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6 오늘의 맹자 - 선비를 대하는 법
세콰이어
2017-09-06 22:44
254
0906 내 맘대로 읽는 오늘의 맹샘^^
맹자가 말했다.
먹이기만 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돼지로 대하는 것이요, 사랑하기만 하고 공경하지 않으면 동물로 기르는 것이다. 공경은 폐백을 갖추기 전에 이미 갖춰져 있어야 한다. 공경하되 진실되지 않으면 군자는 거기에 헛되이 얽매이지 않는다.
(孟子曰 食而弗愛 豕交之也 愛而不敬 獸畜之也 恭敬者 幣之未將者也 敬而無實 君子不可虛拘)
<맹자 진심상 37>
《논어》를 읽은 사람이라면 이 구절을 읽으며 떠올리는 구절이 있을 것이다.
<위정편>의 내용인데 자로가 효에 대해서 묻자 공자께서 "개나 말도 봉양하기는 마찬가지인데 공경함이 없다면 부모를 봉양함과
개와 말을 기르는 것이 무엇이 다르겠느냐?"라고 말씀하셨다.
당시 이 구절을 읽으며 마음이 뜨끔했던 기억이 난다.
부모를 잘 봉양하는 것도 얼마나 힘든지 경험적으로 생생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일흔을 훌쩍 넘긴 친정 아버지는 "요즘 입맛이 없다"를 십년전부터 달고 사셨다.
먹고 싶은게 없다, 맛을 모르겠다가 주된 레파토리였다.
자식 된 도리로 겨울에 복숭아 구해주지는 못할망정 평소 즐겨드시던 음식을 구해드리거나 해드릴 수 있을텐데
그게 참 안된다. 그렇다고 내가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는가? 그건 아닌것 같다.
공경의 마음까진 아니어도 분명히 내 마음에 '사랑'은 있다.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울 뿐이지.
(왕양명은 이것은 지행합일이 아니라 제대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할지 모르겠지만)
《맹자》의 이 구절은 부모를 향한 孝가 아니라 군주가 선비를 대하는 자세를 말하고 있다.
선비를 대할 때 물질적인 봉양만 하지 말고 그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지위를 주어야 하는 것이
선비를 높이는 (존현, 尊賢)의 방법이다.
현실적으로 물질적인 봉양도 어렵고 그의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도 쉽지 않을텐데
공경의 마음까지 갖추라는 요구는 삼중고(三重苦)처럼 느껴진다.
자식노릇하는 것, 부모노릇 하는 것, 군주의 노릇하는 것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구나!
그래서 공자께서 '군군 신신 부부 자자(君君 臣臣 父父 子子)'를 강조 하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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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왠지 돼지가 동물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다는 사실이 와닿네요. 먹기 위해 기르는 돼지와 동산을 뛰어다니며 사는 동물 사이에는 분별이 있던 모양입니다. 하물며 사람이랴...
도리를 다하는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 쉽다고 말하는 것 아닐까요?
내 것이 아닌 물질로도 봉양하는데 하물며 내게 본래 있는 마음을 쓰는게 뭐 어렵겠냐는 것! 잊어버리는 것 뿐일수도 있겠구나 싶네요^^
오, 자누리샘.
내것이 아닌 물질로도 봉양하는데 하물며 내게 본래 있는 마음을 쓰는게 뭐 어렵겠냐!
뒤통수 맞은 느낌입니다요^^
지난주말부터 계속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며 내 몸을 너무 썼더니만...ㅎㅎㅎ