가라는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도라지샘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애도하면서 윤회 그리고 죽음과 삶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게 되었는지 인식의 변화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윤회란 무엇이고, 윤회적 생존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불교학교 샘들은 갤러리로 참여해 주신 샘들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에 아쉬움이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아쉬움이 다시 우리를 공부하게 만들고, 수행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어주리라 생각합니다. 

 

 

1년간 불교학교에서 낯선 초기불교의 개념을 익히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 녹여내고자 애썼던 샘들께 감사드립니다. 같이 공부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특히 시즌3에서 명상수행을 주제로 공부했는데, 여러 샘들이 진지하게 명상에 대해 생각하고 명상수행을 삶으로 끌어들이는데 참여해주어서 고마웠습니다. 카톡방에 매일 명상일지를 올리는 것도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언젠가 부처님은 깨달음과 해탈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우(善友)라는 말씀을 했습니다. 선우가 있어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1년간 함께 공부하면서 도반이 된다는 느낌이 더 깊어진 것 같아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됩니다.^^

 

내년에 불교학교에서는 <유식학>을 공부합니다. 유식학은 마음을 실체시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어떻게 연기하는지 그 작용을 탐구합니다. 아직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마음의 잠재적 능력을 확인하는 기회도 될 것 같습니다. 마음은 세계와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킴으로써 우리가 사는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탐색해보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지혜와 자비가 삶 속에서 구체화되도록 하는  수행과 실천의 문제가 개입되겠지요.  초기불교의 개념이 유식학에서는 어떻게 확장되고 심화되는지, 더불어  유식학을 통해 중생구제를 자신의 책무로 삼는 대승 보살의 깨달음과 실천에 대해서도 함께 공부해 봅시다!!

 

 

 

 

 

 

 

댓글 7
  • 2023-12-20 19:00

    불교공부하며 명상이라는 것도 해보고 진지하게 자신의 문제를 돌아보는 샘들과 함께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유식학 어렵겠지만 함께 길을 찾아보아요
    우리에게는 요요샘이 있잖아요^^

  • 2023-12-20 21:33

    시즌이 더해질수록 공부도 샘들과의 유대도 깊어져서 에세이를 마무리하고 돌아오는 길이 못 내 아쉽더라고요, 완주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신 요요샘 감사해요, 고생 많으셨어요
    내년에도 도라지샘 인디언샘 미리내샘 경덕샘 초빈샘과 함께 할 수 있길 바라요~♥

  • 2023-12-20 21:38

    매번 조금씩 달라지고 좋아지는 에세이를 읽는 기쁨이 있었어요. 비슷한듯 서로 다른 주제를 펼쳐가는 이야기도 흥미로웠구요. 내년에도 여전히 힘들겠지만 함께가는 선우들과 열심히 하겠습니다~~

  • 2023-12-21 02:01

    함께 공부한 선생님들께 참 감사한 마음인데 뭐라고 말씀드리면 좋을까요... 세미나 마무리 글 쓰는 것도 혼란스러웠는데 감사 인사 남기는 것도 혼란스럽네요...ㅎㅎ 글은 참 어려워요. 1년동안 제 두서없는 혼란스러움을 지켜봐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이번 에세이에서 선생님들 각자의 문제들을 파고들며 변화해가는 과정이 잘 보여서 좋았어요. 그 과정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정들었네요. 늘 응원하고 또 문탁에서 봬요~

  • 2023-12-21 03:02

    마지막 세미나, 에세이 발표를 함께해서 그런지 2023년을 마무리하는 기분이었어요.
    올해가 불기 2567년이라고 하던데, 잊지 못할 년도가 될 것 같습니다.^^
    결석도 많고 명상도 꾸준히 하지 못했는데, 마음으로 보듬어주신 선생님들 감사드려요!

  • 2023-12-21 18:38

    각자 처한 자리에서 어려운 개념들을 배우며 저마다의 질문들로 조금씩 그림을 그려나간 것 같아요. 그 그림들이 어느새 경계가 없이 이어진 벽화처럼 보였어요, 에세이 발표하는 날 ^^ 전 그게 참 좋더라구요. 함께 공부한 우리 모두, 새 해에도 여러 인연으로 만날테니 더 좋네요.

  • 2023-12-21 21:01

    올해는 부처님 말씀이 어떻게 읽힐까. 궁금하고 기대하고.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었는데...
    올 한해 부처님 말씀 아니었음. (개인적으로)힘들었을 거란 건 확실합니다.
    항상 삶에 바로 바로 가져다 쓸 수 있는 공부가 불교공부 같습니다.
    쌤들과 기쁘게 공부할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앞으로도 공부로 계속 인연이 이어지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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